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당한 작전타임' 만약 오리온이 졌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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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는 겁니까' 오리온은 29일 전자랜드와 원정에서 4쿼터 종료 직전 작전타임이 불리지 않아 하마터면 연장 승부에서 질 뻔했다. 사진은 추일승 오리온 감독이 심판에게 항의하는 모습.(인천=KBL)

 

이번에는 본부석이 문제였다. 경기 막판 긴박한 승부처에서 작전 타임을 요청했지만 외면을 당하고 말았다. 하릴없이 경기는 진행됐고, 마지막 공격은 허무하게 끝났다.

29일 인천 전자랜드-고양 오리온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시즌 3차전 얘기다.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두 팀의 경기는 명승부였지만 미숙한 진행으로 오점이 남았다.

당초 오리온은 69-69 동점이 된 경기 종료 5.2초 전 작전타임을 쓸 수 있었다. 5.2초라면 충분히 득점을 위한 작전이 수행될 만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작전타임을 알리는 부저는 울리지 않았고, 오리온 선수들은 어쩔 수 없이 엔드라인에서 공격을 시도해야 했다.

만약 작전타임이 인정됐다면 오리온은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격을 시작할 수 있었다. 엔드라인이라면 드리블을 하든, 패스를 하든 공을 운반해야 할 시간이 그만큼 절약되는 이점이 있었다.

무엇보다 작전타임은 선수들이 약속된 패턴을 숙지한 채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줄 수 있었다. 감독과 코치진이 심혈을 기울여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거듭한 작전을 선택해 수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던 셈이다. 아무 작전 없이 공격을 전개하는 것보다 득점 확률이 배는 높아질 수 있었다.

하지만 오리온은 이런 기회가 차단된 채 어수선한 가운데 4쿼터 마지막 공격을 해야 했다. 할 수 있던 옵션이라고는 오데리언 바셋이 공을 치고 가다 던진 3점슛. 당연히 확률이 떨어지는 슛 셀렉션은 실패로 끝났다.

'와, 힘들게 이겼네' 오리온 선수들이 29일 전자랜드와 원정에서 연장 끝에 힘겹게 승리를 따낸 뒤 코트를 빠져나가는 모습.(인천=KBL)

 

추일승 감독을 비롯해 오리온 벤치는 강하게 항의했지만 이미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심판과 본부석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다행히 오리온은 연장에서 79-76으로 이겼다.

하지만 만약 오리온이 졌다면? 논란이 더욱 거세질 상황이었다. 오리온이 이겼다고 해도 심각한 문제다. 오리온으로서는 연장을 하지 않아도 됐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체력 부담이 있을 수 있고, 부상이라도 생겼다는 그 피해는 더욱 컸을 터였다.

더욱이 오리온은 이틀 뒤 서울 SK와 홈 경기를 치른다. 이날 승부는 KBL 최초로 오후 10시에 벌어지는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대결이다. 홈팀인 오리온이 각별히 공을 들인 행사다. 자칫 연장 승부의 후유증이 이날 중요한 경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기 후 추 감독은 "전자랜드가 득점을 하면 타임을 달라고 (본부석에) 요청했다"면서 "그런데 잊어버렸는지 부저가 울리지 않았다"고 상황을 돌아봤다. 오리온으로서는 억울할 수 있는 부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홈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 전자랜드 선수들로서도 난감한 상황이다.

오리온은 지난 7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종료 버저비터 슛을 넣은 상대 이정현의 트래블링 반칙이 인정되지 않아 졌다. KBL은 오심을 인정했다. 이밖에도 승부를 가른 결정적인 오심은 더러 있었다. 이번에는 심판이 아닌 본부석의 운영상 미숙함이 승패를 가를 뻔했다. 경기는 선수단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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