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문건조작, 靑뿐일까? 해경·해수부도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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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희 씨="" (세월호="" 유족="" 고="" 최진혁="" 군="" 어머니)="">
- 얼마나 무서운 게 더 있을까?
- 전면 재조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종운 변호사=""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
- 30분, 전원 구조할 수 있는 시간
- 조사 때도 ‘공문서’를 믿기 힘들어
- 국민 생명보다 권력 유불리 따진 듯
- 특조위 전면 재조사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고영희 씨 (세월호 유족 /고 최진혁 군 어머니), 박종운 변호사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

 

어제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의 긴급 브리핑 내용.. 한마디로 박 전 대통령이 오전 9시 반에 사고를 최초로 보고받았는데 오전 10시에 보고를 받은 걸로 일지를 조작했다는 얘기입니다. 그 이유는 대통령의 첫 지시가 10시 15분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대통령이 보고받은 시점부터 첫 지시가 내려지는 시간까지의 간격을 좀 줄이고자 했던 게 아니냐는 게 임종석 실장의 설명입니다. 참 기막힌 일이죠. 하지만 이 뉴스를 듣고 누구보다 기막혔을 분들은 세월호 유가족분들일 겁니다. 우선 이분들이 떠올랐습니다. 단원고 고 최진혁 군의 어머니 고영희 씨를 직접 연결합니다. 어머님, 나와 계세요?

◆ 고영희> 네.

◇ 김현정> 이 뉴스가 어제 긴급히 나오고 나서 저도 놀라고 많은 국민들이 놀랐는데 누구보다 놀랐을 분들은 우리 가족들이실 것 같아요. 어떠셨습니까?

◆ 고영희> 다시 그때로 돌아간 심정. 4월 16일. 지금도 4월 16일이지만 어떻게 이 사람들은. 아니, 사람도 아니죠. 손모가지를 콱 부러뜨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쫓아가서.



◇ 김현정> 워낙 격한 생각이 드시니까, 지금 표현이 격하게 나올 수밖에 없는 걸 이해를 합니다. 지금 사실은 청와대에서 그 시간일지를 쭉 내면서 홍보도 하고 이렇게 하지 않았습니까? 우리는 이런 식으로 대처를 했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걸. 그걸 보면서도 조금 이상하다. 이런 생각도 하셨어요?

◆ 고영희> 그렇죠. 얼마나 더 많은 걸, 무서운 걸 뒤에 숨기고 있어서 까도 까도 계속 나오니까, 지금. 청와대가. 청와대가 과연 청와대였을까요? 청와대가 아니었죠, 그때 당시는. 그때 당시는 우리를 보호해 주는 청와대가 아니었다는 거죠, 저는.

◇ 김현정> 그런 생각이 드실 수밖에 없으실 것 같습니다. 특히나 이런 사건까지 뒤늦게 밝혀지면서 더 그런 생각이 드실 것 같은데. 혹시 다른 가족 분들하고 유가족 분들하고 어제 연락을 나눠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소식 듣고.

◆ 고영희> 그냥 어이가 없고. 다들 그렇게들 말씀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고영희> 박근혜, 전 대통령이죠. 재조사를 했으면 좋겠고요. 김기춘 전 비서실장, 전 안보실장 김관진, 전 해수부장관 이주영, 해경청장, 황교안까지도 다 잡아서 구속해서 다시 했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을 듣겠습니다. 지금 워낙 격한 심정이셔서 말을 잘 잇지 못하실 정도인데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고영희> 네.

◇ 김현정> 단원고 고 최진혁 군의 어머니 고영희 씨를 먼저 만났습니다. 청와대가 이렇게 세월호 사고 당시의 상황보고서를 사후에 조작을 했다면 세월호 사고와 관련된 당시 정부 보고서들의 진실성은 다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의심거리가 훨씬 더 늘어난 셈입니다. 출범부터 해산까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던 세월호 특조위 여러분 기억하시죠? 어제 청와대 브리핑을 보고 할 말이 많을 것 같습니다. 박종운 전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박종운 위원님, 안녕하세요.

◆ 박종운> 안녕하세요, 박종운 변호사입니다.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 김현정> 지금 청취자 박동근님이 그런데 30분 차이를 뭘 조작이라고까지 하느냐. 이런 문자를 주셨는데 이 당시의 30분이라는 건. 그러니까 9시 반에 첫 보고를 받고 첫 지시가 10시 15분에 나온 것과 10시에 첫 보고를 받고 10시 15분에 첫 지시가 나온 건 상당히 큰 차이죠?

◆ 박종운> 그렇습니다. 이른바 골든타임이라는 거죠. 30분이면 전원을 다 구조할 수 있는. 그러고도 남는 시간이거든요. 그 시간에 최고 권력자이고 일종의 컨트롤타워의 최상층에 있는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생명이 오고갈 수 있는 그런 시간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첫 지시를 45분 만에 내린 것과 첫 지시를 15분 만에 내린 건 여러분 상당히 다릅니다. 도대체 45분 동안 그러면 뭘 하고 지시를 내리지 않았는가 이렇게 되는 거니까요. 그런 의미에서의 30분이 중요한 건데 지금 우리 어머님은 어이가 없다. 얼마나 더 무서운 걸 숨기고 있는가 이런 생각이 드셨다는데 어제 이 소식 듣고 박종운 위원은 어떠셨어요?

