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험난한 노사교섭, 개별노조를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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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기획④]

울산CBS는 연말을 맞아 올 한해 울산을 뜨겁게 달궜던 주요 이슈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그 네 번째 순서로 경기 불황 속 험로의 연속이었던 울산노동계를 진단해본다.

2016 울산 연말 기획특집
① "울산은 불안하다" 끊이지 않는 대형참사
② 학생들에 미안하고 부끄러웠던 울산교육
③ 끝없는 불황…산업도시 울산의 '추락'
④ 갈수록 험난한 노사교섭, 개별노조를 넘다
계속


현대중공업 울산본사 전경.(사진=울산CBS 자료)

 

◇ 경영위기 속 구조조정, 희망퇴직 이어 분사까지

경기 불황 장기화에 노사관계는 험로의 연속이었다.

특히 최악의 수주 가뭄 등 조선업 침체는 올해 현대중공업 노사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희망퇴직에서 분사로 이어진 회사의 구조조정 방침에 노조는 파업으로 응수하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질대로 깊어졌다.

경영위기와 불안정한 대내외 경기 속에서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빅3 조선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인력과 설비 감축 요구가 그랬다.

때문에 회사는 채권은행에 제출한 3조5,000억 원의 경영개선 자구안 중 하나인 구조조정을 이행할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러면서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 등 6개 회사로 분사하고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주관 울산 노동자 총파업 대회와 거리행진이 지난 7월 20일 오후 태화강 둔치 일대에서 열렸다.(사진=울산CBS 반웅규 기자)

 

◇ "집안 만의 문제아냐"…동시파업 그리고 산별노조

현대중공업 노조는 더 이상의 구조조정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으로 3,500명 이상이 해고된 것으로 노조는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1,300명 해고에 이어 권오갑 사장이 약속한 구조조정 중단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데 조합원들의 불만이 크다.

회사의 계속된 희망퇴직 요구에 이어 지금은 분사를 통한 구조조정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이는 올해 임단협까지 영향을 줬다.

지난 5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12월 현재까지 65차례가 넘은 교섭은 계속 진행중이며, 일단 연내 타결은 실패한 상황이다.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7월 19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시파업에 따른 공동 입장을 밝혔다.(사진=울산CBS 반웅규 기자)

 

교섭과정에 새 기록도 많았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노조가 지난 7월15일 나란히 합법 파업권을 얻었다.

이어 나흘 뒤 23년만에 처음으로 동시파업을 했다.

두 회사 노조가 같은 날 파업한 것은 지난 1993년 현대그룹노조총연맹(현총련) 시절 연대파업 이후 처음이다.

동시파업은 회사 측에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한편, 현 정부의 노동정책 폐기와 조선업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기 위함이었다.

현대차 노조는 올 한 해 24차례 부분 또는 전면 파업을 하고 12차례 주말특근을 거부했다.

회사 측은 14만여 대를 생산하지 못해 3조1천억 원 상당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고 했다.

생산 차질액 규모로는 노조 창립 이래 최대치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피크제와 임금 인상폭 문제를 놓고 2차 잠정합의안 마련이라는 우여곡절 끝에 교섭타결을 이뤄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2년 만에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노조는 지난 22일 전체 조합원 1만4,440명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를 통해 금속노조 가입을 가결시켰다.

개별 기업노조로는 지금의 구조조정 문제 해결이 어렵고 회사 분사 속에서 노동자들의 권익을 제대로 보장받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때문에 올 여름 동시파업에 이어 연말 현대차 노조와 '금속노조' 라는 한 배를 타게 된 현대중공업 노조의 향방에 노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0월 14일 울주군 온산읍 한국석유공사 울산지사 비축기지 지하화 공사 현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사진=울산시소방본부 제공)

 

◇ 구조조정, 안전불감증…끊이지 않는 산재사고

현대중공업의 대량해고와 구조조정 속에서 올해 산업재해로 숨진 노동자가 10명에 달했다.

급기야 보통의 사업장에서 1년에 한 번도 힘든 특별감독을 현대중공업은 두 번이 받는 불명예를 얻었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 달 현대중공업에 대한 안전보건 특별감독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178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중 145건이 사법처리 되고 과태료 8억8천 만원이 부과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4년을 시작으로 매년 특별감독을 받고 있다.

올해도 안전불감증에 의한 산업재해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6월, 울산시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고려아연 2공장에서 황산 누출사고가 발생해 협력업체 노동자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고려아연에선 지난 10월에도 트럭에 실린 철근을 옮기다 크레인이 넘어져 협력업체 노동자가 다치기도 했다.

지난 10월 14일에는 한국석유공사 울산지사 석유비축기지 지하화 공사현장에서 폐송유관 폭발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송유관에서 청소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노동자 2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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