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1강'에 얼 빠진 日 고위 관료들…舌禍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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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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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위기를 부각시키는 북풍(北風)몰이로 60% 가까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자만심 때문에 나사가 풀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태풍 피해지역에 가서 "장화가 잘 팔렸겠다"는 황당한 말을 하고 "대지진이 도호쿠(東北)에서 일어나서 다행"이라고 하는 등 상식적으로 국가를 이끌고 있는 정부 고위 관료들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발언들이 잇따라 나오며 논란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이를 두고 일본 정치권에서는 아베 총리의 인사 책임론과 함께 아베 총리 1명의 독주가 계속되며 견제 세력이 사라지면서 고위 관료들의 긴장이 풀렸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23일 나온 교도통신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명 중 3명꼴인 73.2%가 아베 내각의 설화 등에 대해 "해이함이 드러나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내각의 정무 3역(대신·부대신·정무관, 장·차관에 해당)이 지난 2월 이후 행한 말실수나 들통난 비행은 큰 것만 봐도 5건은 된다. 물의를 일으킨 5명의 관료 중 3명은 사퇴했지만, 2명은 여전히 버티고 있다.

첫 사례는 지난 2월6일 가네다 가쓰토시(金田勝年) 법무상이 논란에 휩싸인 조직범죄처벌법 개정안(공모죄 법안)에 대해 정부가 법안 제출 전 여야 간 논의를 먼저 진행하는 관례를 무시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그는 "일단 법안부터 제출한 뒤 국회 법무 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비판을 받고 철회했다.

지난달 8일에는 내각부의 부흥 정무관(차관급)인 무타이 ?스케(務台俊介)가 사고를 쳤다.

그는 작년 이와테(岩手) 현 태풍 피해 지역을 방문했을 때 직원에 업혀 물웅덩이를 건너 비판을 받았는데, 다시 이 문제를 스스로 꺼내 "(그날 이후) 정부가 장화를 많이 사들여 장화업계는 (돈을) 꽤 벌지 않았을까 한다"고 실없는 농담을 했다가 비난 여론이 빗발치면서 경질됐다.

다음 순서는 야권으로부터 단골로 비판을 받는 극우 인사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이었다.

모리토모(森友)학원 스캔들 연루 의혹과 관련해 그는 변호사 시절 이 학원의 법정 대리인을 맡아 법정에도 나섰지만, "그런적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다가 들통났다. 지난달 14일 국회에서 "내 기억이 틀렸다"고 머리를 숙였지만, 방위상에서는 물러나지 않았다.

지난 16일에는 지방 활성화를 담당하는 야마모토 고조(山本幸三) 지방창생 담당상의 입에서 문화재를 소개하는 학예사(큐레이터)를 '암(癌)'으로 표현하며 "쓸어버려야 한다"고 막말이 나왔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문화재를 소개하는 학예사들의 활동이 부진하다고 지적하면서 나온 말로, 학예사와 암 환자 모두에게 불쾌감을 주는 망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는 "'쓸어버려야 한다'는 말은 지나쳤다"고 말하면서도 발언 철회도, 사퇴도 하지 않았다.

지난 18일에는 나카카와 도시나오(中川俊直) 경제산업 정무관이 불륜 문제로 사임하는 일도 나왔다. 충격적인 것은 나카카와 정무관의 불륜 의혹이 2달에 걸쳐 다른 2명의 여성과 관련해 나왔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불륜 문제가 주간지에서 보도됐을 때는 버텼지만, 이번달 다시 다른 여자와의 불륜 문제가 주간지 보도를 통해 밝혀지자 경질됐다.

25일 자리에서 물러난 이마무라 마사히로(今村雅弘) 부흥상은 이달 들어서만 2차례에 걸쳐 망언을 쏟아냈다.

그는 지난 4일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스스로 고향을 떠난 피난민에 대해 "(귀환은) 본인 책임이자 판단"이라고 발언한 뒤 국가의 책임을 묻는 기자에게 "다시는 오지 마라. 시끄럽다"고 반말로 대응해 비판을 받은 뒤 사과를 했다.

이후 20여일만에 다시 동일본대지진이 도호쿠(東北) 지방에서 일어난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관료는 아니지만 여당 자민당의 후루야 케이지(古屋圭司) 선거대책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당계열 후보의 공약에 대해 "시민에 대한 사기행위라고 할 수 있는 오키나와(沖繩) 특유의 언제나 있는 전술"이라고 적었다가 오키나와 차별 발언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지만 사과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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