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폭로' 교사 "진실 말할 때 용기 필요 없는 세상이길"

김형태 "9년 만에 돌아온 교단…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
- 2009년 사학 비리 폭로했다 부당 해직
- '돌아오겠다'… 나 자신, 아이들과 약속 지켜서 기뻐
- 교실 풍경 달라져… 과거보다 많이 자연스러워진 느낌
- 어려운 결단으로 공익 제보.. 교육청, 경찰, 검찰은 '봐주기'
- 공익신고법에 사립교원 반드시 들어가야
- 공익제보자법 별도 제정돼야 실효성 있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11월 14일 (화)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형태 교사(서울공고)

◇ 정관용> 지난 2009년 양천고등학교 사학비리를 폭로했다가 해직됐던 선생님이 한 분 계셨어요. 그분이 어제 무려 약 8년 만에 다시 교단에 서게 됐습니다. 지난해 제정된 공익제보자 지원조례에 따라서 복권된 첫 사례라서 더 이목이 집중되는데요. 서울공고 김형태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형태> 네, 안녕하십니까? 전 교육의원 김형태입니다. 반갑습니다.

◇ 정관용> 서울시 교육의원하셨죠?

◆ 김형태> 네. 몇 번 선생님하고도 인터뷰했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그때 저랑 인터뷰하셨는데, 8년 만에 다시 교단에 서셨네요.

◆ 김형태> 좀 더 정확히 말씀을 드리면 제가 2009년 3월 9일에 해직이 됐으니까 햇수로 보면 3개월 부족한 9년입니다. 거의 9년이에요.

◇ 정관용> 어제 그래서 바로 수업을 하셨어요?

◆ 김형태> 네, 어제부터 출근했고요. 오늘부터 본격적인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 정관용> 무슨 과목 선생님이세요?

◆ 김형태> 국어교사입니다.

◇ 정관용> 오래간만에 학생들 앞에서 강의하니까 기분이 어떠셨어요?

◆ 김형태> 일단 2009년 제가 부당하게 해직될 때 제 스스로 교단에 꼭 돌아오겠다, 제 자신과 좀 다짐을 했고요. 또 하나 당시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꼭 학교로 돌아오마 이렇게 약속을 했는데, 그 다짐과 약속을 조금 늦기는 했지만 지키게 되어서 제가 굉장히 기쁘고요. 성경의 구약에 보면 기드온과 같은 사사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들이 나름대로 어떤 소명, 사명을 감당하다가 원래 자리로 돌아왔거든요. 그래서 돌고 돌기는 했지만 원래 있던 제 자리로 돌아온 셈이죠.

◇ 정관용> 거의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학생들도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요?

◆ 김형태> 네, 10년 전의 교실 풍경하고 많이 달라져서 제가 조금 열심히 적응해야 될 것 같아요.

◇ 정관용> 어떤 풍경이 제일 많이 바뀌었어요?

◆ 김형태> 그러니까 고등학교 교실인데 남학생, 여학생이 함께 앉아있는 거예요. 10년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겁니다. 중학생이나 대학생은 몰라도 고등학교는 꼭 남학교, 여학교가 따로 있었고 남녀공학이라 하더라도 1, 2반은 남학생반, 3, 4반은 여학생반. 그래서 한 반에 같이 앉게 하는 일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10년 이렇게 지나면서 한 반에 남학생, 여학생이 자연스럽게 있는 모습이 저는 참 낯설었고요. (웃음) 10년 전보다 학생들 머리가 많이 길어졌고요. 또 여학생들 일부는 화장을 했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예전에는 선생님을 어려워하고 무서워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굉장히 말도 자연스럽게 하고 그래서 뭔가 교실 분위기가 자연스러운 거는 많이 달라진 풍경이었어요.

◇ 정관용> 빨리 적응하세요. (웃음)

◆ 김형태> 네. (웃음)

◇ 정관용> 2009년에 어쩌다가 해직당하셨죠?

◆ 김형태> 제가 아시다시피 당시 제가 있었던 학교가 좀 한마디로 학교를 장삿속으로 운영을 했죠. 그래서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 눈독 들인다고 할 정도로 비리백화점이었는데 그중에 독보적인 게 급식비리였거든요. 당시 학교법인 이사장이 자기 가정도우미나 운전기사, 부인 명의로 보라미푸드라는 유령회사, 페이퍼 회사를 학교 안에 만들어 놓고 실질적으로는 법인 이사장이 학교 급식을 직영을 해서 폭리를 취하고 거기에 급식의 질이 너무 안 좋았어요. 이물질이 나오는 등. 그래서 학생들의 원성이 엄청 컸었고요.

그외에도 이제 일부 비리 사학에서 저지를수 있는 공사비리 또 동창회가 없는데 동창회비를 받는다든지 근무하지 않는 선생님을 근무하는 것처럼 꾸며서 교육청 돈을 타낸다든지 이런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비리가 너무 많아서 그거를 학생들을 대변해서 제가 교육청에 공익제보했다가 회계감사 요청했다가 어려움을 겪었죠.

김형태 교사 (사진=본인 제공)김형태 교사 (사진=본인 제공)
◇ 정관용> 그렇게 비리를 저지른 분들은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요, 결국?

◆ 김형태> 그러니까 이게 참 제가 공익제보를 하면요. 사실상 이게 뭔가 저희 분필 먹은, 교실에 있는, 학교에 있는 사람들은 뭔가 공익제보는 굉장히 어려운 결단 하에 하는 거거든요. 교육자적인 양심과 저 같은 경우에는 신앙적인 양심까지 해서 한 거였는데 아시다시피 그때도 교육청이 감사 오면 다 해결될 걸로 알았는데 교육청이 감사하면서 한 번 봐주죠.