◆ 박종운> 사실 어떻게 생각하면 저는 세월호 특조위에 있었기 때문에 어쩌면 하루가 멀다 하고 겪었던 그런 일들이죠. 그래도 설마 설마 했는데 정말 나쁜 사람들이에요, 이 사람들.

◇ 김현정> 이런 의구심, 그러니까 조작을 했을 수도 있다는 의구심을 그럼 그 당시 활동할 때도 느끼셨단 말씀이세요?

◆ 박종운> 왜 제가 그런 생각을 했냐 하면 제가 세월호 참사 조사하고 특히 청문회를 준비할 때마다 관련 공문서들을 많이 보게 되거든요. 그때마다 이 보고서들이 과연 믿을 만한가 이런 의문을 계속 가졌어요. 개인적으로 공무원들이 쓴 거잖아요. 그러면 보통은 100% 믿어야 되는 거죠. 그래서 이걸 믿을 만한 문서라고 생각해서 비교해 보면 보고들 간에 모순이 되는 내용이 나온다거나 시간적 순서에 따라 좀 더 정확한 사실관계가 나와야 되는데 오히려 후퇴한다거나 또는 같은 날에 2개의 문서가 작성된 걸로 보인다거나 이런 내용들이 계속 나왔었거든요.

◇ 김현정> 지금 상당히 중요한 말씀해 주셨습니다. 보고서간의 모순된 부분이 나온다든지 시간을 조작한 것들. 지금 그렇게 말씀하셨던가요, 보고서간에.

◆ 박종운> 시간의 순서에 따라 원래는 더 사실관계가 밝혀지니까 진실이 더 많이 나와야 되잖아요. 그런데 오히려 나중에 작성된 보고서가 오히려 더 후퇴하는 거죠, 내용이.

◇ 김현정> 그런 식의 참 희한하다는. 뭔가 감추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 박종운> 그렇죠. 그런 의문을 저만 가진 게 아니고 가족 분들 같은 경우에는 세월호 참사 당일부터 계속 잘못된 언론보도나 잘못된 정부 브리핑이 나왔었거든요. 그러니까 세월호 참사는 어떻게 생각하면 이른바 신뢰게임처럼 되어버린 거예요. 정부가 계속 거짓말을 하니까 못 믿게 되니까. 못 믿게 되면 세월호 가족들이나 개인들이, 국민들이 생각을 해야 되는 거죠. 왜 거짓말하지? 왜 감추지? 뭔가 더 심각한 게 있었나? 이렇게 되는 거죠.

◇ 김현정> 위원님, 지금 말씀하셨던. 읽으면서 참 희한하다 했던 보고서들, 자료들 중에 지금 기억나는 것 있으세요? 이것은 신뢰성을 다시 한 번 이제는 들여다 봐야겠다 하는 대표적인 것 있습니까?

(사진=자료화면)

 

◆ 박종운> 주로 해경보고서하고 해수부보고서가 그런 걸로 기억이 되는데요. 참사 직후에는 가장 현장에 있었던 해경, 해수부 아니겠습니까? 그쪽 보고서들이 주로 그런데. 물론 처음에는 몰라서 그랬을 수 있어요. 그렇지만 서서히 시간이 지나가면 사실관계가 통합이 되잖아요. 그러면 보다 진실에 가깝게 정리가 되어야 하죠. 그런데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가 꽤 있었고요. 그리고 전체적으로 진실규명을 위한 보고서보다는 나중에는 유가족들을 감시하고 이 사람들이 이상한 행동 안 하나. 혹시 정부에 반대하는 행동 안 하나 하는 일종의 정보보고서가 더 많아지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 박종운> 그래서 그때 당시에 정부여당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뭐에 꽂혀 있었는지 뭐에 필을 가지고 있었는지 금방 알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진실이니 정의니, 국민의 생명과 안전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뭐가 권력을 가진 사람들, 정부여당에 불리하냐 유리하냐. 이런 관점으로 모든 걸 봤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 임종석 실장이 밝힌 세월호 사고 관련 조작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렸던 10시에 첫 보고라고 30분을 늦춘 부분, 그것 하나. 또 하나는 뭐냐 하면 국가위기관리에 기본 지침이라는 게 있죠. 일종의 사고대응 매뉴얼인데 원래는 청와대의 국가안보실장이 위기상황에서는 종합관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거다고 써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청와대가 해야 된다고 써있는데 이걸 2014년 7월 말에 슬쩍 수정을 했다는 겁니다. 재난 분야에 있어서 컨트롤타워는 안전행정부가 관장한다. 이렇게 바꾸는 건 법제처 심사 없이 바꾸는 건 분명한 불법인데 이 불법을 자행했다는 겁니다.

