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대로면 정규리그보다 KS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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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가 계속 밟히네' KIA는 올해 최강 타선과 막강한 선발진을 앞세워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고질인 불펜 불안은 좀처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26일 SK와 경기에서 김기태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모습.(자료사진=KIA)

 

프로야구 KIA가 9월 첫 주 최고의 마무리를 할 기회를 놓쳤다. 6전 전승으로 1위를 더욱 굳힐 수 있었으나 역대 최악의 9회말 대역전패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KIA는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원정에서 9회말 7-8 끝내기 패배를 안았다. 무엇보다 9회초까지 7-1로 앞서다 9회말 대거 7실점하며 거짓말 같은 역전을 당했다.

이는 역대 KBO 리그 9회말 최다 점수 차 패배다. 지금까지는 9회말 5점 차가 뒤집어진 게 역대 최다였다. 프로야구 36년 역사에 남을 뒤집기였다.

물론 KIA 필승조들이 나설 수 없던 상황이 있었다. 필승조 김윤동이 전날까지 이틀 연투를 했고, 지난해 넥센에서 세이브왕에 오른 김세현도 2경기 연속 투구를 했다.

그렇다고 해도 9회말 6점 차 역전패는 너무 심했다. 더욱이 KIA는 8회까지 에이스 헥터 노에시가 1실점으로 역투를 펼친 터였다. 아무리 불펜 필승조가 빠졌다고는 하나 한 이닝 6점 차를 지키지 못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날 투입된 선수들도 가을야구에서 요긴하게 쓰여야 하기 때문이다.

KIA는 9회말 한승혁을 투입했지만 ⅓이닝 만에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주고 물러났다. 뒤이은 심동섭 역시 ⅓이닝 만에 안타 1개, 볼넷 2개를 허용하고 강판했다. 후속 투수들이 승계 주자의 득점을 허용해 둘 다 3자책씩을 안았다. 7-5, 점 차로 쫓긴 KIA는 2사 1, 2루에서 박진태를 올렸으나 볼넷을 내줘 만루에 몰렸다.

'또 볼넷이네' 넥센 김민성이 3일 KIA와 홈 경기에서 9회말 대타로 나와 상대 필승조 심동섭으로부터 볼넷을 얻어내고 있다.(고척=넥센)

 

하릴없이 KIA는 전날 승리투수였던 김진우를 올렸다. 그러나 그마저도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역시 전날 22개의 공을 던진 김진우는 첫 타자 김하성과 9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밀어내기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김진우는 장영석에게 2타점 끝내기 안타를 맞고 고개를 떨궜다.

사실 이날 패배의 타격은 정규리그 우승 싸움에서 그렇게 크지는 않다. 앞서 5연승을 달려 2위 두산과 승차를 5.5경기로 벌려놓은 까닭이다. 이날 패배와 두산의 승리로 승차가 4.5경기로 좁혀졌지만 2주 전 1.5경기 차까지 추격당한 위기를 한번 겪은 터라 막판 두 번의 방심은 나오지 않을 공산이 크다.

다만 KIA는 가을야구를 앞두고 다시금 최대 아킬레스건을 확인해야 했다. 바로 불펜 불안이다. KIA는 팀 타율 1위(3할4리)의 타선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비록 18승째를 따내지 못했지만 양현종과 헥터도 본래 컨디션을 찾는 등 선발진도 다시 단단해졌다.

하지만 이날 불펜의 약점이 불거졌다. 사실 전날도 KIA는 양현종이 6이닝 7탈삼진 6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승리 요건을 갖췄다. 그러나 7회 김윤동이 1실점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비록 타선이 9회 4득점해 승리하긴 했지만 아쉬운 대목.

그러더니 다음 날 불펜이 이번에는 6점을 지키지 못했다. 다승 공동 1위의 양현종과 헥터가 모두 불펜 난조로 18승 고지를 밟지 못한 것이다.

'KS 우승의 열쇠' KIA는 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 최하위에 허덕였지만 8월 합류한 김세현(사진)이 4세이브를 거두는 등 분전하고 있다.(자료사진=KIA)

 

KIA는 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ERA)이 6.22로 최하위였다. 워낙 선발진과 타선이 좋아 1위를 달렸던 KIA였다. 그런 KIA 불펜은 후반기 각성하며 ERA를 5.54까지 낮췄지만 여전히 리그 7위에 머물러 있다. 가을야구에서 만날 확률이 높은 두산(4.35), NC(3.94)와는 적잖은 차이가 난다.

이는 가을야구에서 결정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KIA의 타선과 선발진이 강한 것은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뒷문이 헐거워 한국시리즈(KS)에서 고전할 수 있다"고 짚었다. "단기전에는 투수들의 집중력이 높아져 방망이가 강한 팀도 여간해서는 점수를 내기 쉽지 않은데 이럴 때 경기 막판 불펜 싸움에서 승부가 갈릴 수 있다"는 이유다.

사실 KIA는 확실한 마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베테랑 임창용이 흔들려 바통을 김윤동이 이어받았는데 나름 잘해줬지만 블론세이브 2위(6개)다. 그나마 김세현이 이적 후 4세이브에 ERA 3.00을 기록 중이지만 지난해 36세이브 ERA 2.60의 위력에는 아직 살짝 못 미치는 상황.

31세이브의 손승락(롯데), 28세이브 임창민(NC), 20세이브의 이용찬(두산) 등 확실한 마무리를 보유한 팀들에 비해 KIA가 열세인 부분이다. 여기에 김윤동 등 필승조가 경쟁팀들과 불펜 깊이에서 비교해 부족한 게 현실이다.

KIA가 23경기, 두산이 20경기, NC가 18경기를 남긴 가운데 정규리그 1위가 바뀔 가능성은 사실 많지 않다. 다만 KIA는 KS에 직행하더라도 무거운 과제를 떠안을 상황이다. 과연 KIA가 남은 기간 불펜의 두께를 키워 뒷문 불안을 해소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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