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의 기다림과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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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이 끝내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가 보다.

눈물 마를 날 없었던 기다림과 가슴 찢어지는 한 맺힌 3년 7개월이었다. 이제는 차가운 밤하늘을 지키는 따뜻한 그리움의 별이 될 그들이다.

단원고의 남현철·박영인 학생과 양승진 교사, 일반 승객 권재근 씨와 권 씨의 아들 혁규 군 가족들이 결국 한(恨)을 풀지 못한 채 목포 신항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뭍으로 올라왔건만 바로 서지 못하고 옆으로 드러누운 세월호를 남겨두고 말이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14일 기자회견에서 두렵고 안타까운 심경과 가슴 먹먹한 고마움을 국민들에게 전할 예정이라고 한다.

진도 팽목항과 목포 신항에서 수많은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우면서도 두 손 모아 아침 햇살을 맞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가족들이다.

(사진=자료사진)

 

가족들의 '기억 시계'는 세월호가 바다 속으로 가라앉은 2014년 4월 16일부터 1300여 일 동안을 그대로 멈춰 있다.

부모이기에 가족이기에 포기할 수 없고 반드시 만나야만 했기 때문이리라.

어쩌면 가족들의 머릿속에는 마지막 남은 선체 내 보조 기관실은 아직 수색 작업을 하지 않았고,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선체를 해체할 수도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여전히 맴돌 듯하다.

정부는 미수습자 추가 수색작업에 강한 의지를 내보이며,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117억 원의 소요 경비 지출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8월 세월호 유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정부가 무능하고 무책임했다"는 공식 사과와 함께 "마지막 한 분을 찾아낼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가족들은 이쯤에서 그만하려 한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이 세월호 참사 당시 영상을 보며 눈물 흘리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3년 7개월의 기다림을 마감하고 영원한 그리움을 시작하려 한다. 힘들고 지쳐서가 아니다. 국민들에게 고맙고 미안해서다.

그러나 지금까지 힘든 시간을 견뎌온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고맙고 미안해야 할 우리들이고 정부다.

미수습자 가족들의 거칠어진 손을 잡아주고 축 쳐진 어깨를 감싸 안아야 할 우리들이다. 내일 얼마나 많은 원망과 회한의 눈물이 흐를지….

오는 18일 목포 신항에서 합동 위령제가 열리고, 이후 안산시에서 장례식이 치러지게 되면 그 다음 숙제를 이행해야 한다.

당장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2기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일이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현재 국회 본회의에 계류중인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회적 참사법)의 이번 정기국회 통과는 정치권의 의무다.

사망자 295명, 미수습자 5명을 남긴 세월호의 비극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결코 잊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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