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북한, 핵도발 폭주 기관차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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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자료사진)

 

한반도에 또다시 전쟁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여름휴가중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더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러한 경고는 북한이 미 본토타격이 가능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는 미 정보당국 보고서 내용이 공개된 뒤 나온 것이다.

북한 역시 이에 뒤질세라 전면전을 위협하는 말 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북한군 전략군은 이날 대변인 성명에서 "괌도의 주요군사기지들을 제압, 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신호를 보내기 위하여 중장거리 전략탄도 로켓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했다.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괌에 주둔하고 있는 '죽음의 백조' B-1B 등 미군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 출격한 점을 들면서 괌 공군기지를 "미국의 대조선 침략 전초기지"로 보고 공격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북한군 총참모부도 대변인 성명에서 "미국이 새롭게 고안해내고 감행하려는 '예방전쟁'에는 미국 본토를 포함한 적들의 모든 아성을 송두리째 없애버리는 정의의 전면전쟁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또 "미국의 선제타격 기도가 드러나는 즉시 서울을 포함한 괴뢰 1, 3 야전군 지역의 모든 대상을 불바다로 만들고 남반부(한국) 전 종심에 대한 동시타격과 함께 태평양 작전지구의 미군 발진기지들을 제압하는 전면적인 타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위협도 불사했다.

이는 최근 미국 내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과 예방전쟁 주장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는데 대해 쐐기를 박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북한에 대한 예방전쟁(preventive war)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우리는 그것을 위한 모든 옵션을 제공해야만 한다. 거기에는 군사옵션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전쟁 위협 말 폭탄은 그동안 한 두번이 아니어서 실제 위협이 되지 않는 것으로 치부될 수도 있다.

북한의 ICBM 발사 모습 (사진=노동신문/자료사진)

 

하지만 이번에는 '화성 - 12형'이라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을 구체적으로 언급했고 "괌도 포위사격방안은 충분히 검토, 작성되어 곧 최고사령부에 보고하게 되며 우리 공화국 총사령관이신 김정은 동지께서 결단을 내리시면 임의의 시각에 동시다발적으로, 연발적으로 실행될 것”이라고 진행절차를 비교적 상세히 명시한 점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단순하게 구두 위협이 아니라 실행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화염과 분노'라는 섬뜩한 표현을 쓴 것 역시 거침없기로 유명한 평소화법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북한과 미국의 이러한 말 폭탄들은 북미 사이의 긴장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자칫하면 강 대 강으로 치닫는 경고나 위협이 현실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은 8월 하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계기로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의 상황은 마치 서로 정면으로 마주보면서 내달리고 있는 기관차를 연상케 한다.

어느 한쪽이 멈춰 서지 않으면 한반도가 전쟁터가 돼 우리 민족이 또다시 엄청난 희생을 당할 수 밖에 없는 쪽으로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 시점에서는 무엇보다 먼저 북한 지도부가 핵도발로 가는 폭주기관차를 세우는 것이 급선무이다.

현재의 위기상황이 바로 북한의 핵무장과 도발로부터 시작된 것이기 때문이다.

핵무장과 도발이 북한의 체제를 지켜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북한 지도부는 전 세계가 북한의 핵무장과 도발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만장일치로 대북제재를 결의했고 북한이 참가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들도 한 목소리로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 상의 의무를 즉각 완전하게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만이 이러한 결의가 미국 주도로 조작됐고 본질이 왜곡됐다며 배격하고 있는 형국인데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같다.

북한이 문제삼고 있는 미국의 북한 적대시정책은 바로 북한의 도발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당장 도발을 멈추고 대화로 나서는 것이 적대시정책을 시정하는 지름길이다.

우리로서는 만일에 있을지 모를 사태에 대비해 방어태세를 확고히 하는 한편 한미일의 굳건한 공조를 통해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북한은 소형핵탄두 개발 성공에 이어 이르면 내년에는 ICBM을 실전에 배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미 미국이 설정한 레드라인에 거의 다달은 것으로 미국 내에서는 선제공격과 예방전쟁 주장이 더욱 힘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로서는 한반도가 전쟁터가 되는 이러한 주장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굳건한 한미일 공조를 통해 선제공격이나 예방전쟁으로 가려는 유혹을 차단하고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대화의 길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 단계에서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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