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태블릿PC 보도 심의에 일침 "행정력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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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일부 위원 퇴장으로 파행… 23일 전체회의로 넘겨

지난해 10월 24일 방송된 JTBC 뉴스룸 (사진='뉴스룸' 캡처)

 

초미의 관심사인 JTBC 태블릿 PC 보도 관련 심의가 이번에도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파행됐다. 야당 추천 위원 2명이 퇴장한 가운데, 이번 안건은 오는 23일 예정된 전체회의로 넘어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8일 오후 3시,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제8차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김성묵 방심위 부위원장, 이하 방송소위)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달 22일 의결보류됐던 JTBC 보도 4건(태블릿 PC 3건, 박근혜 대통령 미용 시술 의혹 보도 1건)에 대한 재논의가 이루어졌다. JTBC는 방심위 요청으로 각종 소명자료를 제출했고, 위원들은 이를 숙지한 상태로 회의에 참석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여야 추천 위원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했다. 애초에 태블릿 PC 보도 조작을 주장하며 심의 민원을 넣은 일부 극우세력의 압력으로 심의에 올라온 것 자체가 문제라는 입장과, 방송 내용의 틀린 부분을 심의하는 것은 방심위의 할 일이 맞다는 입장으로 갈렸다.

야당 추천 윤훈열 위원은 "행정력 낭비라고 생각한다. 우리(방심위)가 조사할 수 있는 능력 밖 범위에서 할 일도 있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재판 중인 사건이기도 하다"며 "일부 민원인들이 (방송회관을) 점거하고 농성하는 압력을 가한다고 해서 이 심의를 집중해서 하는 것 자체가 우리의 발목을 잡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번 JTBC 보도에 대한 심의를 하게 될 경우 '바람직하지 않은 전례'를 남기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윤 위원은 "(오늘 심의는) 오늘 하루로 끝나는 게 아니다. 새로운 4기 집행부가 생기면 저희들이 했었던 관행을 가지고 심의하기 때문에, 하나의 전례를 만드는 것"이라며 "JTBC가 제출한 자료를 검토해 보니 충분히 수용할 만했다. 오늘 재논의하게 되는 것에 상당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윤 위원은 "심의하는 것 자체가 방심위의 건정성과 건강성을 해치는 것"이라며 4시 38분쯤 퇴장했다.

장낙인 위원은 JTBC가 이번 건과 관련해 이미 방대한 양의 자료를 제출하고 소명했는데도, 여당 추천 위원들이 '의견진술'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간 방심위는 방송사 재허가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법정제재를 전제한 상태에서 의견진술을 해 왔기 때문이다.

장 위원은 "과거 이재명 시장 관련한 TV조선 보도 심의 당시에 고소가 진행 중인 사건이라고 해서 의결 보류를 했었다. 그렇다면 이것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얼마나 판단할 수 있겠느냐. 건건이 다른 잣대를 대는 상황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JTBC가 제출한 자료에 대한 소명을 원하는 것과 의견진술하는 것은 다르다. 여기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한 후 퇴장했다.

극우세력으로 구성된 JTBC 태블릿 PC 조작 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해 말부터 8일 오후 현재까지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김수정 기자)

 

반면, 여당 추천 함귀용 위원은 JTBC가 명예훼손 혐의로 변희재 씨를 고소한 고소장 내용에서 밝힌 태블릿 PC 입수경위와 JTBC 뉴스룸 보도내용이 달랐다며 '방송 내용에 대한 사실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맞섰다.

그는 "(작년) 10월 24일 뉴스룸 보도를 보면 데스크톱에 최순실 파일을 보여준다. (자료를) 가공했으면 그걸 얘기해줘야 한다고 본다"며 "(어떤 사실을) 소극적으로 고지하지 않는 것도 사기죄의 성립 요건"이라고 말했다.

하남신 위원은 "의견진술을 듣자고 해서 법정제재하자는 것이냐? 저는 절대 아니다. 다만 이것이 현실적으로 너무나 특별한 안건이 된 것이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어 있고, (방심위가) 안건으로 채택한 만큼 심의를 진행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JTBC 측에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소명 기회를 한 번 더 주고, 민원인 측에게는 의혹 해소 혹은 완화의 기회를 준다는 것"이라며 "언론과 대다수 일반인의 관심사인 것이 사실인 만큼, 상당수 국민의 알권리에도 부응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성묵 위원장은 "(방심위는) 합의제 기구인데 야당 위원들이 없는 데서 (결정)하는 것은 내키지 않는다. 의견진술을 들을지 여부를 전체회의에서 논의해보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방송소위는 JTBC 태블릿 PC 보도 3건에 대한 의견진술을 들을지 여부를 23일 전체회의에서 정하기로 결정했다. 박근혜 대통령 미용 시술 의혹 보도 1건에 대해서는 영상 전문가 집단과 공신력 있는 의료기관에 조작 여부를 문의하기로 했다.

앞서 JTBC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상을 밝히는 데 큰 기여를 한 '최순실의 태블릿 PC'를 입수, 지난해 10월 24일 첫 보도를 시작으로 잇따라 단독보도를 했다. 이후 극우세력이 주축이 된 'JTBC 태블릿 PC 조작 진상규명위원회'는 태블릿 PC 보도 등 JTBC 보도 4건이 방송심의규정 제14조(객관성)를 위반했다고 민원을 넣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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