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단계적 사드 처리", 한중 미묘한 시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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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1-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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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리커창 연달아 사드 관련 언급, 중국 내 반발 달래기용 시각도

문재인 대통령과 중국 리커창 총리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데 이어 2인자인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회동을 갖는 등 중국과 관계 정상화 행보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를 둘러싼 양측의 미묘한 시각차가 계속 감지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3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문 대통령과 만나 "양국이 최근 단계적으로 사드 문제를 처리하는 데 있어 공동인식을 달성했다"는 언급을 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리 총리는 이어 "한국이 계속 실질적인 노력을 통해 양국 관계 발전의 장애물을 없애고, 중한관계가 정확한 궤도를 따라 평온하고 건강한 발전을 확보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신화통신 영문판은 사드와 관련된 내용을 기사 첫머리에 배치하면서 사드 문제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키려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특히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라는 발언에 대한 의미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단계적 처리'라는 표현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대해 지난달 31일 양국이 공동 발표한 결의문 속 합의 내용과 같다고 밝혔다.

겅 대변인은 "중국은 두 차례의 회담에서 일치된 신호를 보냈다"며 "이는 중국이 한국과 함께 노력해 양국 관계 발전 중 맞닥뜨린 장애를 극복하고, 양국 관계를 건강하고 안정적인 방향으로 개선, 발전시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표면적으로 한반도에서 사드 철수라는 중국 정부의 최종 목표는 바뀌지 않았으며, 지난달 31일 있었던 한중 합의도 최종결론이 아닌 하나의 단계로 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사드 문제로 침체되었던 한-중 관계로 인해 한국의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점을 환기시키고 리 총리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중·한 관계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추운 겨울이 지나고 훨씬 따뜻한 봄을 맞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발표에서는 리 총리가 사드 문제를 우회적으로 돌려 말한 것처럼 보이지만 중국 관영 매체들은 리 총리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사드 문제에 대한 한국 측의 노력을 요구한 것으로 보도한 것이 눈에 띈다.

사드를 둘러싼 양국의 이런 입장차는 앞서 지난 11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베트남 다낭에서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드러났다.

우리 정부는 양국 정상회담에서 사드가 의제로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해 논란이 빚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 중 시 주석의 이런 발언은 한‧중 정부의) 10‧31 사드 공동 발표문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며 급하게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통상 정상회담 직후 각국 브리핑은 자신들에게 필요하거나 유리한 발언들을 중심으로 발표하는 것이 관례"라면서 "사드 문제와 같이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더구나 양국 간 발표가 크게 차이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외교가 일각은 사드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사드 갈등을 봉합하려던 중국 지도부가 중국 내에 존재하는 반발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국내용'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을 제기하고 있다.

자칫 중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용인했다는 인식을 피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한국과 중국이 사드 문제는 봉합하고 다른 사회·경제·문화 교류는 정상화 시키는 투트랙 전략에 합의한 이상 중국 지도부의 사드 언급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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