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공지능 음성 비서 시리(Siri)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 '홈팟'을 12월 출시한다.
애플은 6일 새벽 2시(현지시간 5일 오전 10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새너제이의 매키너리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WWDC 2017에서 워치OS, iOS 11, 맥북과 아이맥, 뉴 아이패드 를 공개한 뒤 마지막에 가정용 홈 뮤직 스마트 스피커 '홈팟(Home Pod)'을 공개했다.
이로써 애플은 제품 라인업을 홈 스피커로 늘리며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아마존 에코, 구글 홈과 본격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 12월 미국과 영국, 호주에서 먼저 출시되며 가격은 349달러(약 39만원)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홈팟은 믿기 어려운 지능(incredible intelligence)을 가진 제품"이라며 "정말 새롭고 멋진 인공지능 스피커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 쉴러(Philp Schiller) 애플 글로벌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홈팟은 큰 소리로 음악을 재생하는 동안에도 사용자가 방 저편에 있는 홈팟과 대화 할 수 있다"면서 그는 홈팟에 내장된 시리를 '음악연구가(musicologist)'라고 불렀다.
7인치 크기의 홈팟은 블랙과 화이트 2가지 색상으로 뜨개실 모양처럼 생겼다. 최적의 사운드를 제공하기 위해 7개의 트위터 스피커가 내장됐으며 전면에 4인치 서브 우퍼, 홈팟과 떨어진 곳에서도 인공지능 시리를 제어하기 위한 6개의 마이크와 애플 A8 고성능 칩이 탑재됐다.
애플은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인 애플뮤직에 접속해 최상의 컨디션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버추얼 서라운드 사운드를 제공하고 실내 음향을 측정해 자동으로 음향 레벨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센서도 적용됐다. 주변에 벽이 있거나 가구 등이 있으면 이를 측정해 음향을 최적화시키는 방식이다.
아마존 에코나 구글 홈이 평범한 음악감상 수준으로 음성 비서와의 대화와 플랫폼에 특화되어 있다면, 애플 홈팟은 포터블 음악감상 디바이스인 아이팟과 비츠(Beats)의 프리미엄 음향 기술을 집중시킨 가정용 음악감상 스피커라는 차별화에 집중했다.
특히 공간 인식 음향 송출 기술은 눈길을 끈다. 공간 중심에 음악을 내보내는 ▲센터 보컬스(Center vocals)와 공간 중심을 관통해 더 먼 거리까지 내보내는 ▲다이렉트 에너지(Direct energy), 더 넓은 범위까지 음향을 내보내는 ▲앰비언트 에너지(Ambient energy), 공간 전체에 골고루 퍼지는 ▲풀 믹스(Full mix) 기능이 탑재돼 있다.
또 사용자는 음악 감상 중에도 시리에게 듣고 있는 음악이 무엇인지 물어보거나 뉴스와 날씨 교통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고 홈킷(Homekit)과 연동해 애플TV, 스마트홈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홈팟은 사용자의 목소리를 인식해 아이메시지로 문자도 보내준다.
이날 시리는 업그레이드 된 기능을 선보였다. 36개국 21개 언어로 사용되는 시리지만 번역 서비스는 처음이다.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 6개국어를 지원하며 단어부터 구문까지 번역이 가능하다. 구글 홈과 아마존 에코는 영어 등 2~3개 언어를 지원하지만 번역 기능은 구글 홈이 간단한 단문 번역을 제공하는 정도다.
인공지능 머신러닝 기술도 더 강화됐다. 애플의 주요 스마트 기기에 탑재된 새로운 인텔리전스 기능인 '온 디바이스 러닝'은 사용자 환경을 학습하고 더 많은 것을 예측해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찾아주고 추천해주는 역할도 한다.
홈팟에 조명 기능은 없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홈 기기와 연동해 음악감상이나 TV 등을 시청하면서 고음질의 음원을 청취할 수 있는데 집중됐다.
팀 쿡 CEO는 "집에서 음악을 즐기기 위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많다. 소노스(Sonos)의 무선 스피커 시스템은 훌륭하지만 스마트하지 않고, 다른 스마트 스피커(아마존 에코, 구글 홈)는 별로 뛰어나지 않다"며 "우리는 이 모든 것을 결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필립 쉴러 부사장도 "애플은 아이팟으로 휴대용 음악을 재발명 했고, 홈팟은 가정에서 무선으로 음악을 즐기는 방법을 재창조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