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자본시장법 개정 시급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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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사진=부산CBS)

 

최경수 한국거래소(KRX) 이사장은 22일 부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하루 전날인 21일 임기를 불과 8일 남겨 놓은 시점에 야당 의원들을 만나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통과시키는 데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 거래소 구조개편 선결과제인 자본시장법 개정이 '지주회사 본사 부산 명기' 논란으로 늦어지면 안 된다며 자본시장법 개정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연임 포기의사를 밝힌 바 있는 최 이사장은 "임기 3년 내에 자본시장법을 개정하고 IPO(기업공개)까지 마무리하고 싶었다"며 아쉬운 마음을 표현했다.

최 이사장은 그러나 "본사 소재 관련 조항이 애매모호하다는 부산상공회의소와 시민단체 등 지역 여론은 거래소 본사 부산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제기된 것으로 더이상 본사 소재 논란으로 법 개정이 늦어지지 않고 이번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세계 주요 거래소들은 이미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고 적극적인 IPO에 나섰다. 일본거래소는 2013년 도쿄거래소와 오사카거래소가 합병한 뒤 상장했다.

싱가포르거래소(SGX), 런던증권거래소(LSE), 뉴욕증권거래소(NYSE), 호주거래소(ASX)가 이미 2007년 이전에 지주회사 형태로 조직을 개편했다.

전 세계 거래소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인수합병(M&A), 시장간 연계 제휴를 통해 글로벌 거래체제 구현에 나서면서 무한경쟁의 시대가 열렸다.

대륙간거래소(ICE)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거래소로 도약하는 한편 주식 파생상품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했다.

또 NYSE와 유럽 최대 증권거래소인 유로넥스트(Euronext)(2007년), 나스닥과 OMX(2008년) 등 지역적 한계 극복을 위한 미국-유럽 대형거래소간 합병이 성사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일본이 2013년 도쿄와 오사카 거래소 통합, 지주사 개편과 IPO를 마치면서 아시아에서는 한국만이 남았다며 치열해지는 전 세계 거래소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올해 거래소가 통합된 이후 중단된 지주사 개편과 IPO를 빠른 시일 안에 마쳐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최경수 이사장과 일문 일답.

◇ 20대 국회 자본시장법 통과 전망과 향후 추진계획은?

= 2016년 7월 8일 거래소 구조개편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최근 다시 발의됐고 20대 국회에서 심의·통과를 앞두고 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는 법안의 본질적 내용과 무관한 일부 쟁점 즉 본사소재와 공익기금 등으로 안타깝게도 통과되지 못했다.

그러나 여야 모두 거래소 구조개편의 취지에 동감하고 있고 자본시장의 백년대계를 함께 걱정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연내에 반드시 법 개정안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

임기 마지막까지 여야 의원 및 이해 관계자 설득 등 자본시장법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힘을 쏟을 것이다.

모쪼록 부산 지역의 정치권을 포함한 시민 여러분들께서 부산과 거래소의 발전을 위해 자본시장법 통과에 힘을 보태주시길 부탁드린다.

자본시장법이 통과되면 신속히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내년 중에 IPO를 추진하여 명실공히 글로벌 경쟁이 가능한 체제를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자회사별 경쟁력 제고와 함께 파생상품 등 관련 사업을 다각화하고 인덱스자회사 등 신규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을 것이다.

◇ 법이 통과되면 부산에는 지주회사와 파생상품만 남고 나머지 기능은 서울에 본사를 두게 돼 부산에는 껍데기만 남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 지주회사는 현재 경영지원본부와 동일한 기능(인사·총무·홍보 등 경영관리 및 IT 등)을 수행하되 오히려 현행 경영지원본부 기능과 각 자회사의 Back-Office 기능을 통합한 보다 강력한 컨트롤타워 기능을 통해 자회사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한다.

현재 경영지원본부는 코스피, 코스닥 등 여타 사업부와 대등한 내부 사업부에 불과하여 조직 전체의 컨트롤타워 기능에 한계가 있다.

반면에 지주회사로 전환하게 되면 자회사에 대한 경영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법적인 권한이 보장되고 지배구조상 자회사의 상위기관으로 강력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 지주회사 전환 이후에는 어떤 변화가 있나?

= 지주회사, 파생상품거래소 및 청산회사 이외에도 향후 성장성 있는 금, 석유, 탄소, 정보사업, 인덱스, TR 등 신사업을 수행하는 신규 자회사들이 부산에 설립될 것이다.

