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다발포 vs 최형우 100억포' 주말 빛낸 명품 홈런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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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 표정 콘테스트?' 5월 둘째 주말을 후끈 달궜던 SK-KIA의 인천 3연전에서 짜릿한 홈런을 날린 선수들이 환호하는 모습.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KIA 최형우와 SK 김동엽, 이재원, 이홍구.(자료사진=KIA, SK)

 

5월 둘째 주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최고의 시리즈는 SK-KIA의 주말 3연전이었다. 지난달 대형 트레이드 이후 두 팀이 처음 펼치는 대결로 시리즈 전부터 관심을 모은 이번 3연전은 매 경기 드라마처럼 짜릿한 명승부가 펼쳐졌다.

특히 폭죽처럼 극적인 홈런이 터져 시리즈가 열린 인천 SK 행복드림 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3경기 모두 결승타가 홈런이었고, 뒤지던 팀이 동점을 만든 뒤 승부를 결정지은 역전의 한방 역시 홈런이었다.

3연전에서 터진 홈런은 모두 7개였다. 이 중 절반이 넘은 4개의 홈런을 날린 SK가 위닝 시리즈를 이뤘고, 1개가 모자랐던 KIA는 1승2패로 아쉬움을 남겼다. SK는 주중 두산과 잠실 원정에서 당한 무기력한 연패를 그나마 만회했고, KIA는 주중 kt와 홈 3연전까지 2연속 루징 시리즈에 머물렀다.

뜨거운 '홈런 전쟁'이 펼쳐졌던 3연전을 돌아보면 'SK vs 최형우'의 화력 대결이었다. SK는 4개의 홈런을 모두 다른 선수가 터뜨린 반면 KIA의 3개 아치는 모두 최형우가 그려냈다. 최형우는 이번 시리즈에서 4년 100억 원의 몸값을 확실하게 입증해냈지만 '홈런 군단' SK와 외로운 싸움을 펼쳐야 했다.

SK는 승부를 결정지은 영웅이 달랐다. 12일 SK는 5회까지 0-2로 뒤지다 6회 KIA 포수 김민식의 송구 실책과 한동민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이재원이 바뀐 투수 김윤동으로부터 통렬한 3점 홈런을 날리며 8-2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14일에는 김동엽이 '극장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김동엽은 3-3으로 맞선 9회 선두 타자로 나와 KIA 박지훈으로부터 짜릿한 끝내기 좌월 1점 홈런을 터뜨렸다. 0-3으로 뒤지다 5회 이홍구의 솔로 홈런, 6회 제이미 로맥의 적시타 등으로 동점을 만든 뒤 터진 끝내기 홈런으로 2만5000명 시즌 두 번째 만원을 이룬 관중을 열광시켰다.

'어이구 내 새끼' SK 트레이 힐만 감독이 14일 KIA와 홈 경기에서 9회말 끝내기 홈런을 날린 김동엽을 격하게 환영하고 있다.(인천=SK)

 

13일에는 새 외인 로맥이 영웅이 될 뻔했다. 로맥은 1회 KBO 리그 마수걸이포를 선제 3점 홈런으로 장식했다. 12일 승리의 기운을 잇는 듯했다. 그러나 최형우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최형우는 1-3으로 뒤진 9회 SK 마무리 서진용으로부터 동점 투런포를 쏘더니 연장 11회 채병용으로부터 결승 2점 홈런으로 5-3 승리를 이끌었다.

최형우는 14일에도 2-0으로 앞선 5회 문승원으로부터 1점 홈런을 날리며 전날의 상승세를 이었다. 그러나 동료들의 도움이 부족했다. 홀로 SK와 화력 대결을 펼치기에는 힘에 부쳤다. 최형우를 받쳐줄 지원 사격이 없었다. 이런 가운데 KIA는 다시 역전패를 안아야 했다.

사실 선발 카드만 보면 KIA로서는 뼈아픈 루징 시리즈다. 시리즈에 앞서 평균자책점(ERA) 1점대 트리오 임기영(4승1패)-헥터 노에시(6승)-양현종(7승)이 나섰다. 이에 맞서는 SK는 4점대 ERA 메릴 켈리(2승3패)와 3점대 윤희상(2승2패)에 데뷔 첫 승을 노리는 김태훈이 나서는 로테이션이었다.

