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KBS-MBC… 실명 걸고 '사장 퇴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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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수정 기자/자료사진)

 

공영방송 KBS, MBC 내부가 소란하다. 지금까지 정권편향적인 보도를 주도해 온 경영진에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두 방송사 노조는 각각 14일, 2일 투쟁결의대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 10년차 미만부터 20년차 이상까지 '고대영 퇴진' 한목소리

30일 오후 현재, KBS 사내 게시판에는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게시글이 18개나 올라온 상태다.

KBS 10년차 미만 기자 143명은 30일 성명을 내어 고대영 사장과 정지환 통합뉴스룸국장(보도국장)을 비롯한 보도 책임자들의 공동 사퇴를 촉구했다. 아울러, '기자협회 정상화를 위한 모임'에 참여한 평기자들도 각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정농단 정국에서 KBS 뉴스의 존재감은 비참한 수준으로 전락했다. 보도본부 구성원이라면 지위고하를 막론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뼈아픈 기억이요, 이제는 지울 수 없는 낙인"이라며 "평기자를 대표하는 기자협회장의 수차례에 걸친 취재 건의는 매번 묵살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평기자들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KBS기자협회를 불순한 의도가 있는 집단으로 매도하며 '기자협회 정상화를 위한 모임'을 만들고 참여한 기자들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그 선명한 경계는 모두의 일상과 판단, 내면까지 지배했다. 이념과 세대를 초월한 동료애마저 둘로 나눴다. 그 이전에는 누구도 이런 분열을 시도하지 않았다. 오로지 '정상화' 명단만이 아프게, 하지만 뚜렷이 남아있을 뿐이다. 분열의 시도에 자발적으로 부응한 평기자들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임기가 보장된 사장에 대한 부당한 정치공격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고대영 사장과 정지환 국장 등은 일관되게 소통을 거부했고, 이견을 묵살했으며, 평기자들의 비판을 폭력적으로 짓밟았다. 전례 없는 보도참사를 초래했고, 그 과정에서 첨예한 내부 갈등을 부추겼다.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이유, 이것으로 부족한가"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26일에는 KBS 10년차~20년차 기자 215명이 '공영방송 무너뜨린 고대영 사장과 간부들은 당장 물러나라'라는 성명에, 24일에는 20년차 이상 기자 72명이 '헌법과 언론 독립을 생각한다'라는 성명에 실명을 걸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는 KBS노동조합 및 사내 10개 직능협회(경영·기자·방송그래픽·방송기술인·아나운서·전국기자·전국촬영기자·촬영감독·카메라감독·PD협회)와 함께 고대영 사장과 KBS이사회 이인호 이사장의 퇴진을 묻는 설문조사를 내일(31일)부터 내달 5일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내달 12일에는 '고대영 사장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서 설문 결과를 발표하고, 14일에는 '투쟁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 지난해 깨진 침묵, 기수별 성명 잇따르는 MBC

자사 비판의 목소리에 징계로 대응했던 사측의 강경한 태도 때문에 침묵했던 MBC 내부 구성원들도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지난해 말부터 침묵을 깨고 '말하기' 시작했다.

어제(29일) 보도본부 35기, 40기 성명이 올라온 데 이어, 오늘(30일)은 36기, 41기의 성명이 그 뒤를 이었다.

36기 기자들은 성명에서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직후, 김장겸 사장이 임원회의에서 '강한 야당방송이 되겠다'고 천명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MBC를 제외한 모든 언론이 박근혜 정권의 비리와 오류, 무능에 대해 맹렬하게 보도했던 지난해 하반기에, 300여명의 목숨이 진도 앞바다에 수장됐던 2014년 4월에, 거슬러 올라가 김장겸 사장이 정치부장을 맡고 있던 2012년 대선과 박근혜 정권 초기부터, '야당'의 시선으로 권력에 굴하지 않는 감시자와 비판자의 역할로 보도에 임했으면 더더더 좋았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MBC뉴스의 몰락은 스테이션 이미지의 추락으로 이어진다. 뉴스 때문에 멀쩡한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안 오르고 광고가 안 붙는다는 소리가 드라마, 예능 곳곳에서 나온 지도 이미 오래 전"이라며 "30년간 몸담았던 MBC에 대해 조금의 책임감이라도 남아있다면 지금 당장 그 자리에서 물러나라. 그것이 MBC인으로서 김장겸 사장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어쩌면 유일한 기여일 것"이라고 전했다.

41기 기자들은 "사람들은 MBC의 보도에 대해 때로는 격려를, 때로는 매서운 비판을 주기도 했지만 그들의 공통된 감정은 바로 '관심'이었다. 지금은 어떻게 됐나. 불과 몇 년새 그 뜨거웠던 관심을 차디차게 식어버렸고, 오히려 조롱으로 변해 현장 기자들에게 쏟아졌다. 시청률은 말할 것도 없고, 언론사의 목숨과도 같은 신뢰도와 영향력의 추락은 새삼 가파르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이 모든 MBC 추락의 한가운데는 김장겸 사장과 주변을 둘러싼 경영진이 있었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토록 의지하고 지난 정권이 스스로의 부패로 몰락한 지금까지도, '2012년 파업' 핑계를 대며 자신들의 무능을 숨기고 있는 김장겸 사장과 보도국 수뇌부들은 참담한 MBC의 추락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기업에서도 경영성과가 저조하면 수장이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하물며 언론사에서, 가장 소중한 자산인 신뢰도와 영향력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현 경영진은 그 직의 무거움을 통감해야 할 것"이라며 "'품격있는 젊은 방송을 하고 싶다. 이제 그만 자리에서 물러나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는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언론장악 진상조사 및 언론개혁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빠른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MBC본부는 오는 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1층 로비에서 투쟁결의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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