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패한 北, 뜨거운 눈물을 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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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에서는 '적', 하지만 일상에서는 말 통하는 '친구'

6일 오후 강원도 강릉 하키센터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 대회’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 종료 후 3대0 으로 패한 북한 선수들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황진환기자

 


“무서워서 어깨동무도 못 했어요. 경기 끝나고 북한 선수 대부분이 울었더라고요”

6일 강원도 강릉의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한국과 북한의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 대회 4차전.

이 경기에서 한국은 박예은과 조수지, 이은지(이상 피닉스)의 연속 골을 앞세워 3-0으로 승리했다. 이 경기는 두 나라의 통산 6번째 맞대결이었다. 하지만 지난 5번의 맞대결은 모두 외국에서 열렸던 경기다. 한국에서의 대결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승리로 한국은 역대전적에서 4연패 뒤 2연승을 거뒀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1년도 남기지 않은 가운데 올림픽이 열릴 강릉하키센터에서 기분 좋은 승리로 4전 전승을 거둬 목표로 했던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최근 경색된 남북 관계 속에 치러지는 경기인 만큼 강릉에서의 '남북전'은 세계적으로 큰 관심 속에 열렸다. 이 경기를 보기 위해 전 세계 46개 외신 79명의 취재진이 찾았다. 여기에 국내 취재진의 수는 더 많아 이날 강릉하키센터에는 약 200여명의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6일 오후 강원도 강릉 하키센터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 대회’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한국의 김희원이 넘어진 북한의 진옥의 스틱을 건네고 있다. 황진환기자

 

상당한 관심 속에 치러진 이날 경기는 우리 선수들은 물론, 북한 선수들에게도 낯선 광경이었다. 치열한 접전 끝에 아쉬운 패배에 그친 북한 선수들은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취재진의 계속되는 질문에도 끝내 그들의 입은 굳게 닫혔다.

5800명의 관중 앞에서 열띤 경기가 끝난 뒤 한국과 북한 선수들은 빙판 위에서 한데 섞여 이례적으로 기념촬영도 했다. 유엔(UN) 스포츠 평화의 날에 열린 남북 대결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양 팀 선수들은 다소 서먹한 듯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대표팀의 ‘에이스’ 박종아(아이스 어벤저스)는 “사진을 찍으려고 옆에 섰는데 (북한 선수들이) 무서워서 어깨동무도 못 했다. 다음에는 꼭 어깨동무를 하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박종아는 “북한 선수들 대부분이 경기 후 울었다. 그래서 쉽게 다가갈 수 없었다”고 다소 어색했던 분위기의 숨은 이유를 소개했다.

한국에서 열린 북한과 경기는 선수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선제골을 포함해 1골 1어시스트로 맹활약한 강릉 출신의 박예은은 북한 선수들과 경기 소감을 좀처럼 표현하지 못했다. 한동안 골똘히 생각에 잠겼던 박예은은 “그냥 신기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다른 팀을 상대하는 것과는 분명 다른 느낌이었다. 그래도 작년보다는 친근하게 느껴졌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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