헥터가 8이닝 3실점한 13일 KIA는 그래도 승리를 거뒀지만 양현종이 나선 14일 경기를 내준 게 아쉬웠다. 양현종은 7이닝 3실점 나름 선발 투수의 역할을 해줬지만 승패 없이 물러났다. 12일 임기영도 5⅔이닝 1자책(4실점)으로 나름 제몫은 해냈다.

문제는 득점 지원이었다. MVP급 활약을 펼치는 최형우 외에 한방을 날려줄 조력자가 아쉬웠다. 최형우가 "1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경기였다"고 말할 만큼 13일과 같은 역전승은 매우 드물다. 다른 타자들의 도움이 절실한 이유다.

'얘도, 쟤도 모두 최형우' KIA는 SK와 주말 시리즈에서 최형우만 홀로 SK와 외로운 화력 대결을 펼치면서 1승2패로 밀렸다. 사진은 최형우의 홈런 장면.(인천=KIA)

 

여기에 승부처 작전 실패가 잇따른 것도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14일 KIA는 8회 승기를 잡을 기회가 있었다. 무사 1, 2루에서 1~2점만 추가했다면 위닝 시리즈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번트 대신 강공을 택한 KIA는 풀카운트에서 이범호가 삼진을 당하고, 스타트를 끊었던 2루 주자 신종길이 횡사하는 최악의 결과를 맞았다. 기회를 잃은 KIA는 9회 씁쓸한 끝내기 패배를 안아야 했다.

12일에도 KIA는 쐐기점을 낼 기회가 있었다. 2-0으로 앞선 3회 2사 2루와 4회 무사 1, 2루 득점권이었다. 그러나 모두 2루 주자가 SK 포수 이재원의 견제에 횡사하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3회는 나지완이 상대 견제에 당했고, 4회는 타자 안치홍이 번트를 대다가 빼는 사이 스타트를 끊었던 이범호의 귀루가 늦었다.

KIA는 지난해 팀 홈런 3위(170개)였지만 올해는 6위(27개)에 머물러 있다. 최형우(10개)에 이어 나지완(6개)이 나름 한방을 날려주고 있지만 이범호(1개)와 김주찬(2개)이 아직은 잠잠하다. 외인 로저 버나디나(1개)도 지난해 20홈런을 날린 브렛 필과는 다른 호타준족 유형의 선수다.

애초 홈런 군단 SK와 화력 대결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장타력과 득점력을 벌충하기 위해서는 기동력이 필요한데 아직까지는 KIA 상황이 여의치 않다. 도루(22개)와 성공률(66.7%) 6위인 KIA는 특히 견제사가 4개로 10개 팀 중 한화와 함께 가장 많다. 그 중 2개가 SK와 주말 대회전, 그것도 승부처에서 나왔다.

다만 KIA는 장타력이 회복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올해 출발이 부진하지만 이범호는 지난해 33홈런 108타점 팀 최다 기록을 올렸고, 타율 1할대에 처진 김주찬도 지난해 23홈런 101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각각 19홈런과 16홈런을 날린 김주형과 서동욱도 반등을 노린다.

'나도 한방 있수다' SK 제이미 로맥이 13일 KIA와 홈 경기에서 상대 에이스 헥터 노에시로부터 선제 3점 홈런을 때리는 모습.(인천=SK)

 

반면 SK는 홈런으로 기사회생했다. 지난주 SK의 팀 타율은 2할이 채 되지 못했다. 1할9푼3리로 최하위였다. 그럼에도 KIA보다 나은 2승3패를 거둔 것은 주말 시리즈에서 나온 4개의 홈런 덕분이었다.

SK는 팀 타율에서는 전체 8위(2할6푼6리)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홈런(59개), 장타율(4할5푼1리) 1위의 힘, 여기에 득점권 타율(3할1리) 1위의 집중력을 앞세워 부족한 정확성을 벌충하고 있다. 팀 ERA 8위(4.53)에도 SK가 승률 5할 공동 5위로 선전하는 이유다.

여기에 로맥이 빠르게 한국 무대에 적응해 장타까지 터뜨리면서 SK는 더 무서운 '홈런군단'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로맥은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4월에만 홈런(11개), 장타율(8할6푼), OPS(1.274) 1위로 MVP까지 올랐다. 한국 무대에서 두산 장원준, 임기영, 헥터, 양현종까지 최고의 투수를 상대한 경험 속에 선전할 공산이 크다.

과연 두 팀이 다음 대결에서도 역사에 남을 명승부를 펼칠 수 있을까. KIA와 SK는 오는 7월 4일 홈런이 쏟아졌던 인천 SK 행복드림 구장에서 재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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