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족쇄 푼' 롯데·넥센 결단, 제도 개혁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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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쇄는 풀렸다' 롯데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보상 선수 없이 보상금만 받고 이적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타 구단과 협상에 한결 숨통이 트인 FA 최준석(왼쪽)과 이우민.(자료사진=롯데)

 

넥센에 이어 롯데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결단을 내렸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자칫 미아가 될 수 있는 선수들에게 매달린 족쇄 하나를 풀어줬다. 보상 선수 포기다.

롯데는 4일 보도자료를 내고 FA 최준석(34), 이우민(35)에 대해 타 구단으로 쉽게 이적할 수 있도록 보상 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FA 보상 선수 규약에 따라 이적이 자유롭지 않은 선수의 미래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KBO 리그 규약상 FA가 타 구단으로 이적할 경우 영입한 팀은 원 소속 구단에 전년도 연봉 200%와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한 선수 1명 혹은 전년도 연봉의 300%를 보상해야 한다. 선수 1명이 아쉬운 상황이라 대부분 FA를 보낸 팀은 보상 선수를 받기 마련이다.

대형 FA를 데려온 팀이라면 보상 선수 출혈을 감수한다. 그러나 준척급 이하 FA라면 영입이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 보호 선수 20명 이외의 선수도 즉시 전력감이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대어가 아닌 FA들은 찬밥 신세가 되는 경우가 많다. 시장의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원 소속팀과 계약하는 경우도 적잖다.

이런 가운데 롯데는 2001년 입단 동기들에 대한 제약을 풀어준 것이다. 물론 선수들이 먼저 요청한 부분이 있지만 이를 롯데 구단이 받아들인 것도 쉽지 않은 결정이다. 최준석은 올해 125경기 타율 2할9푼1리 14홈런 82타점으로 주춤했지만 2015년 타율 3할5리 31홈런 109타점을 올린 바 있다. 이우민은 수비가 빼어나 백업 외야수로 가치가 있다.

이미 넥센도 이런 결정을 내렸다. FA 내야수 채태인(35)에 대해서다. 2003년 메이저리그 보스턴과 계약했던 채태인은 2007년 해외진출선수 특별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해 지난해 넥센으로 이적했다. 올해 타율 3할2푼2리 12홈런 62타점을 올렸다.

넥센에서 역시 보상 선수 없이 이적을 허용한 FA 내야수 채태인.(자료사진=넥센)

 

대어급은 아니나 준척급은 됨직한 FA지만 역시 입질이 없어 넥센이 "보상 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구단 살림이 빠듯한 넥센은 다른 이유가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어쨌든 채태인에게는 고마운 결정이다.

현재 KBO 리그의 FA 제도는 '빈익빈 부익부'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대형 FA들의 몸값은 100억 원 안팎을 오가며 천정부지로 뛰지만 그렇지 못한 FA들은 수억 원대 초라한 계약에도 감지덕지해야 한다. 보상 선수 규약에 발목을 잡힌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야구계에서는 일찌감치 일본의 FA 등급제나 메이저리그의 퀄리파잉오퍼 등을 도입해 FA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 프로농구의 35세 이상 FA에 대한 보상 철폐 등도 참고할 만한 부분이다. 그러나 구단과 선수들 사이의 이해 관계가 얽혀 아직까지 논의만 오갈 뿐이다.

이런 가운데 넥센, 롯데의 결단은 상생의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구단은 잉여가 될 수 있는 FA들에 대해 전력 쇄신을 할 수 있고, FA들은 보다 자유롭게 다른 구단의 선택을 기다릴 수 있다.

더 진전이 되려면 두 번째 FA 등 고령 선수들에 대해서는 보상금 비율을 파격적으로 줄이거나 없애는 방향으로 가야 할 필요가 있다. 군 문제가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 특급 선수들이 아니라면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을 무렵에는 30대 중반을 넘기는 경우가 적잖다. 세대 교체를 해야 하는 구단 입장에서는 고령 FA들을 굳이 붙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

대승적 결정으로 FA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넥센과 롯데. 과연 한국 프로야구의 불합리한 부분으로 지적받는 FA 제도에 변화를 줄 단초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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