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의 스펙타클한 '칸' 여정기


영화 '옥자'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영화 '옥자'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제70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에 입성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향한 기류가 심상치 않다.

제70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옥자'가 경쟁 부문에 초청될 때만 해도 분위기가 이렇지는 않았다. 한국 영화계 거장으로 꼽히는 봉준호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에 어떤 성과를 낼지 기대를 자아냈다. 봉 감독이 국내외 평가에 비해 유명 국제영화제에서 상복이 없는 상황이라 '옥자'는 큰 기회이기도 했다.


문제는 프랑스극장연합회가 비극장 상영 영화들의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을 반대하는 성명을 내면서부터 시작됐다.

비극장 상영 영화라고 하지만 사실상 경쟁 부문에 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이 타깃이었다. '옥자'는 기존의 극장 배급이 아닌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 배급을 선택했다. 극장에서 개봉하는 국내를 제외하면 전세계 관객들은 극장 대신 넷플릭스에서 '옥자'를 관람하게 된다.

칸영화제는 결국 프랑스극장연합회의 손을 들어줬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은 그대로 유지하되, 다음부터는 프랑스 극장에서 배급된 영화만이 경쟁 부문에 초청될 수 있다는 원칙을 세운 것이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플랫폼을 배척한다기보다는 극장을 중심으로 꽃피워 온 프랑스 영화 산업 생태계에 따른 결정으로 분석된다. 향후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커져 극장 산업이 몰락할 것을 미리 방어한다는 전략이다.

당사자인 봉준호 감독의 반응은 초연했다. 그는 지난 15일 칸영화제로 떠나기 직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을 "영화를 보는 과정 중에 발생하는 작은 소동"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이어 "결국에는 극장과 IPTV 모두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극장에서 봤을 때, 아름다운 영화가 작은 스크린으로 봤을 때도 아름답다고 본다. '옥자' 또한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순수하게 영화적 관점으로 접근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 (사진=넷플릭스 제공)봉준호 감독.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영화들을 통해 발발된 논쟁은 칸영화제 개막까지 이어졌다. 심사위원단 내부에서도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리면서 '옥자'의 수상 가능성에는 먹구름이 드리웠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영화에 황금종려상이 돌아가면 거대한 모순이 될 것이다. 황금종려상 등을 수상한 작품을 대형
스크린에서 볼 수 없다고 상상하기 어렵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미국 출신인 배우 윌 스미스는 "넷플릭스는 우리 아이들의 영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크게 넓혀줬다. 우리 집에서는 절대적으로 유익하다"고 이야기했다.

'옥자'가 전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기자 시사회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진행된 시사회에서는 관객들의 박수와 야유가 섞인 항의가 이어졌다. 넷플릭스 영화였기 때문이 아니라, 스크린에 문제가 있어서 벌어진 상영 사고였다. 관객들이 이 같은 행동을 한 이유는 영화를 다시 상영하라는 의미를 전하기 위해서였다고. 결국 8분 만에 '옥자'는 상영을 중단하고, 처음부터 영화를 다시 틀었다.

'봉준호 장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봉준호 감독은 자신만의 색채가 강한 작품을 만든다. 이번 '옥자'에서도 이런 그의 특성이 십분 발휘됐다는 평가다. 인생은 새옹지마라 했던가. 쉽지 않은 신고식을 넘기자 전세계 매체의 호평이 뒤따랐다.

이들은 "당신은 넷플릭스가 영화의 생태계를 위협한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들이 휼륭한 감독을 선택한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야유로 시작해서 박수로 끝났다" 등의 평가를 내놨다.

클릭! 똑똑한 소비생활

많이 본 정보

많이 본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