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차세대 지도자 후보였던 쑨정차이(孫政才·53) 전 충칭(重慶)시 서기가 사실상 실각 수순에 접어들고 있음이 공식 확인됐다.
신화통신은 쑨 전 서기가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당 중앙의 결정에 따라 중앙기율검사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중국에서 '엄중 기율 위반' 행위는 통상 부정부패를 의미하는 것으로, 쑨 전 서기는 지난 14일 금융공작회의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했다 충칭시 서기직에서 면직되고 베이징의 한 호텔에 구금돼 조사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서기와 함께 유력한 중국 최고권력의 차기 주자로 인정받아온 쑨 전 서기는 올 하반기 열릴 제19차 당 대회에서 최고 지도부인 7인의 정치국 상무위원 발탁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부인 후잉(胡穎)이 중국 민성(民生)은행이 관리하는 '사모님 클럽'의 멤버로 금융회사의 민원과 부패의 연결고리가 됐다고 외신들이 보도하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들이 감지됐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지난 2월 충칭시에 대한 순시 감찰에서 "보시라이(薄熙來)의 사상적 해악을 정리하지 못했다"고 집중 비판하자 쑨 전 서기가 자아비판을 하는 등 현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 기율검사위 서기의 눈 밖에 난 것도 이번 실각에 큰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유력한 중국 차기 지도부 중 한사람으로 지목 받아온 쑨 전 서기의 실각이 공식 확인됨에 따라 올 가을 열릴 제19차 당대회의 차기 지도부 구성 과정도 큰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쑨 전 서기가 빠진 충칭시 서기 자리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친위세력인 천민얼(陳敏爾) 전 구이저우(貴州)성 서기가 담당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