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부적격 후폭풍…靑 인사실패에 與 '속앓이'

"당에 조언 구했으면 걸러졌을 것"…푸념 쏟아져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장관급 후보자들의 '줄줄이 낙마'에 말을 아꼈던 여당의 불만이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부적격 채택'으로 분출됐다. 이번 일을 계기로 향후 당청 균열의 전초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부적격 의견만 담긴 보고서가 채택된 첫 사례일 뿐 아니라 부적격 의견만 명시된 보고서가 채택된 경우가 2003년 이후 처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불어민주당의 반대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음주운전 물의 조대엽·황우석 파문의 박기영·주식 대박 이유정 후보자 등 능력을 떠나 국민 정서에 배치되는 인사 지명에 쌓여왔던 불만이 박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채택'으로 표면화됐다.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청와대를 비호하던 정권 초반과는 기류가 달라졌다. 일부 의원들은 과거 열린우리당 트라우마 때문에 "다들 말을 아끼고 있다"면서도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옹호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다'는 하소연을 쏟아냈다.

여당 의원들이 가장 이해하기 어렵다고 보는 지점은 청와대의 부실한 검증 시스템에 있다. 정보의 집합소인 청와대에서 '뉴라이트'사관으로 논란이 된 박 후보자의 경우 인터넷 검색 정도만 하면 확인할 수 있는 정보조차도 얻지 못했다는데 혀를 내두른다.

여당에서는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당에 사전에 자문을 구했었다면 이런 탈이 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운 소리도 들린다. 인사청문회 경험이 많은 의원실 보좌관에게 신상 점검을 맡겼어도 이런 탈이 안 났을 것이라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


당 내 수도권 한 재선 의원은 "우리는 누가 후보가 되는지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며 "그래도 해당 상임위에는 알려주고 의견을 구했으면 부적격 후보자는 걸러졌을 텐데 전혀 그런 공유가 안됐다"고 말했다.


특히 박 후보자가 중기부장관 후보자 가운데 28번째 순번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산자위 소속 한 의원은 "앞선 후보자들이 거절하고, 28번째 후보자까지 내려오는 난관이 있는데도 당에 추천을 요청하거나 의견을 묻지 않았다는 거 아닌가"라고 서운함을 숨기지 않았다.

당 내 한 관계자 역시 "청와대에서는 부적격 후보자에 대한 (야당과 협상의)여지는 주지도 않고 오더(order)만 내리고 통과시키라고 한다"며 "대야관계에서 직접 부딪히는 여당에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은 김이수 후보자가 국민의당의 이탈로 헌정 사상 최초 부결된 헌법재판소장의 불명예를 안게 되자 야당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면서도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출범 초부터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에 일부 장관 추천 몫을 주는 등 적극 손을 내밀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 내 한 중진의원은 "추경안이나 김이수 인준안 과정에서도 봤지만 여소야대 벽이 높지 않느냐"라며 "우리가 안고 가야 할 건 국민의당인데, 국민의당에 장관 한두 명에 대한 인사추천권을 줬다면 다른 장관들 인준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지 않았겠나"라고 질타했다.

또 다른 중진의원은 "협치는 주고받는 것이다. 협치가 제대로 되려면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한 데 내줄 건 내줄 수 있는 결심을 해야 한다"면서 "지금 좀 늦은 면이 있기는 하지만 향후에라도 공통 공약을 가진 분야에 대한 장관 추천권한은 다른 당에 주는 방안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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