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한-중 인수전, '우리끼리' 소송전 비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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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사진)

 

박삼구 "인수 절차에 문제, 소송 불사"
채권단, 원칙적 불가…'조건부 허용'도 논의

토종기업 금호타이어를 놓고 진행중인 '한-중 인수전'이 소송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매수권을 가지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인수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채권단을 상대로 소송 의사를 밝혀 극적인 타협점을 찾지 않는 한 금호타이어 인수전은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해 박삼구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이 개인에게만 귀속된 권리여서 박 회장 측의 컨소시엄 구성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당초 금호타이어 입찰 과정에서 이같은 내용을 당사자들에게 알렸고, 채권단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중국 업체 '더블스타'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입찰에 참여했기 때문에 박 회장 측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원칙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다.

다만 산업은행은 박 회장이 컨소시엄 구성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자 '조건부 허용 논의' 카드를 꺼내며 한발 물러서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채권단은 논의를 통해 박 회장 측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타이어 인수대금을 마련하는 것을 조건부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22일 채권은행들에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 허용 여부' 안건과 '박 회장이 구체적이고 타당성 있는 컨소시엄 구성 방안을 제출하면 허용 여부 재논의' 안건을 전달했다.

그러나 박삼구 회장 측은 채권단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사전에 주주협의회에 안건 부의를 하지 않고 SPA를 체결한 것을 문제삼으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회장은 입장자료 등을 통해 "산업은행이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에 (박 회장은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없다는) 확약서를 발송하기 전에 (주주협의회에) 부의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미 절차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소송하겠다고 한 것이고, 매각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채권단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우리 측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절차적 하자에 대한 것"이라며 "법적 절차를 밟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에 부의된 안건은 주주협의회 의결권 기준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가결되는데 산업은행의 의결권이 32.2%여서 산업은행 한 곳만 반대해도 부결된다.

채권단은 부의 안건에 대한 회신 마감일을 24일로 정했지만, 마감 이후 제출하는 곳도 있어 다음주 초인 오는 27일쯤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 박삼구 요구 들어주면 더블스타 문제 제기 가능성…채권단 소송 피하기 힘들 듯

만약 채권단이 박 회장의 요구를 들어준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채권단이 박 회장 측에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 더블스타 컨소시엄이 문제제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우선매수권 양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박 회장 측의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면 매각 조건 변경 등을 이유로 더블스타가 소송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중국의 사드 보복과 '제2의 쌍용차 사태' 등을 거론하며 토종기업인 금호타이어를 중국 기업에 팔아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2004년 중국 상하이차에 인수됐으나 상하이차는 2009년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한국에서 철수해 이른바 '먹튀'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재인수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채권단이 컨소시엄을 허용한다해도 박 회장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 기업과 채권단간 법적다툼까지 예고되면서 금호타이어를 놓고 벌어지는 한-중 업체간 인수전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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