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녹십자서 '태반주사' '마늘주사' 대량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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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만 원장 옮긴 뒤 2년간 2천만원어치 사들여…靑 "직원용 구매" 해명

 

청와대가 제약업체인 녹십자로부터 최근 2년간 '태반주사' '감초주사' 마늘주사' 등 2천만원어치의 약품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차움의원에서 박 대통령의 주사제를 최순실·순득 자매에게 대리 처방해준 김상만(54) 원장이 녹십자아이메드병원으로 옮긴 이후에 집중 구매가 이뤄진 것이어서 의혹은 한층 커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는 2014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녹십자와 녹십자웰빙이 제조 또는 수입한 의약품 10종을 31회에 걸쳐 구매했다.

구입 당사자는 '대통령실' 또는 '대통령경호실'로, 구매 가격은 2026만 9천원에 이른다.

청와대가 사들인 약품 가운데는 '태반주사'로 불리는 라이넥주, '감초주사'로 불리는 히시파겐씨주, '마늘주사'로 불리는 푸르설타민주 등이 포함됐다.

청와대는 잔주름 개선이나 피로 해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라이넥주를 지난해 4·11·12월 등 3회에 걸쳐 50개씩 모두 150개를 사들였다. 개당 2㎖씩 300㎖에 이르는 용량이다.

만성 간질환이나 만성피로 환자 해독제 등으로 쓰는 히시파겐씨주는 지난해 4월과 올해 6월에 50개씩 100개, 2천㎖ 용량을 구매했다. 노화방지와 만성피로 해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푸르설타민주는 2014년 11월 50개, 총 500㎖ 용량을 구입했다.

청와대는 또 중증감염증이나 혈액질환에 쓰이는 면역제인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도 지난해 11월과 올해 3·6·8월 등 4회에 걸쳐 11개를 구입했다.

이를 두고 의료계에서는 "의학적으로 효능이 확인되지도 않은 데다, 지나치게 많은 용량을 구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가려움증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논란이 일자,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공식적으로 위촉된 청와대 주치의와 자문단, 의무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구매했다"며 "경호원 등 청와대 전 근무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가 의문의 약품들을 구매하기 시작한 시기는 김상만 원장이 차움의원을 그만둔 뒤 녹십자아이메드병원으로 옮긴 2014년 3월과 일치한다.

김 원장은 지난 2010년부터 차움의원에서 최씨 자매는 물론 박 대통령을 진료해왔으며, 2013년 8월엔 당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대통령 자문의'로 위촉됐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역대 주치의들은 김 원장의 자문의 위촉이나 대통령 진료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당국의 차움의원 진료기록부 조사에서는 김 원장이 최씨 자매 이름으로 박 대통령의 주사제를 처방한 뒤 청와대나 안가로 가져가 투여하는가 하면, 2급 기밀에 해당하는 박 대통령의 혈액을 청와대 외부로 반출해 검사한 사실도 드러났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8일 김 원장과 차움의원을 검찰에 고발했으며, 김 원장은 21일 녹십자재단에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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