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의 '사이다 돌직구'에 답답한 속이 뻥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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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구속 150km 강속구 앞세워 1⅓이닝 깔끔하게 처리

WBC 한국대표팀 오승환이 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 서울라운드' 개막전 이스라엘과의 경기 8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황진환 기자)

 


6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A조 1라운드 한국과 이스라엘의 개막전. 1-1로 팽팽하던 8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한국 덕아웃 앞으로 등번호 26번의 선수가 등장하자 갑자기 관중석에서 큰 함성이 터져나왔다.

'끝판대장' 오승환은 관중의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마운드에 올랐다.

국내 야구 팬이 한국에서 두 눈으로 직접 오승환의 투구를 지켜본 것은 지난 2013년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오승환은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위용을 떨쳤다.

오승환은 해외원정도박으로 파문을 일으켰고 KBO가 내린 징계를 아직 소화하지 않아 대표팀 합류 당시 여론의 반대가 적잖았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은 투구수 제한 때문에 어떤 대회보다도 마운드 운용이 중요한 WBC를 대비해 오승환을 안고 가는 강수를 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선발 장원준부터 시작돼 심창민, 차우찬, 원종현, 이현승, 임창민으로 이어진 한국 마운드는 7회까지 이스라엘을 1득점으로 묶었지만 지켜보는 팬의 마음은 답답했다. 계속된 제구 난조에 주자를 쌓다가 어렵게 이닝을 마무리할 때가 많았다.

오승환은 달랐다.

오승환은 유격수 스캇 버챔을 상대로 초구 시속 149km의 강속구를 뿌렸다. 헛스윙. 2구는 볼이었다. 그러나 150km의 강속구에 타자가 움츠러들만 했다. 이어 오승환은 148km짜리 강속구로 다시 버챔의 방망이를 헛돌렸고 바깥쪽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148km짜리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오승환의 압도적인 구위에 고척돔이 떠나갈듯한 함성으로 가득 찼다.

WBC 한국대표팀 오승환이 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 서울라운드' 개막전 이스라엘과의 경기 8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이스라엘 대표팀 버챔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황진환 기자)

 



오승환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샘 펄드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타이 켈리와 블레이크 게일런을 연거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때부터 갑자기 슬라이더 비중을 확 높여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특히 게일런에게는 슬라이더만 3개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오승환은 마지막 타자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9회를 마무리했다. 오승환은 1⅓이닝동안 탈삼진 3개를 솎아내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때까지 투구수는 20개. 투구수 30개를 넘기지 않았기 때문에 7일 네덜란드전 등판에도 문제가 없다.

한국 대표팀에서 유일한 메이저리거인 오승환은 지난해 중반부터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투수를 맡아 6승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오승환을 2017시즌 '티어(tier) 2등급' 마무리 투수라고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대표팀이 어떻게든 오승환을 합류시키려고 했던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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