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현대판 고려장'을 무릅쓴 한국당의 박근혜 출당결정


(사진=자료사진)(사진=자료사진)
자유한국당이 마침내 '정치적 1호 당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켰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3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유한국당 당적 문제를 정리하고자 한다"며 박 전 대통령 출당을 공표했다.

홍 대표는 "오늘로써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적은 사라지지만 앞으로 부당한 처분을 받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처음으로 대통령직에서 탄핵당한데 이어 소속 정당에서도 제명된 최초의 전직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은 필요한 절차를 다 밟은 것으로 보인다.

당 윤리위원회가 탈당권유 징계의결을 했고 박 전 대통령에게 10일 전인 지난달 23일 통보했다.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그 사실을 확인했고 홍준표 대표가 최종적으로 출당을 공표했다.

이에 대해 친박계를 중심으로 격렬한 반대가 있고 최고위 내에서도 이의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 윤리위원회의 탈당권유 의결 통지를 받은 뒤 10일 이내에 아무런 이의제기가 없으면 지체없이 제명 처분한다는 윤리위 규정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다.

홍준표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을 무리하게 밀어부친 것은 자유한국당이 새 출발로 국민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홍 대표는 최고위에서 “국민은 박근혜 정권에 대해 부패하고 책임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며 “여기에서 벗어나야만 보수적통의 한국당이 새 출발을 하고 국민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 이면에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다른 보수정당인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시급하다는 사정도 있다.

최근 바른정당과의 통합논의가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바른정당의 통합파들은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최소한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 전 대통령의 출당 결정으로 그 조건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은 자유한국당에 합류할 수 있는 명분을 얻게 됐다.

이들은 다음주초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에 복당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 숫자는 8~10명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바른정당을 탈당하게 되면 바른정당은 교섭단체의 지위를 잃어 개혁보수 정당으로서의 동력을 많이 상실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것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보수세력이 자유한국당 중심으로 개편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3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적을 제명하는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3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적을 제명하는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을 떨쳐냈다고 해서 자유한국당이 거듭나게 되고 국민신뢰를 회복하게 될까.

그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사건으로 이미 대통령직에서 탄핵당하고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어 정치적으로 이미 사망선고를 당한 사람이다.


그래서 당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출당에 대해 ‘시체에 다시 칼질 하는 것’,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박 전 대통령 한 사람을 출당시킨다고 해서 한국당이 거듭나고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기는 힘든 것이다.

실제로 자유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의 출당결정 외에 크게 달라진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자유한국당은 안보 등 국정현안에 대한 초당적 협의를 거부하고 있고 새 정부의 적폐청산작업으로 드러난 과거 정부 국정원의 조직적인 비리에 대해서도 반성은 커녕 정치보복으로 몰아가며 반발하고 있다.

방문진 이사교체에 대해서는 조직적인 공영방송장악시도라고 반발하며 국감을 보이콧하고 장외투쟁에까지 나섰다가 나흘만에 슬그머니 철회하기까지 했다.

박 전 대통령과 친박계 핵심인사의 출당 방침이 나오자 당사자인 서청원 전 대표가 ‘성완종리스트’관련 녹취록을 공개하겠다고 홍준표 대표를 협박하면서 전 현직 대표 사이에 진흙탕싸움이 빚어져 보는 이의 눈살을 찌프리게 했다.

이는 홍 대표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에게 굳게 약속한 "깨끗하고 유능하고 책임지는 신보수주의 정당으로 거듭나는" 모습과는 거리가 아주 먼 것이다.


이런 정당인 만큼 지지율이 최근 한자릿수로 떨어진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한국갤럽, 9%)

이렇게 과거의 모습과는 달라지지 않은 정당이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켰다고 촛불혁명을 거치면서 눈높이가 높아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는 선거를 위해 탈당한 일부 의원을 자유한국당이 복당시키면서 세력은 더 커지겠지만 바른정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홍준표 대표로서는 바른정당 대주주격인 유승민의원이 지난 1일 CBS 시사프로그램에 나와 한 발언을 곱씹어볼 일이다.

“전혀 변하지 않고 새로운 희망을 주지 못하고 갈수록 퇴행적으로 가는 자유한국당과 그것을 개혁보수하겠다는 바른정당이 합친다는 것은 정말 국민적인 명분이 전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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