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색깔 국정원 특수활동비, 최경환은 '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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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영역은 '블랙', 정당한 공작 업무는 '화이트', 문제는 '그레이'

- '판도라의 상자' 국정원 특활비, 평년 기준 4천억 원대
- 예산 협조 차원에서 최경환에 준 돈은 '블랙'에서도 뇌물의 영역
- 문제는 '그레이'…검찰에게 판단의 칼자루 맡기게 된 상황
- 국정원 관련 있는 의원들에게 '떡값' 돌리기, 과연 없어졌을까?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11월 17일 (금)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윤태곤 실장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 정관용> 윤태곤 실장 어서 오십시오.

◆ 윤태곤> 안녕하세요.

◇ 정관용> 국정원 특수활동비 파장이 점점 커지네요.

◆ 윤태곤> 그렇죠. 이게 판도라의 상자가 됐습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평년 기준으로 한 4000 몇 백억 됩니다. 그리고 각 부처의 보안예산, 정부예산으로 묻어둔 것까지 치면 국정원 예산은 조 단위라는 게 취재한 기자들의 관측이에요.

그런데 국정원은 인건비 같은 각종 경상비까지 다 특수활동비로 묶어두고 있어요. 선진국들도 정보기관 규모나 편제 자체를 기밀로 하거든요. 그중에서 지금 논란이 되는 돈들, 완전 꼬리표가 없는 돈은 그중에서 일부라고 합니다.

◇ 정관용> 인건비나 이런 건 경직성 경비 다 빼야 하니까. 그런데 바로 그런 완전 꼬리표가 없는 그 돈은 어느 규모인 거예요?

◆ 윤태곤> 그건 정말 모르겠어요. 일단 국정원장 몫으로 되어 있는 게 국정원장이 완전 자기 마음대로는 아니겠지만 임의로 자기 재량권을 쓸 수 있는 돈이 한 6~70억.

◇ 정관용> 1년에?

◆ 윤태곤> 네, 그 정도랍니다.

◇ 정관용> 아무튼 박근혜 정부 때 국정원장 세 사람 중 두 사람은 구속이 됐죠?

◆ 윤태곤> 이병호 전 원장 빼고 남재준, 이병기 두 사람 구속됐죠. 남 전 원장이 초대, 이병기가 두 번째. 박근혜 정부 내에서요. 이병호 전 원장이 마지막.

◇ 정관용> 일부 보도에 따르면 구속을 면한 이병호 전 원장만 상세히 자백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그건 아직 좀 더 봐야 될 것 같고. 청와대에 들어간 돈 말고 이게 정치권 유입설이 계속 퍼지면서 이게 파장이 커지는 거잖아요.

◆ 윤태곤> 그러니까요. 특수활동비를 좀 세밀하게 본다면 이렇습니다. 블랙, 화이트, 그레이.

◇ 정관용> 그게 무슨 말이에요?

◆ 윤태곤> 화이트는 정당하게 쓰는 거죠.

◇ 정관용> 인건비나 이런 거?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상납한 의혹을 받는 이병기 전 국가정보원장이 16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윤태곤> 그거 말고 공작금으로 쓸 수 있는 게 있죠. 사업비로.

그리고 블랙은 완전히 말도 안 되는 거죠. 예컨대 특활비를 사적으로 편취를 해서 자기 집에서 썼다라든지 지금 나오는 이야기로 제일 명확한 게 이거예요. 청와대 여론조사 대납 5억 원 있지 않습니까? 그거 완전 블랙입니다.

왜냐하면 국정원이 청와대 여론조사 비용인 줄 알고 대납을 '당한' 거거든요, 말하자면, 강압에 의해서.

◇ 정관용> 일단 전직 원장들은 그게 여론조사 비용에 쓰였는지 몰랐다는 입장 아니에요? 아직까지는.

◆ 윤태곤> 원장은 몰랐지만 준 사람은 알았다는 거죠. 이거 국정원에서 몇 달 미루다가 그것도 10억인데 반으로 깎아서 5억 줬다는 거거든요.

일단 선거 관련 여론조사는 선관위에 등록하지 않으면 위법이에요. 또 청와대가 여당의 특정지역 공천을 위해서 여론조사를 줄줄이 한 것도 선거개입이니까 불법이에요.

