[논평] 소모적인 UAE(아랍에미리트) 의혹 난타전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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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UAE 쉐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 접견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자충수인지 오발탄인지 천지 분간도 못해 한심하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UAE(아랍에미리트) 방문과 관련한 자유한국당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에 대해 맞받아친 말이다.

"당대표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국정조사를 운운하며 민감한 외교 사항을 까뒤집겠다고 나오니 한국당은 야당이 되고 국익에는 관심도 없다는 것이냐"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홍준표 대표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익을 위해 스스로 고백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거짓 변명으로 일관하다가 이제 와서 거꾸로 뒤집어씌우려고 한다"며 "자신 있으면 국정조사를 통해 사실을 한번 밝혀보자"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임종석 비서실장의 UAE 특사 방문으로 촉발된 의혹이 수그러들기는커녕 진실게임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의혹은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전, 현 정부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원전 수출 이면합의설까지 불거지고 있다.

전, 현 정부 책임공방은 UAE와 군사협정을 체결한 시기가 언제인가를 놓고 벌어지고 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3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박근혜 정부 시절 UAE와 체결한 양해각서(MOU) 이행 여부를 두고 양국 신뢰에 손상이 가 임종석 실장이 이를 수습하러 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대해 김학용 한국당 의원은 "UAE와의 군사협정은 노무현 정부 시설 체결됐고 박근혜 정부가 체결한 MOU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체결한 협정을 강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 정부를 낳은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원전 수출 이면합의설의 핵심은 이명박 정부가 원전 수출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원전 수출의 대가로 아크부대 파병 등 군사협력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최근 검찰 수사를 통해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가 국가정보원에 이명박 정부 시절 UAE 원전 수출과정에서 이면계약이 존재했는지를 확인해 보라고 지시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한 바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이면계약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의 UAE 특사 방문의 파장이 이렇게 커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의혹과 관련한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를 속시원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유한국당의 주장처럼 정말 국정조사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이와 관련해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할 것이며 다른 당 의원들의 동의를 받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문제가 아닌데다 UAE와의 외교관계와 국익을 생각할 때 이번 사안을 국정조사로까지 몰아가는 것은 현명한 처사라고 보기 힘들다.

그럴 사안이었다면 청와대가 비난을 무릅쓰고 방문 목적에 대해 말을 계속 바꾸지는 않았을 것이다.

청와대는 처음에는 현지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갔다고 했다가 의혹이 계속 제기되자 '박근혜 정부 들어 소원해진 관계 복원 차원'이라고 했고 '대통령 친서 전달 목적'이라고도 했다.

최종적으로는 처음 설명한 것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으며 UAE 왕세제 등과 나눈 대화는 외교적 관례상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청와대로서는 외교 관례상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실체적 진실이 드러났을 때 청와대의 유불리를 넘어선 것이리라.


오히려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면 한국당이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우원식 대표가 한국당의 국정조사 주장에 대해 "자충수인지 오발탄인지 천지분간도 못하고 있다"고 강도높게 맞받아친 배경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안타까운 것은 여야 정치권이 이번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지 못하고 새해벽두까지 계속 소모적인 난타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UAE와의 관계는 물론 우리 국익에도 하등 도움이 안되고 폐만 끼치게 될 뿐이다.

황금 개의 해를 맞아 여야가 최소한 국익과 관련된 외교사안에 대해서는 자제하면서 진지하게 협의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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