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5년만의 가을야구, 뜨거웠기에 더 허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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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조정훈이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마운드를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는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후반기 순위 경쟁의 주인공이나 다름없었다. 후반기 승률 1위는 두산 베어스의 몫이었다. 하지만 전반기 7위에서 최종 3위까지 올라선 거인의 진격은 연일 화제를 모았다.

'150억원 사나이' 이대호가 타선의 중심을 잡은 가운데 손아섭, 최준석, 전준우 등 주축 타자들은 후반기 들어 물오른 타격을 자랑했다. 앤디 번즈는 압도적인 2루 수비로 야구 팬들의 눈을 정화시켰다.

린드블럼과 레일리, 베테랑 송승준, 신예 박세웅과 김원중 등 5명의 선발로테이션이 확고히 자리를 잡았고 손승락은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군림했다. 어디에도 빈틈이 없었다.

롯데는 전반기 내내 투타의 불균형 때문에 고전했다. 마운드가 안정되면 타격이 침묵했고 타격이 살아나면 마운드가 무너졌다. 후반기 들어 투타의 균형이 맞춰졌다. 롯데는 중요한 승부처에서 수비 실수로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후반기에는 안정된 수비가 마운드를 돕는 장면이 수도 없이 연출됐다.

롯데의 질주는 사직벌을 뜨겁게 달궜다. NC 다이노스를 3위에서 4위로 끌어내리고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낸 순간 이미 롯데는 가을 무대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뜨거운 기세를 자랑했다.

준플레이오프 상대는 사연 많은 경남권 라이벌 NC. 두팀의 시리즈는 마치 한국시리즈를 보는 것처럼 뜨겁게 전개됐다. 하지만 5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롯데는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도전한 저력의 NC를 넘지 못했다.

롯데는 15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5회초에만 7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한순간에 넘어간 분위기를 다시 가져오기는 어려웠다. 결국 롯데는 0-9로 패했고 준플레이오프 5차전은 롯데의 시즌 최종전이 되고 말았다.

오전부터 부슬부슬 내린 비로 인해 날씨가 다소 짓궂었지만 만원에 가까운 2만5,938명의 관중이 사직구장을 찾아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하지만 5회초 들어 사직구장은 싸늘할 정도로 그 열기가 식었다. 롯데의 5회초 수비가 끝나고 야구장을 빠져나가는 팬들의 발걸음이 시작됐다. 기대가 컸기에 아쉬운 마음도 커보였다.

롯데로서는 2차전 선발 레일리의 부상이 뼈아팠다. 부러진 방망이에 다리를 맞아 세 바늘을 꿰맨 레일리는 3차전부터 3경기 연속 출전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만약 레일리가 건재했다면 조원우 감독의 5차전 마운드 운영의 틀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김문호도 3차전 도중 옆구리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롯데에게는 불운이었다.

롯데는 탈락 위기에서 나섰던 마산 4차전에서 폭발적인 화력을 선보여 5차전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3,4차전에서 필승계투조를 아꼈기에 안방에서 5차전을 치르는 롯데에게 유리한 요소가 많아보였다. 하지만 1차전에 이어 또 한번 NC의 에이스 해커 공략에 실패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여름부터 고조된 뜨거운 분위기, 롯데의 올해 가을야구는 어느 때보다 열정적이었지만 그 마지막은 너무나 허전한 느낌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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