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 철학자 김기현의 '현대인을 위한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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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주역, 우리 삶을 말하다 上·下'

 

"뇌성에 마음이 아뜩하여 눈을 두리번거린다.
일에 나서면 낭패를 당할 것이다.
벼락이 내 몸에 와 닿기 전 미리부터 살피면 피해가 없으리라.
혼사를 추진하면 비난을 들을 것이다.
- 주역 下 51. 흔들림과 거듭남: 진震 괘 효사 상육

'주역, 우리 삶을 말하다' 저자의 해설은 이렇다. 우리는 어떻게든 '나' 의식을 버려야 한다. 그서은 평소 '벼락이 내 몸에 미치기 전', 즉 충격적인 일을 당하기 전에 일상생활에서 대소사에서 자기중심적 생각이나 사리사용 등 '나' 의식의 발동 여부를 부단히 성찰하고 '극기'의 수행을 함으로써만 얻을 수 있다. 그 자리에서 세상만사를 섭리의 차원에서, 또는 신의 눈빛으로 내려다보는 노력은 이러한 자기 성찰과 수행에 커다란 도움을 줄 것이다.

'주역'은 만물의 변화 원리가 담겨 있으며, 그것을 인생에 적용할 수 있는 책이지만 오경 중에 가장 어려운 책으로도 알려져 있다.

유교 철학을 연구한 학자 김기현이 주역을 궁구窮究한 정수를 바탕으로 오늘날에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주역서 '주역, 우리 삶을 말하다'를 저술했다. 저자 김기현은 현대적 사고 문법과 생활 감각에 맞추어 주역에 오늘날의 옷을 입혀 낸다. 64괘의 의미를 하나하나 풀어내면서도 자칫 고루할 수 있는 해설을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현실에서 마주치는 위기를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갈 지혜와 실천의 지침을 전한다.

'주역'은 본래 이론서가 아니라, 각종 시공간적 상황을 설정하여 그것에 알맞게 처사하는 지혜를 일러 주는 책이다. 독자는 각자 당면한 문제에 따라 어느 한두 개의 괘만 읽어도 실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괘들이 유기적이고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음을 알고 읽어 나가면 자신의 철학과 지혜를 더욱 계발할 수도 있다. 이 책은 현대적 사고 문법과 생활 감각에 맞추어 '주역'을 재해석하고자 했다.

'주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괘효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 먼저 괘는 기본적으로 두 개의 부호, 즉 ­­와 ―로 조직되어 있다. 전자를 음효, 후자를 양효라 부른다. 여기에는 세계와 삶에 관한 기본 관념이 내포되어 있다. 세상만사는 상반적인 두 힘(성질)의 상호 작용에 의해 생성 변화한다는 생각이다. '주역'의 괘효(사)는 이러한 음양 사상을 자연 현상과 삶의 모든 상황에서 능숙하게, 자유자재로 응용하고 있다.-책 속에서

'주역'은 상하(上下)의 두 경(經)과 십익(十翼)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두 경은 괘효(卦爻) 및 괘사(卦辭)와 효사(爻辭)로 구성되어 있다. 8괘(八卦)는 전설상의 인물인 복희씨(伏羲氏)가 점을 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었고, 문왕이 그것들을 중첩시켜(8×8=64) 64괘로 발전시키고는 거기에 담긴 상징적 의미를 글(괘사 또는 단사(彖辭))로 덧붙였으며, 문왕의 아들인 주공(周公)이 384개의 효(爻, 하나의 괘는 여섯 효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64×6=384가 된다.) 각각에 역시 글(효사)을 달았다는 것이다. 십익이란 「단전(彖傳)」 상하(上下), 「상전(象傳)」 상하, 「계사전(繫辭傳)」 상하, 「문언전(文言傳)」, 「설괘전(說卦傳)」, 「서괘전(序卦傳)」, 「잡괘전(雜卦傳)」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괘효의 원리와 순서, 그 철학적 함축 등을 밝힌 공자의 작품으로 알려져 왔는데, 오늘날 학자들은 그것을 후인들의 가필로 간주한다. 저자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따라 그것을 공자의 글로 인용하고 있다.

책의 체제는 다음과 같다. 먼저 64괘 각각의 주제를 내걸어 설명한 뒤에 괘사와, 한 괘의 전체적 상징을 말한 괘상(卦象), 그리고 각괘의 효사를 순서대로 해설한다. 64개의 괘는 인간이 처하게 되는 갖은 상황을 상징하고, 괘사는 괘가 상징하는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진단을 말하며 괘효사를 통해 의리義理를 파악해 낸다. 이 과정에서 십익의 글들을 모두 번역하지는 않고, 괘효의 함의를 풀어내고 심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위주로 인용하였다.

전통적으로 '주역'을 해석(연구)하는 데에는 대체로 두 가지 방법이 동원되었다. 이른바 상수역(象數易)과 의리역(義理易)이다. 역학사에서 상수역은 우주 운행의 변화에 주목하고, 의리역은 인간 삶의 철학과 역사의 변화에 주목한다. 저자는 괘효사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한정시킴으로써 그 풍부한 상징성을 빈약하게 할 수 있다는 데 의리역의 약점이 있음에도, 괘효사에 담긴 삶의 철학과 지혜를 찾고자 의리역의 관점에서 글을 전개하고 있다. 구체적인 현실에서 읽는 이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는 실천적 처세의 지혜를 찾기 위함이다. 즉 이 책은 '주역'의 내용을 객관적으로 고증하거나 뜻풀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 시대, 오늘을 살고 있는 삶의 정신으로 재해석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공자와 정이천, 다산의 주 등에서 현시대에 통할 구절들을 뽑아 적절히 배치하는 한편, 동양고전이나 문학뿐 아니라 현대 서양의 문헌에서도 관련될 만한 구절들을 뽑아 망라해 지혜의 책에 오늘날의 생명을 불어넣고자 했다.

저자 김기현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방문교수를 지내고, 전북대학교 대학원장을 역임했으며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기현 지음 | 민음사 | 각 656,676쪽 | 각 권 2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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