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위해 한국 법정에 선 일본인 "진실 규명 위해 이 자리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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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하시 마코토 공동대표 근로정신대 소송 증인 출석

(사진=조시영 기자)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를 돕고 있는 일본 지원단체 대표가 법정에 섰다.

일제 강제동원 진실규명을 위해 일본인이 한국 법원에서 증인으로 나선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19일 오후 4시 광주지방법원에서는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이 미쓰비시를 상대로 제기한 2차 소송 3차 변론이 진행됐다.

재판장에는 백발의 일본인이 증인으로 나서 단연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다카하시 마코토(75·사진)씨로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이 한국법원에서 일본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은 현재까지 모두 14건인데, 진실규명을 위해 일본인이 재판장에 직접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카하시 대표는 "미쓰비시가 지금까지 부당한 태도로 어떻게 임해 왔는지와 피해자들과 이를 돕는 분들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해왔는지 등 진실 규명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재판에서 처음 근로정신대 진실규명을 위해 뛰어든 이야기에서부터 나고야 소송 지원회의 활동, 일본에서 소송 과정 등을 증언했다.

이날 원고 측은 일본인 증인이 한국법정에 선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에 남기기 위해 재판부에 사진 촬영을 요청하기도 했다.

피고측의 반대에도 재판부는 "일제식민지 시대를 청산하는 내용 등을 담는 공공의 이익이 크다"며 사진 촬영을 허가 했다.

다카하시 대표는 재판부가 마지막 소감을 묻자 눈시울을 붉히며 증언을 멈추기도 했다.

그는 "원고들이 진정 웃는 얼굴로 천국에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카하시 대표는 세계사 교사 시절인 지난 1986년 조선의 어린 소녀들이 일본에 근로정신대로 동원된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소송을 돕기 위한 지원 단체를 조직해 31년 동안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2007년부터는 '금요행동'이라는 이름으로 미쓰비시의 자발적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며 매주 금요일 도쿄 원정 시위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양심을 위해 한국의 법정에 선 일본인, 역사는 감출 수도 재구성할 수도 없다.

한편, 이날로 변론이 종료됐고 재판의 선고는 오는 6월 16일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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