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1년새 대출이자보다 예금이자 5배 더 인하…돈장사로 '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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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가계대출이 폭증한 지난 1년간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대출금리보다 다섯 배 더 내리는 수법으로 폭리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덕분에 시중은행들은 작년에 이어 올 1분기에도 깜짝 실적을 올렸다.

◇ 예금이자 팍팍 내릴 때 대출이자는 찔금

27일 한국은행이 집계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은행의 연평균 예금금리는 지난 2015년 1.74%에서 지난해 1.48%로 0.26%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출금리는 3.53%에서 3.37%로 0.16% 떨어지는데 그쳤다. 예금금리가 대출금리에 비해 0.1%포인트나 더 하락한 것이다.

특히 은행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금리가 상승 반전한 지난해 9월부터는 예금금리에 비해 대출금리를 훨씬 더 큰 폭으로 올리면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1.35%였던 예금금리는 6개월 후인 지난달 1.49%로 0.1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출금리는 3.27%에서 3.48%로 0.21%포인트나 올랐다. 6개월 새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0.7%포인트나 더 많이 오른 것이다.

지난달 예금금리(1.49%)와 대출금리(3.48%)를 2016년 평균과 비교하면 예금이자는 0.25% 떨어진 데 비해 대출이자는 0.05% 하락에 그쳤다. 예금이자가 대출이자보다 5배나 더 많이 떨어진 것이다.

금리가 떨어질수록 예대마진(예금과 대출 간 금리차)이 축소돼 은행 이익이 감소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연 1.25%)로 떨어진 지난해 시중은행들의 이자이익은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

은행들은 저금리에 대응해 금리하락 시에는 예금금리를 더 큰 폭으로 낮추고, 상승 시에는 대출이자를 더 많이 올리는 방법으로 예대마진 축소를 보전해 왔다. 여기에 1천300조원을 훌쩍 넘은 가계대출 덕분에 대출자산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자수익이 급증한 것이다.

◇ 돈 장사로 배불린 은행

실제 지난해 은행들은 대출 운용 자산을 106조9천억 원이나 늘려 34조4천억 원의 이자수익을 올렸다. 전년(33조5천억원)보다 9천억 원이나 많은 것이다.

올 1분기에는 특히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신한금융지주는 9천971억 원의 순이익을 올려 2001년 지주사 설립 이후 최고 실적을 올렸다. KB금융지주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7% 증가한 8천701억 원의 순익을 남겼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1분기보다 43.8% 증가한 6천375억 원의 순익을 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전후해 예금금리에 비해 대출금리를 큰 폭으로 올린 결과 순이자마진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정책도 은행들의 돈 장사에 일조했다. 여신심사가 강화된 틈을 타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높이며 배짱 장사를 했기 때문이다. 대출이 어려워진 고객들은 은행이 금리를 올려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돈을 빌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실제 대출 시 차주의 신용도에 따라 은행이 재량으로 부과하는 가산금리가 꾸준히 올랐다. 대출금리에서 가산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 평균 20% 미만에서 2년 후인 지난해는 40%대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은행들이 떼일 염려가 적은 주택담보대출에 매달려 이자마진을 늘리는 수법으로 은행의 배만 불리는 영업행태가 도를 지나치면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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