또 경찰이나 검찰이 또 한번 봐주죠. 이게 또 법원에 가면 아시다시피 유명한 법무법인이나 유명한 변호사 사면서 또 한 번 봐줘요. 그래서 전관예우나 뭐. 그래서 유야무야되는 이런 일들이 있어서 물론 제가 있었던 학교가 100%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상록학원의 장본인인 정 아무개 이사장은 검찰 수사로 기소되어서 유죄를 받고 지금 이제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상태죠.

◇ 정관용> 즉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은 이사장 하나예요?


◆ 김형태> 형사처벌까지는 아니고 이사장직에서 물러났죠.

◇ 정관용> 그거 하나인가요?

◆ 김형태> 이사장직에서 물러났고 나름대로 벌금이나 이런 저런 유죄가 있고 지금도 또 다른 건으로 작년에 교사채용 비리로 또 문제가 되어서 또 재판을 받고 있죠.

◇ 정관용> 아이고. 아까도 표현하셨지만 참 어려운 결단을 해서 공익제보를 하고 제보한 대가는 참 오랫동안 고생과 고생은 다 그 제보하신 분들이 당해야 하고. 그렇죠?

◆ 김형태> 네.

◇ 정관용> 그러다 보니까 내부 비리 폭로한 공익제보자분들 인터뷰해 보면 내가 다시 돌아가면 절대 폭로 안 한다, 이런 분들이 계시던데. 김형태 선생님은 서울공고 가셨는데 서울공고는 그런 문제가 없겠습니다마는 혹시라도 또 그런 문제를 발견하게 되면 또 폭로하시겠습니까?

◆ 김형태> 그러니까 이 사학비리는 교육비리도 마찬가지로 학교는 학생들을 위해서 써야 하는. 학생들을 위해서 존재해야 되는 기관이잖아요. 그런데 이제 그러면 사학비리, 교육비리는 학생들의 꿈을 훔치는 도둑질이다, 그리고 특히 사학비리는 교직원들에게 영혼 없는 삶을 강요하는 몹쓸 짓이거든요. 그래서 어떤 교육자적인 양심으로 아까도 말씀을 드렸듯이 진실을 세상에 알렸다는 이유로 정말 큰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보다 좀 실효성 있는 어떤 공익제보자 보호 및 지원책이 필요한데. 저 같은 경우도 말씀하신 것처럼 참 굉장히 고통스럽고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어요. 오죽하면 제 이야기를 한 영화사가 영화로 만들겠다고. 그래서 시나리오까지 써서 내년 상영하겠다고 그랬는데 다시 9년 전으로 돌아가면 그래도 교육자적인 양심과 신앙적인 양심으로, 만약에 아까 제가 열거했던 비리가 그대로 있다면 힘들긴 해도 가만히 있기는 어려울 듯 하고요. 그래서 속히 진실을 말하는데 용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서울시교육청 공익제보 지원 및 보호에 관한 조례. 이게 적용돼서 우리 김형태 선생님이 공립학교에 처음으로 이제 복직하게 된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 조례가 어떤 내용이에요?

◆ 김형태> 그러니까 이렇게 저 이전에도 사립에서 이제 민주화투쟁이든 이런 저런 사유로 해직된 분들은 많습니다. 그중에서 일부 선생님들의 공립 특채가 됐는데 다른 사유였고 제가 이번에 공익 제보자 자격으로 그러니까 특별채용된 게 처음이거든요. 금방 말씀하신 것처럼 공익제보자 보호와 지원에 관한 조례가 있습니다. 그 조례를 처음 적용한 거죠. 그래서 어쨌든 제가 처음 길을 열었으니까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많은 선생님들이 혜택을 받아서 특별채용 되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지금 그런 조례는 서울시 말고 다른 데도 혹시 제정된 데가 있습니까?

◆ 김형태> 제가 교육의원 시절에 사실 처음 초안을 해서 어렵게 제정을 했고요. 그랬고. 지금 제가 알기로는 아마 광주 등 그 이후에 아마 몇 개 교육청이 있는 것 같고요. 이게 조례가 있다, 없다가 중요한 게 아니고 아시다시피 저희가 이제 김영란법은 공립, 사립 똑같이 적용이 됩니다. 그리고 김영란법을 토대로 부패방지법에도 사립교원이 해당 되게 했어요. 그런데 아직 이제 공익신고법에는 사립교원이 포함이 되지 않고요.

왜 이 이야기를 제가 말씀드리냐면 2009년에 제가 공익제보를 했는데 어떤 국가기관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 했어요. 교육청, 교육부, 법무부, 검찰, 청와대. 심지어 인권위나 권익위조차도 사립학교는 공공기관이 아니고 사립학교 교원은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보호대상이 아닙니다라고 모른 척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그런 공익신고법에도 사립교원이 꼭 들어가도록 지금 국회에 이야기하고 있고 더 궁극적으로는 공익제보자법이라는 게 법률이 별도로 하는 제정이 돼야 하겠다. 그래야 실효성이 있겠다. 이렇게 보이죠.

◇ 정관용> 지금 이건 서울시 차원의 조례일 뿐이니까 이걸 더 법적지위를 격상해서 공익제보자 보호법으로?


◆ 김형태> 예. 별도로 만들어져야할 필요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아무튼 축하드리고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형태> 고맙습니다.

◇ 정관용> 서울공고 김형태 선생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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