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닮아가는 트럼프, 이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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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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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한달] 대선기간 사이버 부정 논란부터 정부유출 대응까지 판박이

기자회견 중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제공 영상 캡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미국 안보정책의 사령탑인 그가 백악관에 입성하기도 전에 주미 러시아 대사를 만나 대러시아 제재 해제를 논의한 사실이 워싱턴포스트에 의해 폭로됐다.

그렇지 않아도 취임 직전 러시아가 미국 민주당 이메일을 해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원을 등에 업고 당선됐다는 의혹을 받아온 트럼프였다. 워싱턴포스트 보도로 직격탄을 맞은 트럼프는 결국 마이클 플린이 자진 사임하도록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번에는 뉴욕타임즈가 전현직 정보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 해킹 사건을 수사 중인 미국 사법당국과 정보기관이 대선 1년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과 러시아 고위 정보기관 관계자가 반복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전화 통화기록을 확보했다고 폭로했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당성을 뒤흔들 수 있는 게이트급 사건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워싱턴포스트나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주류언론들을 가짜뉴스(fake news)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터무니없는 정보를 갖고 자신을 흔드는데만 여념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트럼프의 모습은 지난 2014년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한 이른바 ‘정윤회 문건’ 폭로 사건을 연상시킨다. 박근혜 대통령 주변의 문고리 권력의 실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정윤회 문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얘기들에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문건 자체를 폄하했다. 이른바 ‘가짜 뉴스’라는 것이다.

폭로된 내용이 근거 없는 가짜라고 대응하고 나선 점에서 트럼프와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이 서로 겹쳐진다.

2015년 1월 12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생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게다가 폭로된 내용보다는 유출 자체를 문제 삼는 것마저 똑같다. 박 대통령이 ‘문건 유출은 국기문란’이라며 문건 유출자에 대한 색출에 나서 결국 박관천 전 경정을 구속했다. 세간의 관심을 문건 내용에서 유출 행위 쪽으로 몰고 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16일 기자회견에서 “뉴스는 ‘가짜’지만 정보 유출은 ‘진짜’”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문제 같은 중요한 문제를 다룰 때 이런 일(유출)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되겠냐”며 “정보 유출은 범죄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보유출자 색출 수사 지시를 내린 것은 물론이다.

대선 기간 동안 부정이 발생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취임 초기부터 정당성에 큰 상처를 입었다는 점도 비슷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기간 국정원 댓글에 힘입어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트럼프 대통령도 대선 기간 러시아의 민주당 이메일 해킹으로 이득을 본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그런가하면 자신이 지명한 장관 내정자가 부적격 논란에 빠져 하차하는 등으로 행정부 구성이 지연되는 점마저 비슷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직후 김용준 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한만수, 김학의, 김종훈, 김병관 등 5명의 장차관 내정자가 국회 청문회 도중 하차했다. 결국 내각 구성이 완료되기까지 2달여의 기간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5일 퍼즈더 미 노동장관 내정자가 불법체류자 신분의 가사도우미를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 미 상원 인준 과정 도중에 낙마했다. 다른 장관 지명자들도 대부분 부적격 논란에 휩싸여 민주당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고, 심지어 부통령이 잠시 상원의원 자격으로 표결에 참가하는 변칙까지 동원하며 겨우 내각을 채우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취임 한 달이 지나도록 트럼프 행정부는 못 채운 빈자리가 수두룩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찌라시로 치부했던 정윤회 문건은 이후 최순실 사태가 터지면서 사실로 드러났다. 그리고 박 대통령은 이제 모든 권력이 박탈돼 탄핵 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뉴스로 치부하고 있는 러시아 커넥션은 어떻게 될 것인가. 러시아의 미 대선 해킹 사건 수사 결과에 따라 러시아 게이트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처럼 어디서 어떤 사건이 터질지 예측할 수도 없다. 백악관 전략 수석인 스티븐 배넌, 트럼프의 사위인 제라드 큐슈너 등 비선 실세의 이름도 벌써부터 오르내린다.

이미 영국의 도박사들은 트럼프가 탄핵될 가능성에 대한 베팅에 들어갔다. 이미 배당이 11대 10까지 내려갔다. 그만큼 탄핵 쪽에 거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뜻이다. 취임 초기는 박근혜 대통령과 유사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말로까지 박 대통령을 닮아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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