◆ 박종운>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위원님, 혹시 불법인 걸 정말 몰랐을 가능성은 없겠습니까?

◆ 박종운> 그 분들한테 불법인 일이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아요. 저희도 국가안보실장이 안보뿐만 아니라 재난까지 관리한다는 건 저희도 다 알거든요. 그런데 막상 접근을 하려고 하면 못하게 하죠. 그 자체를 감췄고. 물론 저는 그렇게 완전히 살짝 바꿔버린 것까지는 몰랐지만 어쨌든 국가안보실장이 안보 뿐만 아니라 재난관리도 하게 돼 있고 그렇다면 그건 청와대, 즉 대통령의 책임이거든요.

◇ 김현정> 물론이죠.

◆ 박종운> 그러니까 대통령이 비판받게 될 것 같으니까 얼른 감추는 거예요. 그래서 그 당시 사람들의 의견을 보면 처음에 컨트롤타워가 청와대는 아니다는 논란으로 말을 바꾸잖아요. 그러다가 내부적으로 결정을 한 거죠. 이거 청와대는 빨리 빠져나가야 된다.

◇ 김현정> 매뉴얼을 아예 바꿔버리자?

◆ 박종운> 그렇죠. 그러니까 매뉴얼을 바꾸는 건 단순히 말을 바꾸는 거하고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거예요.

◇ 김현정> 다르죠.

◆ 박종운> 허위로 증거를 조작하는 것에 준하는 거라고 저는 봅니다.

◇ 김현정> 그렇죠. 이건 아예 불법입니다. 법제처 심사 없이 마음대로 바꿀 수 없습니다. 게다가 지금 바꾼 걸 보면 참 굉장히 조악해요. 빨간 색깔, 빨간펜 선생님도 아닌데 빨간색으로 줄 그어놓고 거기다가 손으로 썼더라고요. 이게 나중에 문제가 될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을까요?

◆ 박종운> 그러니까 그분들은 정말 사적인 걸로 보는 거예요. 공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사적으로 자기한테 유리하냐, 불리하냐 가지고 자꾸 사실을 바꿔버리는 거죠. 말도 바꿀 수 있고 문서도 그런 식으로 바꾸는 것 아닙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게 지금 사고 당시 일지 조작한 것, 매뉴얼 조작한 거 화 난다 이러고 넘어갈 차원인 건지 사실 그 정도 수준의 문제는 지금 아닌 거죠?

◆ 박종운> 아닙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몰라서 어떤 말을 하는 것과 알면서도 바꾸는 건 완전히 이건 다 차원이 다르거든요. 그 사람들의 진실성, 권력의 정체성이 뭐냐에 따라 의문을 갖게 하는 거거든요.

◇ 김현정> 그건 그렇고요. 그 후에 이 사건에 대해서 조사했던 많은 것들의 신뢰성이 흔들리게 되는 어떤 기반이 되는 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요.

◆ 박종운> 맞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사실 어떻게 생각하면 그 당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세계관이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분들은 진실이 뭐냐, 정의가 뭐냐. 그것이 왜 구현되어야 되느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중요하냐. 이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오로지 권력을 가진 우리한테 유리하냐 불리하냐.

◇ 김현정> 그러니까 참사에 대한 전면 재조사라고 해도 된다고 보세요, 아니면 그 정도는 아닙니까?

◆ 박종운> 저는 전면적으로 좀 재조사를 해야 된다고 보는데요. 왜 그러냐 하면 다 아시다시피 얼마 전에 서울행정법원에서 제1기 특조위에 대한 판결이 하나 나온 게 있어요. 정부는 그냥 1년 6개월, 2015년 1월 1일부터 시작해서 1년 6개월 됐다고 조사 못하게 했지만 그 행정법원의 판결에 의하면 조사위원회니까 인적, 물적으로 조사활동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볼 수 있는 2015년 8월 4일부터 활동기간을 계산해야 된다는 거예요. 그러면 2017년 2월 3일, 올해 2월 3일까지도 조사를 했어야 되는 겁니다. 그런데 그게 중간에 작년 2월 30 날짜로 사실상 조사활동을 중단 당했잖아요. 하다가 만 거죠. 반드시 전면적으로 재조사를 해야만이 진실이 규명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2기 특조위 출범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잖아요. 이거 본회의 통과할 것 같습니까?

◆ 박종운> 저는 상당히 저항에 부딪힐 거라고 봐요, 자유한국당의 태도를 보면. 자유한국당을 제가 보기에는 아직 환골탈태된 게 아니고 과거의 그런 잘못된 생각 속에 젖어 있는 분들이 아닌가 싶은데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에서 보듯이 워낙 많은 것들이 감춰져 있고 진실탐구보다는 오히려 거짓말을 헤쳐 나가는 게 더 어려울 정도로 이런 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반드시 전면적인 재조사를 통해서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이런 대형 참사에 대한 문제점들을 해결해 놔야 다시는 이런 참사가 재발하지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종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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