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과학 마스터냐, 짐이 되느냐 전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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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인들, 유영민 미래부 장관과 간담회에서 호소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과학기술인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미래부 제공)

 

"신진 연구자가 10년 후에 내공을 쌓아 마스터가 될 것인가, 아니면 조직에 부담주는 사람이 될 것인가. 각자가 담당 분야에서 어떻게 전문화의 길을 가야 할 지 전망을 가질 수 없다"

엄미정 과학기술정책 연구원 전략기획실장은 과학연구자의 현실을 이 한마디로 표현했다.

유영민 미래부 장관은 취임 후 첫 정책현장 방문으로 25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찾아 과학기술인 14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엄 실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과학계 전체 인력을 잘 키워내고 있는가. 자금에 대한 얘기는 많이 하지만,정작 그 안에 사람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는 과학계 석박사 인력 수급 과잉이지만 10년 뒤엔 모자랄 것이다. 학부단계에서부터 다른 쪽으로 간다"고 우려했다.

엄 실장은 또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청소· 용역분야 뿐만 아니라 연구분야 비정규직, 기기조작분야의 비정규직 등 연구소 지원인력의 적정 비중을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게 맞춰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8년에 연구원 지원 인력을 30-15% 줄이라고 하더니, 5년 지나 다시 늘리라고 했다"는 것이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과학기술인 현장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미래부 제공)

 

권지언 서울대학교 신소재공동연구소 박사후연구원은 ""실제 연구 인력은 학생이다. 박사, 석사, 박사후 연구원 등 이른바 비정규직연구원이다. 이들은 연간계약을 하기 때문에 고용이 불안정하다. 장기적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고용 교수나 책임/선임 연구원의 프로젝트가 장기적이지 못하다"고 했다. 권씨는 "박사과정 학생이 1년 동안 정산에만 매달린다.행정 지원인력이 확보되어야 한다. 그래야 연구에 집중하는 학생 연구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손병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책기획본부장은 "시설 장비 지원인력이 30~40%에 불과해 장비 활용도가 낮다. 학생이나 비정규직을 여기에 배치하는데, 이래서는 연구 생산성 향상이 안 된다. 보조인력이 아닌, 연구와 행정분야 지원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어 "우리나라 연구원 인건비 비중이 20%에 불과하지만 다른 선진국 30-40%에 이른다. 우리도 단계적으로 인건비 비중을 높여 나가도록 제도적 정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기초과학 분야에서 프로젝트 성공율에 상관없이 지원하겠다"는 유영민 장관의 제안에 대해 관계자들은 크게 호응하며 더 진전된 방안을 제시했다.

유 장관은 "프로젝트 성공률 97-98%에 이르는데, 프로젝트 성공률만 가지고 판단하는 걸 재고해봐야한다. 결과는 실패해도 그 과정에서산출물은 의미가 있는 것이다. 모든 부처의 연구 과정 중간 산출물을 정부 차원에서 빅데이터화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고 밝혔다.

이에 손병호 본부장은 "정부 연구개발사업이나 혁신 도약형 연구사업이 안 되는 이유가 있다. 연구 중단시 감사가 들어온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려면 감사를 면제해주고 정산 간소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형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초과학 분야 연구에서는 논문이 나오지 않아도 지식의 지평을 넓히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건 좋다. 하지만 국책연구사업은 성과를 내야 하는만큼 성과 관리를 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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