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뜨겁지만 불안한 '쇼미더머니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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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엠넷 제공)

 

엠넷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6'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번 시즌은 '역대급' 프로듀서진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한국 힙합의 전설 타이거JK와 그의 단짝인 비지, 대중성과 음악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다이나믹듀오(개코, 최자)가 처음으로 출연을 결정했고, 각각 힙합 레이블 일리네어레코즈와 AOMG의 수장을 맡고 있는 도끼와 박재범, 동갑내기 절친이자 힙합씬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지코와 딘이 한 팀을 이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지원자 수는 역대 최다인 총 1만 2천여 명이었으며, 시즌 사상 최초로 미국 뉴욕에서도 예선이 진행됐다. 키비, 더블케이, 디기리, 피타입, 비즈니즈, 매니악, JJK, 슬리피, 이그니토, 올티, 넉살, 페노메코, 양홍원, 보이비, 지구인, 행주, 해쉬스완, 마이크로닷, 주노플로, 면도, 킬라그램, 트루디, 한해 등 힙합 1세대부터 떠오르는 루키까지 실력파 래퍼들이 대거 지원했다는 점은 '쇼미더머니6'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뚜껑이 열린 '쇼미더머니6'는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모양새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1화는 역대 시즌 첫방송 시청률 중 최고 성적(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평균 2.2%, 최고 2.5%)을 기록했고, 2화 시청률은 1화와 동일했다. 화제성도 높았는데 CJ E&M과 닐슨 코리아가 공동 개발한 콘텐츠파워지수(CPI) 순위에서 2위에 올랐다. '쇼미더머니6'의 6월 다섯째주(6/26~7/2) 콘텐츠파워지수는 239.8로, 현재 방영 중인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단숨에 주목도 높은 콘텐츠로 떠올랐지만 벌써부터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쇼미더머니6'는 방송 2회 만에 판정 논란으로 시끌시끌하다. 참가자로 도전장을 낸 허니패밀리 출신 1세대 래퍼 디기리가 논란의 중심에 있다. 디기리는 60초 동안 랩을 하는 2차 예선에서 미흡한 실력을 보였으나 합격을 따냈다. 프로듀서 팀 중 타이거JK&비지 팀이 유일하게 탈락 버튼을 누르지 않은 덕분이다. 애초 '쇼미더머니6'는 프로듀서의 개인적인 취향이 곧 심사 기준이라 디기리의 합격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 수도 있었다.

문제는 타이거JK의 애매한 태도였다. 그는 2차 예선 직후 디기리에게 "솔직히 떨어져야 되는데 붙었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선 "도저히 (디기리에게) 탈락(버튼)을 누를 수 없었다"고 했다. 이 모습은 타이거JK가 평소 친분이 있던 디기리를 봐준 듯한 인상을 강하게 줬고, 방송을 본 네티즌들은 '인맥 힙합'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결국 타이거JK는 SNS에 사과글을 올리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쇼미더머니6' 2회의 논란과 많은 분의 질타는 100% 옳으신 말씀"이라며 "TV미디어에 많이 미숙한 제 판단에 제작진과 참가자까지 욕을 먹고 있는 상황이 죄송스럽다"고 했다. "매회 녹화를 전혀 객관적이지 않고 제 맘이 가는 대로 임했기 때문에, 이 프로에 부적합한 사람이 프로듀서 역할을 맡았던 게 아닌가 고민도 해본다"는 심경도 밝혔다. 타이거JK는 그러면서 "좋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계속 채찍질해주시면 열심히 좋은 방향으로 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쇼미더머니6'의 편집 방식도 여러 가지 면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특히 일반인 참가자들을 다루는 방식이 그렇다. 1,2화에서 출연 비중이 높았던 일반인 참가자는 우원재 정도 뿐, 수많은 이들이 이른바 '병풍' 취급을 당했다. '쇼미더머니6'에는 역대 시즌 최다인 1만 2천여 명이 몰렸으나, 제작진은 특정 래퍼들을 우승 후보로 포장하는 데 급급해 일반인 참가자들의 랩 실력을 조명하는 데 소홀한 모습이다. 방송에 비쳐진 일반인 참가자들 역할은 '방청객'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뿐만 아니라 제작진은 자극적인 편집으로 1세대 래퍼들을 눈치도, 실력도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 1세대 래퍼들이 랩을 하는 모습과 냉소적인 눈빛과 표정을 짓는 프로듀서 혹은 참가자들의 표정을 교차 편집하는 식으로다. 2차 예선에서의 판정 논란을 논외로 하고 보면 디기리가 바로 이번 시즌의 대표적인 '악마의 편집' 희생양이다. 제작진은 이런 방식으로 1화에서부터 디기리를 '이상한 캐릭터'로 만들었는데 그를 둘러싼 판정 논란으로 그래서 더 뜨거웠다.

최근 래퍼 심바 자와디는 자신의 SNS에 '쇼미더머니6'의 이 같은 편집 문제를 꼬집는 글을 남겨 이목을 끌었다. 그는 "디기리 형님은 예선장에서 처음 뵀지만 2차 예선장에서 과거에 일어난 일에 대해 온 국민에게 사과하고 싶어 나왔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과 후 90도로 숙인 고개만이 내 기억에 남아있다"며 "예능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흥미위주의 편집탓에 눈치없이 농담하는 세대로 보여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눌 때 내가 하는 음악에 대해서도 들어본 것을 알 수 있었고 우리같은 후배 뮤지션들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을 계속 강조한 선배 뮤지션이었다"며 "방송은 방송일뿐 형님의 과거에 대한 속죄까지 거짓말로 치부되는 것이 싫어 짧게 글쓴다"고 밝혔다.

총 10회 중 2회가 방영된 '쇼미더머니6'는 이처럼 뜨겁지만 불안하다. 그간 억지 디스 배틀과 일부 참가자의 상식 밖 가사, 자극적인 편집 등 숱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프로그램이고, 심지어 여섯 번째 시즌임에도 또 다시 방송 초반부터 논란에 휩싸였다는 점에서 그렇다. 제작발표회 당시 프로듀서로 참여한 래퍼들은 "자극적인 편집이 많아 출연을 망설였다"며 "이번 시즌은 건강한 힙합 프로그램이 되길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같은 자리에서 제작진은 힙합 본연의 매력을 살릴지 예능적인 면을 강조할지 고민 중이라며 애매한 태도를 보였는데 이제라도 '건강한 힙합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길 기대해본다. 매주 금요일 밤 11시 방송되는 '쇼미더머니6'는 아직 8회 분량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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