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매정지에서 발견된 비늘갑옷을 보존처리한 후 정면에서 촬영한 모습(사진=경주시 제공)
김유신 장군이 살았던 집으로 알려진 경주 교동 재매정지(財買井址)에서 통일신라시대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늘갑옷이 출토됐다.
통일신라시대의 갑옷이 실물자료로 확인된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어서 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경주시와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 간 경주 재매정지(사적 제246호)에 대한 발굴조사를 벌여 비늘갑옷을 발견한 뒤 이번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비늘갑옷은 길이 5~10cm, 너비 2~3cm 내외의 철판 700여 매로 이루어져 있다.
투구와 목가리개 등의 부속구가 동반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몸통부분에 해당하는 갑옷으로 학계는 분석하고 있다.
제작 시기는 함께 출토된 유물로 미루어 볼 때 7세기 이후로 추정되며, 10세기를 하한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출토된 갑옷은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으로, 통일신라 시기의 갑옷은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출토된 청동소찰의 일부를 제외하면 실물자료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토된 비늘갑옷의 뒷면 모습(사진=경주시 제공)
비늘갑옷(札甲)은 일정한 크기의 철판을 물고기 비늘모양으로 잘라 가죽끈(革紐)으로 결합해 만든 갑옷의 한 종류를 말한다.
신라문화연구원은 재매정지 유적 정비계획수립을 위해 2013년부터 2년 간 발굴조사를 벌이다 13호 구덩이에서 토기와 기와, 다른 금속유물 등과 함께 녹슨 덩어리 채로 비늘갑옷을 발견했다.
연구원은 그동안 유물 보존처리과정을 통해 통일신라시대 비늘갑옷 존재를 확인한 뒤 이번에 그림과 사진, 엑스레이 사진 등 상세한 내용을 공개했다.
함께 출토된 철제 자물쇠와 청동장식품, 불상의 광배 파편 등도 완전한 상태가 아닌 점으로 미뤄 파손되거나 쓸 수 없게 된 귀중품을 땅에 묻어 폐기한 것으로 조사단은 추정하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정밀한 고증과 기초연구를 거쳐 복원품을 제작하고 연구와 전시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신라 고취대 복원사업에도 이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