그걸 알면서 강압에 의해서라면 정상참작 여지는 있겠지만 돈을 댔으니까 불법인 줄 알고 댄 거죠. 이게 말하자면 블랙이라는 겁니다.

남재준 등 전직 국정원장의 진술 대체로 그래요. 달라고 해서 준 거다. 뭐, 먼저 뇌물로 잘봐주십시오 라고 해서 갖다준 건 아니다라는 입장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확실한 공작비로 쓰였다면 화이트고 명백한 위법인 걸 알면서 쓰였다면 블랙이고. 그레이가 뭐예요, 그레이.

◆ 윤태곤> 이게 애매한 건데 이게 관행의 영역이라는 거죠.

얼마 전에 한 언론 보도에 여야 현직 의원 5명에게 국정원 특활비가 유입됐다, 이런 기사가 있었어요. 서초동발, 검찰발 기사였거든요.

그런데 민주당 정보위 간사가 '국정원 등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렇게 브리핑을 했는데. 국정원이 여야 할 것 없이 특히 업무상 국정원하고 관련 있는 의원들에게 이른바 떡값 이런 걸 돌리는 게 완전히 없어졌다, 이렇게 말하는 정치인을 저는 본 적이 없어요.

◇ 정관용> 떡값 이건 모르겠다…? 그런데 최경환 의원 1억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 윤태곤> 그렇죠. 이런 거죠. 청와대에 돈이 들어갔으면 이른바 친박 실세들한테는 안 갔겠냐. 이게 합리적인 의심의 영역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최경환 의원한테 1억이 갔다, 이런 보도가 때마침 나오고 있죠. 그러면 뭐냐. 국정원 예산 협조라는 거예요.

국정원 예산은 통제를 안 받지만 그래도 최종적으로 만지는 곳은 기재부이기는 하거든요. 총액이나마. 그렇다면 최경환 장관이 기재부 장관이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예산 협조 차원에서 돈을 줬다. 이건 오히려 완전 블랙에서도 뇌물의 영역이 될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최경환 의원은 일단은 자기는 전혀 그런 적이 없다.

◆ 윤태곤> '할복'하겠다.

◇ 정관용> 이거 참 파장이 점점 커지는데 앞으로 어떻게 가는 건가요?

◆ 윤태곤> 제가 말씀을 드렸지만 블랙과 화이트는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블랙은 처벌하면 되고 화이트는 계속 그렇게 하면 되는 건데 그레이가 골치 아플 거예요. 물타기로 악용될 수도 있고. 또 반대 쪽에서는 아니, 뭐 야당 쪽은 넣고 여당은 봐 주냐. 이런 반론이 나올 수도 있죠.

◇ 정관용> 지금 자유한국당이 그런 논란을 계속 펴고 있죠. 또 DJ, 노무현 정부 때 건 왜 안 하냐 이렇게까지.

◆ 윤태곤> 그렇죠. 그런데 하나 짚고 싶은 것이 있는데 과거 2002년 대선자금 수사 있지 않습니까? 잘했다는 평가 많이 받잖아요. 그런데 그때도 보면 웃긴 게 완전히 법대로 하면 여고 야고 살아남을 사람이 없으니까 검찰이 내부에 기준을 정한 거예요. 얼마 이상은 기소. 뭐, 어느 쪽은 본류가 아니니까 안 한다. 이런 식으로 했었거든요.

그러면 그게 법대로 하는 기준이 아니라 검찰의 기준이거든요. 그러면 이런 '그레이의 영역'은 검찰 말고는 지금 기준을 들이댈 사람이 없는 거예요.

◇ 정관용> 이번에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

◆ 윤태곤> 그렇죠. 그러면 이 정치권이라든가 이런 게 검찰 개혁은 저기 물 건너 가고 지금 전병헌 수석 이런 건도 있지만 여야의 정치공방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 검찰에게 판단을 맡겨야 하는 이런 게 갈 수도 있다는 거예요.

◇ 정관용> 일단은 지켜봅시다, 조금 더. 수고하셨어요.

◆ 윤태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윤태곤 실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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