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볼 시즌2' 클리블랜드의 20연승 그야말로 압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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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8월 중순부터 9월초까지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지배한 시기였다. 영화로 제작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빌리 빈 단장의 '머니볼'의 시대이기도 했다.

2002년 9월2일 오클랜드의 간판 유격수 미구엘 테하다는 9회말 역전 끝내기 3점홈런을 때렸다. 다음날에는 끝내기 안타를 쳤다. 그 다음 경기에서는 '머니볼'의 상징과도 같은 스캇 해티버그가 끝내기 홈런을 쏘아올렸다. 오클랜드의 짜릿했던 3연속 끝내기 승리는 그들의 18, 19, 20번째 연속경기 승리였다.

아메리칸리그 최다 연승 신기록인 20연승 질주는 지금까지도 신화같은 이야기로남아있다.

빌리 빈 단장은 선수의 이름값을 신경쓰지 않았다. 세분화된 야구 통계를 기반으로 선수를 평가했다. 타율보다는 출루율을 중요하게 여겼고 타자의 장타력에도 주목했다. 빌리 빈 단장 체제에서 라인업에 포함된 선수들은 몸값 대비 뛰어난 효율을 자랑하며 팀에 기여했다.

당시 오클랜드의 마운드는 최강에 가까웠다. 팀 허드슨과 마크 멀더, 배리 지토로 이어지는 특급 선발 3인방이 굳건했고 마무리 빌리 코치는 리그 최정상급 기량을 과시하고 있었다.

15년이 지나 '머니볼' 오클랜드의 아성에 도전한 팀이 있었다. 바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다. 차곡차곡 쌓아나간 연속 경기 승리가 어느덧 20연승에 이르렀다. 아메리칸리그 최다 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13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홈 경기에서 볼넷없이 5피안타 8탈삼진 완봉을 달성한 선발 코리 클루버를 앞세워 2-0 승리를 거뒀다.

8월25일 보스턴 레드삭스전부터 시작된 클리블랜드의 연승 행진은 20경기를 채워 2002년 오클랜드의 대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클리블랜드의 기세는 2002년 오클랜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세부 기록은 오히려 더 낫다.

클리블랜드는 20연승 기간에 평균 6.7득점을 올렸다. 2002년 오클랜드의 7.1득점보다는 조금 적다. 하지만 득실점 차이는 더 크다. 오클랜드가 평균 3.8점차 승리를 거뒀고 클리블랜드는 20경기동안 평균 5.1점차로 이기며 상대를 압도해왔다.

연승 기간 팀 평균자책점에서도 클리블랜드(1.60)가 오클랜드(2.65)보다 더 좋은 기록을 냈다.

오클랜드는 2002년 연승을 시작하기 전까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였다. 20연승을 계기로 단숨에 1위로 도약해 결국 지구 우승을 거머쥐었다.

클리블랜드는 중부지구 최강팀이다. 2위와의 4.5경기 격차가 20연승 이후 13.5경기로 벌어졌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에게 3승4패로 져 아깝게 우승을 놓친 클리블랜드는 올해도 우승권 전력의 강팀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전력이 강하다고 해도 온갖 변수가 존재하는 야구 경기에서 20연승을 달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웃픈' 일도 있었다. 유니버설 윈도우 다이렉트라는 클리블랜드 지역의 한 창문 업체는 창립 15주년을 맞이해 8월1일부터 정규리그가 끝날 때까지 클리블랜드가 15연승을 질주하면 해당 기간 창문을 설치한 모든 고객에게 돈을 돌려주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그런데 클리블랜드가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결과적으로 지역 사람들에게 3만4천달러(약 4천만원) 상당의 창문을 '공짜로' 선물한 셈이 됐다. 창문 업체는 미리 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에 큰 손해없이 홍보 효과만 톡톡히 누렸다.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와 2루수 호세 라미레즈의 키스톤 콤비는 공수 양면에서 기량이 물 올랐고 에드윈 엔카나시온, 카를로스 산타나 등이 주축을 이루는 타선의 집중력은 굉장히 뛰어나다. 제이슨 킵니스, 마이클 브랜틀리 등 간판 타자들이 부상으로 빠져있음에도 요즘 클리블랜드 타선에는 구멍이 없다.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클루버(16승4패 ERA 2.44)를 중심으로 카를로스 카라스코(15승6패 ERA 3.41), 트레버 바우어(16승8패 ERA 4.33) 그리고 올해 본격적으로 이름을 날린 마이크 클레빈저(9승5패 ERA 3.30) 등 선발진이 탄탄하며 앤드류 밀러와 코디 앨런이 버티는 불펜 역시 리그 최강 수준이다.

클리블랜드의 다음 목표는 내셔널리그 소속의 시카고 컵스가 1935년에 작성한 21연승 기록이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연승은 뉴욕 자이언츠가 1916년에 달성한 26연승. 하지만 연승 기간 중간에 무승부가 포함돼 있어 기록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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