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켁켁…우리도 아파요" 미세먼지에 신음하는 반려동물

"사람과 똑같이 기관지 등 악영향…위생관리 신경써야"
경기도 성남에서 4살 보더콜리 '또또'를 키우는 함모(28)씨는 요즘 동물병원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

연일 이어지는 미세먼지 탓에 또또의 눈병이 좀처럼 나을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함씨는 "동물병원은 '미세먼지가 강아지 눈병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당부했지만, 산책을 무척 좋아하는 또또를 집에만 두자니 답답해할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전광역시에서 2살 포메라니안 '초롱이'를 키우는 김모(55)씨 사정도 마찬가지다.

김씨는 "사람은 미세먼지 예방 마스크라도 쓰지만, 개는 마스크를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목욕도 일주일에 한 번씩밖에 못 시켜서 위생에 신경 쓰인다"라며 "동물들이 사람처럼 '아프다'고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미세먼지가 심한 요즘엔 되도록 산책시키지 않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단순 흙먼지가 아닌,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 굴뚝 등에서 나오는 탄소와 중금속 등이 섞여 있어 건강에 위협적이다.

직경 10㎛ 이하 입자상 물질인 미세먼지는 기관지를 거쳐 폐에 들러붙어 각종 폐 질환을 유발한다. 오랜 기간 노출되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심혈관 질환, 피부 질환, 안구 질환에 걸릴 수 있다.

미세먼지가 온 하늘을 뒤덮는 날이 많아지는 요즘,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구의 걱정도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이유다.

실제 반려동물을 키우는 네티즌을 주로 회원으로 둔 한 인터넷 카페에서는 유독 심해진 미세먼지를 걱정하는 글들이 잇따른다.


한 네티즌은 "아침저녁으로 강아지들을 데리고 공원 한 바퀴씩 돌면서 산책을 즐기는 편이었는데, 기관지가 안 좋아졌는지 다들 '켁켁' 거리는 횟수가 잦아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집에 반려동물만 두고 외출할 경우에도 공기청정기를 틀어둔다"라며 "사람이 쓰는 마스크를 대신 씌우고 밖에 데리고 나간 적이 있다"고 전했다.

본동물의료센터 김영범 원장은 "외출하고 나서 결막염과 호흡기관에 문제가 생겨 병원을 찾는 반려동물이 올해 봄철에 특히 많이 늘었다"며 "꽃가루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부쩍 심해진 미세먼지도 상당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설명했다.

건국대 박희명 수의과대학 교수는 "동물은 사람과 똑같이 폐로 호흡하기 때문에 반려동물이든, 야생동물이든 미세먼지에 영향을 받는 건 마찬가지"라며 "기관지나 호흡기가 약한 사람들이 건강한 사람보다 미세먼지에 더 취약한 것처럼, 동물도 다를 바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동물이 건강하지 않으면 사람도 건강하게 살 수 없는 게 생태계의 이치"라며 "우리가 손 씻기, 마스크 쓰기 등 생활 속에서 건강수칙을 지키는 것처럼 농도가 짙은 날에는 되도록 반려동물을 산책시키지 말고 부득이하게 외출했다면, 안약으로 눈을 세척해주는 등 위생 관리에 신경 써줘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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