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크리미널마인드', 안일하게 꿴 첫 단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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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새 수목 드라마로 방영 전부터 주목받아 온 '크리미널마인드'가 베일을 벗었다. 전 세계적으로 이름난 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다는 데 이목이 집중됐던 만큼, 아쉬운 대목들도 꽤나 눈에 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6일 밤 10시 50분 첫 방영된 tvN 드라마 '크리미널마인드'는 평균 4.2%(이하 케이블·IPTV·위성 포함 전국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최고 4.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첫 방영 전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도 드라마 제목이 걸리는 등 화제성은 분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익히 봐 온, 다소 틀에 박히고 자극적인 인물·사건 설정은 '전형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크리미널마인드'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첫 회를 접한 한 시청자는 "케이블-종편 드라마가 매번 울려먹는 3가지 단골 장면"이라며 "1. 적은 제작비로 대작 느낌이 날 수 있는 폭탄제거 장면 및 고층빌딩 폭발 장면 2. 여자 연쇄 납치 및 살인 3. 조잡한 CG 및 합성CG"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크리미널마인드'라는 미드 중에서도 독특한 소재의 드라마를 갖고 와서 이리도 상투적인 캐릭터들과 엉성한 스토리라인을 그리다니…"라고 적었다.

첫 회 오프닝 시퀀스에서 벌어진 폭탄 테러 묘사는 과유불급이었을까. 폭발로 차량이 쓰러지고, 폭발 순간을 슬로모션으로 그리는 데 활용된 컴퓨터 그래픽(CG)은, 그간 한국 CG 기술력의 비약적인 발전을 의심케 할 만큼 조악했다.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미달하는 기술력을 굳이, 그것도 오프닝 시퀀스에서 들고나온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드라마의 남다른 규모를 과시하고 싶었다면, 더욱 섬세한 손길이 필요했을 대목이다.

극중 연쇄살인의 피해자인 여성들을 묘사한 부분들은, '대상화 되는 여성'이라는 문제의식에 대해 제작진이 치열하게 고민하지 못했다는 점을 반증한다. 여성들이 연쇄살인범과 연결되는 인터넷 쇼핑몰, 살인마 아지트에 갇힌 여성들의 몸을 묶은 쇠사슬, 죽임을 당한 여성이 발견되는 자극적인 장면 등은 여성의 허영심과 같은 지극히 남성적인 정서에 뿌리내리고 있다. 원작 에피소드를 차용한 데 따른 한계라 하더라도, 그렇게 첫 회에서 등장한 피해 여성들은 이야기가 전개되는 와중에 철저히 소모되는 생명력 없는 캐릭터로 전락했다. tvN이 앞서 선보인 '시그널'에서 극중 피해 여성들을 배려했던 것보다 오히려 후퇴한 정서다.

영화와 달리, TV드라마는 긴 호흡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확장시켜 나가는 장르다. '프로파일러'라는 소재 역시 흥미롭다. 이제 막 첫 단추를 꿴 '크리미널마인드'는 원작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앞으로 어떻게 만들어낼 심산일까. '아류'가 아닌 '새로운 창작물'이 될 때 비로소 한국판 '크리미널마인드'는 성공적인 리메이크작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실마리는 한국이 지닌 사회·문화적 정서의 특징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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