글로벌 거래소산업에서 성장산업은 서울에 소재하는 증권시장보다는 파생상품, CCP, 일반상품, 정보사업 등이다.

이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 영역은 현재 모두 부산의 경영지원본부와 파생상품시장본부에서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구조개편 이후 지주회사 뿐 아니라 일반상품과 장내외 청산, 인덱스, 해양파생 등을 담당하는 다양한 자회사가 부산에 설립되어 부산의 금융인프라가 대폭 확충될 것으로 전망한다.

◇ 본사 소재지 규정 중 '파생상품시장 등'이란 표현이 들어가면서 꼭 부산이 아니어도 된다는 여지가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 지주회사 본점을 부산으로 직접 규정할 경우 위헌 소지가 있어 ‘파생상품시장 등 자본시장에 특화된 지역’으로 불가피하게 수정했다.

'파생상품시장 등 자본시장'은 파생상품시장 이외에 해양금융 및 금, 탄소, 석유 등 상품시장을 포함한다는 것이고 '특화된 지역'은 파생특화금융중심지로 지정된 부산 밖에 없으며 다른 지역이 추가로 지정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파생상품시장 등 자본시장에 특화된 지역'은 '부산광역시'로 직접적으로 명기하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논란이 된다면 국회 논의 과정에서 ‘파생상품시장 등’의 표현이 정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려하는 거래소지주회사의 부산 소재와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중삼중의 안전장치가 마련될 것이다.

① 앞서 말한 것처럼 사실상 부산을 의미하는 표현을 법안에 반영한다.

② 거래소지주회사의 정관에 본사를 '부산광역시'로 명기하고 정관 변경시에는 금융위의 승인을 받도록 하여 정부가 감독한다.

③ 현재의 막대한 본사 인프라 투자 외에 CCP, 일반상품, 정보, 인덱스 자회사 등을 설립할 경우 본사 이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 지주회사 전환 이후 오히려 부산의 글로벌 금융도시 위상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일부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한 KRX의 입장은?

= KRX가 지주회사로 전환하게 되면 앞서 강력한 컨트롤타워 기능을 갖는 지주회사와 파생상품거래소 및 청산회사 이외에 향후 성장성 있는 정보사업, 인덱스, TR, 해양금융, 일반상품 등 신사업을 수행하는 다양한 신규 자회사들이 이곳 부산에 설립되기 때문에 부산의 금융도시 위상은 오히려 더욱 강화될 것이다.

특히 부산이 글로벌 파생금융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파생상품시장 이외에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이 되는 금, 석유, 탄소 등 현물시장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또 거래소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다양한 파생관련 상품시장 자회사들이 설립돼 글로벌 파생거래소들과 경쟁이 가능하게 되고 부산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질 것이다.

거래소는 부산을 시카고(CME), 싱가폴(SGX), 프랑크푸르트(Eurex)에 버금가는 국제 금융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지주회사 전환(‘01년) 및 IPO(’02년) 이후 시카고를 세계 파생금융시장의 심장으로 성장시키고 세계 최대 파생상품거래소로 성장하여 시카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것을 본보기로 삼아 이번 거래소 구조개편을 통해 부산의 금융도시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지주회사 전환이 자본시장 선진화에 대한 필수 조건이냐는 논란도 있고 토론회 등 견 수렴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 민간기업 형태의 거래소들이 주도하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KRX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주회사 전환과 IPO가 절실하다.

90년대 이후, 자본이동의 자유화와 금융IT의 발달로 역내 독점장벽이 와해되고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각국 거래소들은 지주회사 전환 및 IPO를 통해 고객 중심의 민간 서비스기관으로 변모하여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자본시장은 ICE․NASDAQ(미), LSE(영), DB(독), JPX(일), HKEx(홍) 등 상장 지주회사 형태의 거래소들이 주도하고 있다.

상장 지주회사 거래소들이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5개 거래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상당수의 신흥 거래소들도 상장 지주회사 형태를 도입하고 있다.

반면에 KRX는 유동성 이탈* 등 글로벌 경쟁압력이 날로 증가하는 상황임에도 단일법인 체제에 머물러 있다.

이런 낙후된 구조로는 시장 관리 운영에 급급하고 글로벌화나 사업 다각화 추진이 어려워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하여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지주회사 전환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최적의 방안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 유동성 이탈: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투자는 221% 급증('11년 $24.9억→'14년 $79.9억), 해외 지수파생거래도 533% 급증('11년 $36억→'14년 $228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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