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수당 후퇴, 3040 민주당 지지층 발끈

당내에서도 부글부글…'보편적 복지' 국정철학 훼손 우려
여야가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아동수당을 흥정의 대상으로 삼은데 대해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 과정에서 '보편적 복지'를 지지하며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부모의 소득과 관계없이 0~5세 아동 전체에 아동수당 10만원을 지급한다는 입장이 확고했다. 그러나 여야 예산안 협상과정에서 소득 상위 10%를 제외시켰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협상 뒤에 “아동수당을 소득수준 90%로 해서 상징성이 무너진 것이 가장 아쉽다”고 밝혔다.

여론은 들끓고 있다. 청와대 청원사이트에서는 3일부터 시작된 “아동수당을 공약대로 이행해달라”는 청원에 나흘만인 7일 오후 5시 기준으로 7,8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맞벌이 부부가 외벌이 부부보다 양육비용 더 많이 드는 점, 맞벌이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문제 등을 간과한 채 일률적인 기준으로 지급을 한다는 데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관련기사 : '상위 10%는 아동수당 제외'…흙수저 맞벌이 뿔났다)

민주당 페이스북에는 당이 줄곧 내세워왔던 보편적 복지를 쉽게 저버렸다는 데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당 공식 페이스북에는 “아동수당만큼은 협상의 대상으로 밀당(밀고당기기)을 해서는 안 되는 항목이었다”, “어떻게든 보편적 복지 원칙을 고수했어야 한다”, ”대통령 핵심 공약을 여당이 포기한 듯하다“, ”야당과 공동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란 글들이 눈에 띈다.

특히 아동수당의 주 대상인 30~40대가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으로서는 이들의 비판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보편적 복지의 원칙이 깨진 데 대한 여당 내부 기류도 심상치 않다. 아동수당은 아동양육에 대한 국가 책임성을 강화하고 가계의 양육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보편적 복지’의 철학에 기반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아동수당 지급시기를 더 늦추거나 지급액을 줄이더라도 보편적 복지 원칙을 확고히 지켜야 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관 상임위인 국회 보건복지위에서는 지급 시기에 대한 이견이 있었지만 전 아동을 대상으로 지급하는데 대해 여야 합의가 된 상태였다. 하지만 원내 협상과정에서 지급대상을 축소하면서 ‘선별적 복지’로 변질됐다는 성토가 나오고 있다.

예산안 협상 이후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문제제기를 했던 복지위 소속 정춘숙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도 철학이 있는 것이고 상대당도 집요하게 반대를 한 것 같다”면서도 “아동 권리의 측면에서 고민을 해야 하는데 90%까지 주고 10%를 뺀다는 건 기본적인 보편적 복지 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입 시기를 차라리 더 늦추더라도 전체에 줬어야 한다. 처음 시작을 이렇게 선별적으로 하게 돼서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복지위 소속 한 의원은 ”우리는 원래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 아동수당을 접근한 건데 선별적 복지로 기조가 아예 바뀌면서 국정 철학이 흔들렸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도 이와 관련해 "무상급식으로 보편주의를 확인하고 실현한 바 있는데 정치권이 겨우 싹트고 정착하기 시작한 보편주의의 싹을 죽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2012년 논란끝에 시행된 ‘무상급식’보다 후퇴한 ‘아동수당’에 대한 비판이자 믿었던 민주당이 원칙을 훼손한데 대한 실망감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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