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전쟁 가능성' 거론하면서도 협상조건 '기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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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가 내건 대화 조건은?

 

북한과 미국이 전쟁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국면전환을 염두에 두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는 등 매우 복합적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한반도에서 역대 최대의 한미연합공군훈련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주한미군 가족들의 철수 필요성과 함께 전쟁 가능성이 매일 증대되고 있다는 미국 고위인사들의 강경 발언이 나오자 북한은 6일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결코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응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 문답에서 "미국 고위정객들의 입에서 연달아 터져 나오는 전쟁폭언으로 말미암아 조선반도에서의 전쟁은 기정사실화되고, 이제 남은 것은 언제 전쟁이 터지는가 하는 시점 상 문제"라며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결코 피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이 핵전쟁 도화선에 불을 단다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은 이처럼 날카롭게 대립하면서도 국면전환에 대비해 서로의 대화 조건을 강조하는 등 신경전도 벌이고 있다.

먼저 북한은 핵 무력 완성 선언 이후 핵보유국 인정을 전제로 미국과 협상할 수 있다는 신호를 대외에 보내고 있다.

북한이 북핵 중재를 강조해온 유엔의 제프리 펠트먼 사무차장의 방북을 받아들인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6일 박명국 북한 외무성 부상에 이어 7일에는 리용호 외무상을 면담했다.

반면 미국은 핵보유국 인정을 전제한 협상 가능성을 강하게 일축했다. 미국 국무부 노어트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핵 국가 인정 문제를 놓고 북한과 협상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말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만약 북한이 비핵화에 진지하다면 우리는 대화에 열려 있다"며 "그러나 최근 북한의 행위는 (테이블에) 앉아서 대화하는 것에 진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펠트먼 유엔사무차장의 방북에 대해서도 "어떤 종류든 미국 정부로부터 메시지를 갖고 간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북한과 미국이 이처럼 핵보유국 인정과 비핵화라는 각각의 근본적인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보다 구체적인 대화 조건을 언급하는 것도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달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핵·미사일 시험 중지 △개발 중지 △수출 금지 세 가지를 꼽은 데 이어, 테리 브랜스테드 주중 미국 대사는 6일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선언하고 이를 이행한다면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대북적대시 정책의 철회를 주장한다. 그동안 북미 간에 이뤄진 반민반관 대화에서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의 실례로 거론된 것은 한미연합훈련 중단, 대북제재 해제, 김정은 위원장 등 북한에 대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적대적 발언 철회 등 세 가지이다.

북한의 비핵화는 근원적으로 북미수교와 평화체제 구축 등과 같은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지만, 일단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 선언(모라토리엄)과 미국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또는 연기와 같은 구체적인 조건이 중요한 것으로 관측된다.

비핵화와 핵보유국 인정이 각각 미국과 북한의 전략적 목표라면, 구체적인 협상 조건은 전술적 목표에 가깝다.

현재 북미 간에 벌어지는 기 싸움은 두 가지 범주의 목표를 놓고 혼재되어 전개되는 양상으로 보인다. 향후 전망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지난달 29일 북한의 핵무력 완성 선언이 일종의 기술적 완성 선언이라고 한다면, 내년 신년사 등을 통해서는 보다 공식적인 완성 선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와 동시에 북한은 국면전환을 주도하기 위해 핵·미사일 시험 잠정 중단, 즉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한미군사훈련중단을 요구하는 등 평화 공세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북한 전문가는 "핵보유국 인정과 비핵화라는 북한과 미국의 전략적 목표가 근원적으로 다른 만큼 대화가 시작돼도 성과를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어렵게 조성된 대화에서 성과가 나지 않으면 한반도 위기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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