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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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수도 선언…중동의 구조를 처음부터 새로 짜겠다는 초강수

- 하마스 등의 과격한 테러 확산 우려돼
-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
- 무력충돌 가능성 적지만 미국의 완전고립 가져올 수도
- 트럼프 개인의 중요한 정치적 기반인 유태인 집단의 영향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12월 7일 (목)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희수 교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 정관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 한 번 대형사고를 쳤습니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겠다, 그리고 지금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 이렇게 선언한 겁니다.

예루살렘은 국제법상 어느 나라의 소유도 아닌 도시입니다. 그래서 지금 팔레스타인의 강력 반발은 물론이고 중동 전체, 유럽 등등 이스라엘을 뺀 전 세계가 지금 반발하고 있는 양상인데요. 중동 전문가 한양대 이희수 교수 연결해서 말씀 듣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 이희수>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예루살렘이 어떤 곳입니까, 도대체?

◆ 이희수>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세 종교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역사적인 성지죠. 이슬람교에서는 알 아크사 사원, 무하마드가 하늘로 올라갔다는 승천의 장소고요. 유대교에서는 헤로데 사원이 있고 통곡의 벽이 있으니까 중요하고 또 기독교에서는 예수님께서 십자가 처형 당하시고 시신이 묻혀 있는 부활교회가 있기 때문에 세 종교 모두, 가장 신성한 성지입니다.

◇ 정관용>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이 예루살렘 지역을 각 종교를 대표하는 그 세력들이 다 점령했었잖아요.

◆ 이희수> 그렇습니다. 최초는 638년에 아랍이 처음으로 예루살렘을 정복한 이후에 아시다시피 12세기에 십자군이 약 몇십 년 점령한 시기를 빼고 나면 1967년 이스라엘이 지역을 점령할 때까지 사실상 1300년 동안 아랍 이슬람 세력이 실효적 지배를 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1947년 팔레스타인 땅을 유대와 팔레스타인 두 국가로 나누자는 UN 분할안이 상정됐을 때 그때 국제사회가 이 예루살렘을 특정종교의 귀속으로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미 1947년 UN 분할안에 의해서 국제적 관리에 주는 특별지위를 국제사회가 인정한 바가 있고요.

바로 1년 뒤에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하면서 일방적으로 예루살렘 서쪽, 서 예루살렘을 자국 영토로 귀속해버렸습니다.

더 결정적인 문제는 중동 3차 전쟁이죠. 1967년 전쟁에서 아시다시피 이스라엘이 예루살렘 동쪽뿐만 아니라 이제 시나이반도 이집트 경계에 있는 요단강 서쪽에 있는 웨스트뱅크 시나이 반도를 점령함으로써 그때부터 오늘날까지 50년 동안 사실은 이스라엘이 실효적 지배를 해 오고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렇지만 국제법상 또 UN의 결의상 어느 나라 소유도 아닌 도시로 현재 되어 있는 그런 곳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지금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두고 있는 국가가 한 나라도 없다면서요?

(사진=유투브 캡처)

 


◆ 이희수> 그렇습니다. 67년 전쟁 이후에 UN결의안 242조, 338조에 의해서 이스라엘의 점령지로부터의 즉각적인 철수와 동 예루살렘 국제관리와 국제적으로 인정된 하나의 국제법이기 때문에 그 결의에 따라서 지금까지 어떤 국가도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두지는 않았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도대체 왜 이런 일을 했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희수> 우선 이게 역대 미국 대통령 후보자들이 반드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겠다는 하나의 전형적인 선거공약들이 있어 왔고요. 그렇지만 막상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한 번도 이걸 이행한 적은 없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이희수> 그런데 이번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은 지난 5월에 예루살렘을 방문하면서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통곡의 벽에 가서 ‘키파’라는 유대인 모자를 쓰고 참배를 함으로써 파행적인 행보를 보여서 이미 짐작은 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 유대인 파워로 알려져 있고 사위 쿠슈너가 유대인이고 또 부인 이방카까지도 개종했을 뿐만 아니라 트럼프의 사업적 기반인 부동산과 이런 것들이 유대인과 국제금융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정부의 지지 기반인 배경도 있겠죠.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전 세계가 반발하고 있지 않습니까. 심지어 교황까지 비판하고 있다는데 정말로 대사관을 이전할 수 있을까요?

◆ 이희수> 제가 보기에는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대사관을 이전한다는 것은 미국의 완전 고립을 의미하고 그렇지 않아도 지금 하마스가 분쟁상태에 있는데 이거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결과이기 때문에 현재 정치적 선언을 했지만 대사관을 실질적으로 옮기는 문제는 전혀 다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 트럼프가 중동 문제를 근원적으로 재편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문제가 50년이 지나도록 전혀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이걸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서 처음부터 구조를 완전히 새로 짜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고요.

그런 면에서 지난 50년간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던 이 금기 상자를 열었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즉 협상을 통해서건 뭐가 됐건 중동의 질서를 재편성하기 위해서 일단 둘 수 있는 초강수를 먼저 던졌다 이렇게 해석하면 될까요?

◆ 이희수> 그렇습니다. 앞으로도 지금 이제 국내 정치도 상당히 의견이 분분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최근에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결합 측면에서 지금 중동에서는 미국, 이스라엘, 사우디 측과 러시아, 중국, 이란이라고 하는 신냉전 구도가 급속히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런 새로운 거대 중동전략의 일환으로 이런 초강수를 트럼프 행정부가 두지 않았나 짐작됩니다.

◇ 정관용> 당장 무슨 무력충돌 같은 게 벌어질 우려는 없다고 보세요?

◆ 이희수> 무력충돌은 현재 상황에서는 생각하기 어렵고요. 사실은 미국 최대의 무기구입국이 사우디이고 10대 무기 구입국 중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 에미레이트 세 나라가 들어가 있습니다.

긴장국면 조성이라는 것은 사실 미국 사업에 도움이 되지만 실제 전쟁이 일어난다면 이건 거의 미국뿐만 아니라 서방세계 전체에 데미지가 크기 때문에 실질적인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이 선언 자체가 하마스를 비롯한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에게 힘을 실어줘서 이번보다도 훨씬 과격한 시위나 테러가 확산될 가능성은 많아 보입니다.

◇ 정관용> 테러의 우려는 훨씬 커졌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이희수>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한양대학교 이희수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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