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혁 탱고 그림, 억눌린 감정 싹 날려!

소마미술관 '탱고 그림과 함께 하는 탱고 공연과 밀롱가'전 , 5월 28일까지
탱고의 심장3 227.3x181.8cm 캔버스에 유채 2017.탱고의 심장3 227.3x181.8cm 캔버스에 유채 2017.
이민혁 작가가 미술관으로 탱고를 가져와 서민들의 흥겨운 춤판을 벌였다. 이민혁의 개인전 '탱고 그림과 함께 하는 탱고 공연과 밀롱가' 전이 소마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그동안 한국의 사회적 상황들과 모순들을 풍자와 해학적 방법으로 풀어온 이 작가의 탱고풍 변주이다.

이 작가는 우연히 찾아간 탱고 동호회 '솔로 땅고(solo tango)'에서 탱고를 시작해서 프로댄서인 오딜(Odile)과 물(Mool) 에게 수업을 들으며 3년간 탱고그림을 그려왔다. 이 작가는 사람들이 탱고추는 모습을 처음 대했을 때 마치 저마다 발로 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아르헨티나 탱고문화와 한국의 서민문화가 서로 비슷하게 애환과 한이 많이 녹아있음을 알게 되었으며 스스로 서로를 위로하기 위해 탄생한 탱고라는 것이 일반 서민들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는 춤이고 음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 작가는 "부에노스아이레스 항구에서 돈 없는 노동자들이 선술집에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처음엔 남자들끼리 추던 춤이 탱고였다. 한국 역시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안 좋은 상황을 겪으면서 서민들이 억눌린 감정을 풀 방법이 없어 탱고 그림으로 위안을 삼고자 했다"고 말했다.

탱고의 음악과 형식은 오래된 문화이고 이민혁작가 본인이 탱고를 접할때면 색바랜 책이나 한국의 타령조의 음악 혹은 골동품을 다루는 듯한 감성적 위로를 받는다고 한다.

이민혁작가는 이번 탱고전시에서 연출한 밀롱가(탱고 추는 장소 혹은 모임)에서 관람객이나 탱고 댄서들이 섞여 돌아가면서 그림이 현실이고 현실이 그림인 상황을 경험하게 하고 싶었다고 한다.

탱고는 둘이 하나 되어 움직이고 또 전체 댄서들이 거대한 에너지를 가지고 회전하며 추는 춤이기에 세상에 누구도 외롭고 고립된 상황에 놓이지 않고 함께 안고 서로 위로하며 기댈 수 있는 사회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그림을 그렸고 결국 한사람이 만든 에너지보다 모든 사람이 함께 만드는 에너지가 우리 사회를 모순들과 불평등을 하나하나 바꾸어 갈수 있지 않을까.

탱고의 심장2 162.2x130.3cm 캔버스에 유채 2016.탱고의 심장2 162.2x130.3cm 캔버스에 유채 2016.
작가 이민혁과 가상 인터뷰

땅게라(탱고를 추는 여성에 대한 존칭) 젬마(가상 인터뷰어, 이하 땅게라J)
땅게로(탱고를 추는 남성에 대한 존칭) 클라인(작가 이민혁을 지칭, 이하 땅게로C)


땅게라 J: 클라인님요즘 탱고 추느라 바쁘시죠?

땅게라C: 하하! 네! 요즘 제 직업이 화가인지 댄서인지모르겠어요^^

땅게라 J: 탱고, 아르헨티나 본토 발음으로는 땅고, 그런데 땡고? 이건 무슨 뜻인가요?

땅게로 C: 아~제가 처음 탱고를 접하고 "땅고"라고 발음하는 게 정확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처음엔 익숙치가 않아 자꾸 "땡고" 라고 말하는 거예요, 근데 그게 재미있어서 이번 전시의 제목을 짓는데 써보았어요.

땅게라 J: 땡고! 재밌는데요!! 그런데 요즘 그렇게 푹 빠져있다는 탱고는 처음 어떻게 접하게 되셨나요?

땅게로 C: 네..탱고에 먼저 빠진 사진작가 동료가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탱고파티 즉, 밀롱가milonga (탱고를 추는 장소 또는 모임)를 연다기에 흥미를 느끼고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단 생각에 그곳에 가게 되었어요. 처음으로 아르헨티나 탱고를 추는 사람들을 보았을 때, 그들이 짝을 이뤄 바닥에 발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날 처음 들은 아르헨티나 탱고 음악은 마치 어릴 적 할머니께서 카세트플레이어로 들으시던 타령조의 음악 같았어요. 그러면서 탱고그림은 직접 내가 저 안으로 들어가 탱고를 배우고 느껴야지만 그려낼 수 있을 거라 직감했어요.

탱고의 심장 162.2x130.3cm 캔버스에 유채 2015.탱고의 심장 162.2x130.3cm 캔버스에 유채 2015.
땅게라 J: 우와~ 바닥에 발로 그리는 그림! 멋진 표현이네요.. 그렇게 탱고와 첨 만난 후 바로 탱고를 시작하신 거군요?!

땅게로 C: 네.. 그 날 집으로 돌아와 아르헨티나 탱고에 대해 찾아보았어요. 19세기 말 전쟁으로 생계의 기반을 잃은 유럽 이민자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라는 새로운 땅에 정착하기 위해 힘겨운 생존투쟁을 하였는데, 고달픈 그들 삶의 애환을 달래주던 춤이 바로 탱고였대요.. 이런 부분에 대해 알게 됐을 때, 제가 왜 탱고음악을 듣고 어릴 적 할머니가 들으시던 타령을 떠올렸는지 알 수 있었고, 아르헨티나 탱고의정서가 제가 그 동안 그려왔던 그림들과도 어떤 부분에서는 닿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바로 동호회"solo tango"에 가입하여 탱고를 배우기 시작했고 탱고 그림도 같이 그렸어요.. 그리고 지금은 좀 더 깊이 있게 탱고 안에 녹아있는 그들의 문화에 대해서 알고 싶어 직접 아르헨티나에 왔다 갔다 하시는 프로 댄서 분들(물mool y 오딜odile)의 수업을 듣고 있어요.

