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논평] 화이트리스트도 규명해야


영화관의 풍경.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영화관의 풍경.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블랙리스트 전모가 재판을 통해 속속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코드를 맞춘 예술활동가나 단체에게 지원금을 몰아주는 화이트리스트가 있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모태펀드를 통해서 배제와 몰아주기가 진행됐고, 공연예술계에서는 공공극장을 통해 같은 일이 일어났다.

특히 모태펀드를 통한 영화계의 배제와 편향 지원은 경악스럽다. 개별 기업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펀드에 투자해 펀드중의 펀드(Fund of Funds)라고 하는 모태펀드는 영화산업을 키워온 효율적 시스템 지원이다.

예술진흥기금과 같은 형태는 1회성 지원에 그치고 큰 금액을 지원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민간의 기금을 끌어들여 투자조합을 만들게 하는 모태 펀드는 실제로 운용할 수 있는 기금의 범위도 키울 수 있고 단기 투자가 지배적인 민간 금융 시장에서 신뢰성 높은 공공자금을 종자돈으로 확보함으로 일정 규모의 투자금이 지속적으로 선순환 될 수 있도록 만드는 제도이다.

영화 투자 위험도는 줄여서 제작에 활기를 불어넣고, 영화가 흥행하면 투자금 회수를 통해 지속적인 재투자가 가능한 모태펀드 덕에 영화계는 스크린쿼터 축소의 보릿고개마저 잘 견뎌낼 수 있었다. 물론 자금 회수에 방점이 찍히면 영화계를 지나치게 상업화시킬 수도 있지만, 균형을 잘 잡기만 하면 예술영화, 독립영화도 얼마든 지원이 가능하다.

모태펀드 총규모는 2016년 10월 말을 기준으로 2조 4212억 원이며 민간자금이 결합된 자펀드는 14조5672억 원에 이른다.


이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정부 쪽 주체는 중소기업청 산하의 공공기관인 (주)한국벤처투자인데 문제는 박근혜 정부가 한국벤처투자 임원 교체를 통해 정권이 불편해하는 영화를 걸러냈다는 것이다.


특히 상근 전문위원이란 자리와 계정별 외부 전문가 풀을 만들어 사실상 검열을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원전문제를 다룬 '판도라', 군 비리를 조명한 '일급기밀',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택시운전사',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이 소재인 '재심', 안기부의 기획수사에 맞서는 가장의 이야기 '보통사람' 등의 영화들은 모태펀드의 투자를 받지 못했다..

반면에, '연평해전', '인천상륙작전', '사선에서' 같은 영화는 편당 평균적으로 5억에서 10억 원의 모태펀드 투자가 이뤄진 보통 영화와 달리 2개 이상의 자펀드로부터 30억에서 40억 원 이상을 투자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주목되는 것은 '사선에서'의 제작사가 임대하고 있는 한 사무실에서는 가짜 뉴스의 진원지로 꼽히는 '노컷일베'의 발행사인 '에픽미디어', 박근혜 탄핵 반대 운동을 위한 범우파 단체 연합인 '자유민주주의수호시민연대', 역사 교과서 국정화 찬성 운동에 적극적인 '기회평등 학부모연대' 등 예닐곱 단체들이 직·간접적으로 주소를 두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인천상륙작전'의 제작사 대표의 아버지는 탄기국 공동대표여서 의혹이 증폭된다. 이 의혹들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 4월 4일 영화계 5개 주요 단체는 '영화산업 블랙리스트 시행기관 모태펀드의 범죄는 처벌받아야 한다'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의 이런 호소가 있기 전에 마땅히 감사원 등을 통해 먼저 밝혀져야 할 일 아닌가? 붕괴된 국가 시스템은 언제 재건할 수 있을 지 걱정이 태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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