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집값 문제를 바라보는 청와대의 시각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8·2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투기와의 전면전 선언이다.

투기 수요를 근절하기 위해 세제와 금융, 청약제도, 재건축 규제를 총망라한 전방위 규제책인 것이다.

일단 부동산 시장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빠르게 가라앉는 분위기다. 건설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 위축을 우려하고, 시장에서는 거래 절벽을 걱정할 정도라는 말이 들린다.

주요 시중은행들도 3일부터 강화된 대출규제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8·2대책이 역대 가장 강력한 규제였던 2005년 8·31대책과 닮은 꼴이라는 평가 속에 '참여정부 정책의 재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참여정부 당시 무려 17차례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는데도 끝내 집값을 잡지 못했던 '실패의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늘이 두 쪽 나도 부동산만은 잡겠다"고 큰소리를 쳤던 참여정부였다.

당장 이번 대책의 실효성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부동산 과열의 직접 원인은 공급 부족인데 정부가 수요 억제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일각의 우려가 제기되자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해명과 반박에 나섰다. 8·2 부동산 대책의 큰 그림을 그린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 그 역을 맡았다.

(사진=자료사진)(사진=자료사진)
김 수석은 참여정부에서 종합부동산세 도입을 주도하며 '부동산 브레인'으로 불렸지만 동시에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자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다.

김 수석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부동산 가격 문제에 대해 물러서지 않겠다", "앞으로 5년 동안 부동산 시장을 안착시키겠다", "더 이상의 실패는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참여정부에서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교훈 삼아 문재인 정부에서는 확고하게 안정된 방식으로 집값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특히 공급 부족 논란에 대해서는 비유를 들어가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빚 내서 집을 사라'고 했던 박근혜 정부에서 단군 이래 최대의 공급이 이뤄졌고, 내년에 입주할 물량도 사상 최대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공급문제를 말하는 것은 불이 나서 당장 불을 꺼야 하는데, 왜 그 자리에 집을 짓지 않느냐고 묻는 격"이라며 "지금은 불을 끌 때"라고 강조했다.

김 수석은 또 부동산 시장을 단순히 수요 공급의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은 과도한 양적완화에 따른 머니 게임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수현 수석의 이날 발언은 부동산 문제를 바라보는 문재인 정부의 시각이자 철학이다. 과거 정책 실패를 경험한 데 따른 진솔한 반성과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읽혀진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여전히 투기 억제에만 치중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시장 상황을 너무 협소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불신을 드러낸다.

그러나 핵심은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보다는 흔들림 없는 의지가 중요하다. 지극히 비정상적인 집값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무엇보다 투기 수요를 억제해야겠지만 무주택 서민과 실수요자들의 주거 고통도 함께 덜어줘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우선 순위에 부동산 문제가 올라온 만큼 8·2대책이 중장기적으로도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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