땅게라 J: 그럼 그렇게 만나 빠져들게 된 탱고가 지금은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시겠어요.. 그렇다면 화가 이민혁에게 탱고란 어떤 의미인가요?

땅게로 C: 네...사실 저는 제가 춤을 추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해요.. 그치만 어떻게 생각하면 그림도 춤도 음악도, 하나의 영혼이 자신의 예술적 감성을 표현하려 선택한 방법 중하나인 거잖아요.. 탱고를 추면서 내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폭이 좀 더 넓어진 것 같아요..^^그리고 제 안에 있지만 그동안 그림에 드러내지 못했던 부분도 탱고 그림을 통해 조금씩 드러나고 있음을 느껴요.

땅게라 J; 그렇군요..그렇다면 탱고를 추기 전, 후 작가님의 그림엔 어떤 변화가 있나요?

땅게로 C: 그 동안 작품 활동을 하면서, 제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와 그 안의 사람들, 잊혀져서는 안되지만 잊혀져 가는 것들 등 사회적인 것들에 관심을 두고 그것들을 그려왔어요. 그러다 보니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조금은 지쳐가고 있었던 것 같아요. 탱고그림을 그리면서는 그 동안 제 작품에서 보여드렸던 것들에 온기라던가 위로를 보태게 된 것 같아요.. 탱고라는 춤이 그렇거든요..우리가 탱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정열적이고 화려하기만 한 춤이 아니라, 두 사람이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으면서 그 안에서 소통하고 위로 받고...무엇보다 탱고의 그런 면을 그려내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제 마음도 위로 받았던 것 같구요.. 아마 그런 의미에서 탱고 그림은 평생 그리게 될 것 같아요^^

가리비 밀롱가2 53x45.5 cm 캔버스에 유채 2015.가리비 밀롱가2 53x45.5 cm 캔버스에 유채 2015.
땅게라 J: 아..그럼 작가님의 탱고가 익어갈 수록 더 멋진 탱고 그림을 볼 수 있겠네요!! 저는 작가님의 이전 전시에서도 그렇지만 이번 탱고그림에서도 작가님 특유의 선 다발의 강약과 흐름이 인상 깊어요. 그 선들은 제가 느끼기에는 음악의 흐름 같기도 하고 밀롱가(춤을 추는 장소, 모임)의 분위기랄까? 눈에는 안보이지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에너지 같았는데 작가님의 의도가 궁금하네요

땅게로 C: 네..잘 보셨어요..제 이전 작품들에서도 그렇고, 저는 그림에 방향성과 속도감을 주기 위해 반복적이고 중첩되는 선들을 사용해왔어요. 이번 탱고 그림에서도 그 선의 힘을 이용해, 에너지의 흐름과 세 종류의 탱고 음악을 달리 표현하려 했어요..

땅게라 J: 네..탱고 음악에는 세 종류가 있지요.. 2/4박의 빠른 탱고 음악인 milonga밀롱가, 우리가 흔히알고 있는 왈츠와도 같은 3/4박의 vals발스, 그리고 4/4박의 탱고음악을 일컫는 tango탱고.. 그 세 종류의 음악의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이번 전시를 본다면 이 그림은 어떤 음악을 그린 걸까 찾아보는 재미도 있겠네요^^ 그리고 이번 탱고전시 관람이 누군가 에게는 고정관념 속의 탱고가 아닌, 아르헨티나 탱고라는 우리의 정서와도 닮아있지만 생소했던, 새로운 문화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네요


땅게로 C: 네..그렇게 된다면 기쁘겠죠..^^

땅게로 J: 그럼 마지막으로 예술가로서 이민혁의 그림과 춤이 가지는 꿈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땅게로 C: 네.. 꿈이라고 칭한다면 칭할 수 있겠죠.. 근데 저는 예술가가 걸어가는 길은 꿈길의 연속인 것 같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러 가지 꿈을 꾸지만 그것을 얻기 위해서 오늘 하고 싶은 일을 하기보단 오늘을 저축하잖아요.. 예술가들은 보통사람들이 볼 땐 바보 같고 대책 없이 보일 수도 있지만, 내 자신의 예술적 감성을 키우고 숙성시키는 일로 하루를 보내요. 그리고 그것이 무르익었을 때 그림이라던가 춤이라던가 글이라던가 여러 방법으로 그것을 출산해 내지요. 그것 자체가 예술가의 삶이자 꿈인 것 같아요.. 크게는 지금처럼 한 발짝 한 발짝 삶이 다할 때까지 나아가는 것, 그리고 작게는 이번 전시의 그림들도 그렇고 앞으로 계속 그려나갈 탱고그림으로 아르헨티나 현지와의 문화 교류가 이루어졌음 해요.. 다른 작가 분들과 댄서 분들과 함께 한다면 더욱 좋겠지요..

땅게라 J: 네~ 예술가의길.. 정말 꿈같고도 멋지지만 듣는 것만으로도 쉬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치만 이민혁 작가님, 땅게로 클라인님 이시라면 꼭 그렇게 살아가시리란 생각이 들어요.. 물론 아르헨티나와 문화교류도 곧 이뤄 질것 같구요.. 항상 응원할게요!!

땅게로 C: 네~감사합니다^^

전시 기간: 2017 5.12-5.28
전시 장소: 소마미술관 3관
출품 작품: 20여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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