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오승환! 답답했던 마운드의 유일한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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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만전 9회 끝내기 위기서 압도적 호투…한국 연장전 승리의 발판 마련

한국 WBC 대표팀의 오승환 (자료사진 제공=KBO)

 


오승환은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내내 답답했던 한국 마운드의 '사이다'같은 존재였다. 오승환마저 없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끝판대장의 존재감은 놀라웠다.

오승환은 9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대만과의 A조 최종전에서 끝내기 실점 위기를 막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대표팀의 6번째 투수 이현승이 9회말 선두타자 쟝즈시엔에게 2루타를 얻어맞자 한국 벤치가 바빠졌다.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적시타라도 맞는 순간 패배였다. 1라운드 A조 최하위로 떨어질 위기였다.

투수가 이닝이 시작될 때 등판하는 것과 주자를 두고 등판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천지 차이다. 마무리 투수가 느끼는 긴장감이 최고조에 오르는 상황에서 오승환은 마운드를 향해 걸었다.

오승환의 강심장은 대단했다. 첫 타자 린즈셩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대표팀은 왼손타자 린이취엔을 고의4구로 내보내기로 했다. 어차피 끝내기 득점 주자가 2루에 있었기 때문에 오승환에게 1루 주자는 중요하지 않았다.

오승환은 호투를 이어갔다. 가오궈후이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천용지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6-0으로 앞서가다 8-8 동점을 허용해 답답함을 느꼈던 고척돔 홈 관중에게서 엄청난 함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오승환은 대회 내내 답답했던 대표팀 투수진 가운데 흔들림이 없었던 유일한 투수다.

오승환은 지난 6일 이스라엘과의 개막전에서 1-1 동점이던 8회 2사 만루 위기를 실점없이 막는 등 1⅓이닝동안 탈삼진 3개를 솎아내며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앞서 나왔던 투수들이 제구 난조에 시달렸고 구속도 평소답지 않았던 반면, 오승환은 최고 시속 150km의 빠른 공과 거침없는 승부로 팬들의 속을 시원하게 뚫어줬다.

그러나 오승환이 이스라엘 타선을 봉쇄한 사이 결승 득점이 나오지 않았고 결국 대표팀은 1-2로 졌다. 김인식 감독은 경기 후 오승환이 버틸 때 득점이 무산된 것에 대해 크게 아쉬워했다.

대만전은 달랐다.

오승환이 9회말 불을 끄자 팀 타선이 10회초 곧바로 응답했다. 1사 후 오재원과 손아섭이 연속 안타를 때려 1,3루 기회를 만들었고 양의지가 중견수 방면 깊숙한 희생플라이를 날려 3루주자 오재원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한국이 오랜 균형을 깨고 9-8로 앞서나간 순간이었다.

이어 김태균이 대타로 들어서 좌월 투런아치를 그렸다. 스코어는 11-8. 김태균이 오승환에게 3점이라는 넉넉한 점수차를 안겨줬다.

9회말에 13개의 공을 던진 오승환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10회말 다시 마운드에 섰다. KBO 리그를 평정한 뒤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이름을 날린 오승환은 이렇다 할 위기없이 대만의 마지막 희망을 꺾어버렸다.

한국은 국내에서 처음 열린 WBC 대회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승리를 챙겼다. 한국 야구는 A조 꼴찌를 면해 4년 후 대회에서 예선 라운드를 치러야 하는 처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나름 의미있는 승리의 대미를 오승환이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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