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6년 연속 파업 현대차, 글로벌 기업 맞나


파업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 노조. (사진=자료사진)파업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 노조. (사진=자료사진)
현대자동차가 올해도 어김없이 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조는 10일 1, 2조 근무자가 2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로써 현대차는 2012년 이후 6년 연속 파업 돌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번 파업은 모든 절차를 거친 합법적인 파업이다.

노조는 임단협에서 기본급 7.2% 인상과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했고 교섭결렬에 따라 지난달 13, 14일 파업찬반투표를 했다.

이 투표에서는 찬성률 65.93%로 파업이 가결됐고 중앙노동위원회는 17일 노조의 쟁의조정신청에 대해 조정중지를 결정했다.

노조는 그 이후에도 곧바로 파업에 들어가지 않고 사측과 계속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국 파업에 들어간 것이다.

노조가 임단협 교섭결렬에 따라 합법적으로 쟁의에 들어가는 것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으로 하등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그 파업이 연례행사처럼 돼 6년 연속 파업에 들어간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특히 그 기업이 한국을 대표하는, 시가총액 3위의 자동차기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것은 한국의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침체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는 한국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12년 이후 해마다 반복돼온 파업으로 지난 5년간 34만대 가량 생산차질을 초래해 7조2천억원이 넘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총 24차례의 파업으로 14만2천여대의 생산차질로 3조1천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수출과 내수 부진으로 위기상황에 봉착해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중국시장에서 판매량이 크게 준데다 최대시장인 미국시장에서도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그랜저 판매가 호조를 보였으나 노후화된 SUV의 판매 부진에 묻혔다.

이에따라 최근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7%, 당기순이익은 48.2%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 이후 처음으로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자료사진)(사진=자료사진)
이러다가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위상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유지하고 있는 판매량 기준 글로벌 자동차 5위 자리도 6위인 포드에 넘겨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들어 지난 5월까지 현대차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나 감소해 글로벌 상위 10개 제조사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실정에서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현대차의 위기를 더욱 부채질하는 것과 같다.

노조도 이런 사정을 모를리 없지만 책임은 회사 쪽에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가 상반기 경영실적 급락과 대내외 환경 등의 어려운 여건을 강조하면서 노조의 일방적인 양보만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노조로서는 당연히 할 수 있는 주장이다.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응해 경쟁력을 키우고 경영실적을 좋게 하는 것은 1차적으로 회사 경영진의 몫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위기의 1차적인 원인은 물론 사드 배치 갈등에 따른 중국내 판매급감이지만 미국과 한국에서 판매가 모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현대차의 위기를 사드여파 탓으로만 돌릴 수 없게 한다.

오히려 근본원인은 현대차의 전략부재라고 할 수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도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제품 개선과 가격 인하 전략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일본은 고급세단으로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했지만 한국자동차업계는 어중간한 위치에 머무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차는 친환경, 자율주행 등 미래형 자동차 개발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 3월 공개한 자율주행차가 현대차 모델이 아닌 도요타의 프리우스를 기반으로 제작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렇게 된 것은 현대차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상대적으로 등한시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단적인 예가 지난 2014년 9월 평가액의 3배에 이르는 10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돈으로 연구개발이 아니라 사옥을 짓겠다고 삼성동 한전부지를 매입해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손가락질 당한 것이다.


그럼에도 노조가 회사 위기에 나몰라라 하면서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것도 연례행사처럼 6년 연속으로 하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공감을 받기 힘들다.

노조의 파업은 생산차질로 연결돼 그렇지 않아도 위태로운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떨어뜨리게 될 공산이 크다.

이것은 현대차 임직원은 물론 국민들도 결코 바라지 않는 일일 것이다.

현대차 노사가 한시바삐 상극이 아닌 상생의 모습으로 파업국면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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