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이제는 中속국 조롱까지…속절없는 국격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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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美中에 사실관계 확인해 반드시 사과 받아야

시진핑 중국 국가수석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한국 국민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는 말을 했다는 보도와 관련한 중국 정부의 입장이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나 역시 (사실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이와 관련한 정황을 알지 못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뚜렷한 답변을 피했다.

사실관계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만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양국 정상이 제3국의 역사를 왜곡·폄하한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해명으로는 너무도 무성의한 반응이다.

더구나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실 확인을 요청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외교 결례를 하나 더 추가한 셈이다. 적당히 뭉개는 듯한 중국 측 입장은 파장을 더 키울 수밖에 없다. 걱정할 필요가 있는지 없는지는 당사자가 판단하는 게 상식이다.

중국 측의 이런 고압적 태도는 '동북공정'을 통해 드러난 잘못된 역사 인식의 연장선상에서 읽힌다. 동북공정은 중국이 2002부터 2007년까지 추진했던 동북변강의 역사 연구 사업이다. '부여·고구려·발해=중국의 역사'라는 논리를 정립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파문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인해 반중감정이 악화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미국에는 별 소리 못하면서 한국에만 분풀이 하는 것에 '약소국' 한국민들의 분노와 자괴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 반대로 시 주석의 말이 와전됐거나, 아예 있지도 않은 사실이 미국 측에 의해 가공된 것이라면 문제는 더 커진다.

설령 시 주석이 그런 식으로 말했다손쳐도 그 말을 그대로 옮길 만큼 한국이 우스운 존재인가. 최고 동맹국으로부터 받는 마음의 상처는 더욱 깊을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사드 문제에 있어서 우리를 배제(Korea Passing)하고 중국과 직거래 한다는 의구심이 일고있는 터다. 칼빈슨 항모의 한반도 출격은 '가짜뉴스'였고, 미국은 그 와중에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카드를 슬쩍 들이밀었다.

이제 정부의 할 일은 명확해졌다. 중국 뿐 아니라 미국에게도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해서 응분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 강대국의 위세를 앞세워 적당히 눙치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그 다음으로는, 아마도 새 정부에서 할 일이지만 국민들에게 이런 모멸감과 열패감을 안겨준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하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세계 10위권 국가의 자긍심은 이미 어렴풋한 기억 속에 사라졌다.

이처럼 국민들이 피땀 흘려 쌓아올린 나라의 위상을 바닥까지 허물어뜨린 '국격(國格) 파괴자'들은 그 이전에라도 용서를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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