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강진] '가만히 있으라?'…지하철, 학교 등 지진 안전 대책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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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의 지진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시민들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안전이 제일 우선적으로 지켜져야 할 학교나 지하철에서는 학생 대피나 운행 정지 등 안전 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지하철 1, 2, 3호선은 지난 12일 지진에도 모두 정상 운행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 지하철 1, 2호선만 지진 발생 당시 잠시 서행했을 뿐, 지상 11m 높이의 교각에 설치된 3호선 모노레일은 흔들리는 속에서도 정상 운행을 강행했다.

역 구내 안내 방송으로 지진 발생 사실만 알렸을 뿐이다.

KTX가 지진 발생 매뉴얼에 따라 잠시 정차한 뒤 서행했고 부산 지하철도 즉각 운행을 정지했던 것과는 비교가 된다.

대구도시철도 관계자는 "3호선에 설치된 지진 감지기에는 규모 2.1과 2.6으로 기록돼 서행 운전 기준인 3.5와 운행정지 기준인 4.5를 크게 밑돌아 정상 운행했고 안전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일선 학교도 마찬가지다.

지진이 발생한 시각 대구·경북지역 대부분의 고교는 야간 자율 학습 중이었다.

학교에 남아있던 학생 대부분은 지진 발생 때 별다른 대피 안내 없이 그대로 교실에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부모들의 안부 전화가 빗발치자 대구시교육청이 오후 9시가 넘어서야 야간 자율학습 중단 조치를 내리고 학생들을 귀가시키기 시작했을 뿐이다.

경북도교육청은 아예 학교장 판단에 맡겨뒀다.

피해가 가장 심한 경주지역 고교 20곳은 즉각 귀가 조치를 시켰지만, 다른 시군에서는 대피는커녕 계속 교실에 남아 야간 자율학습을 한 곳도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경북지역 상당수 학교 건물은 내진 설계가 돼 있지 않은 노후 건물들로 학생들은 그대로 교실에 머물게 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의 '40년 이상 경과 노후 학교건물 현황' 자료를 보면, 대구와 경북지역 학교 건물 가운데 지어진 지 40년 이상된 노후 건물이 각각 99개교와 529개교에 달할 정도로 지진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재난 대비 훈련 때 지진이 발생하면 곧바로 운동장으로 대피하도록 교육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취약 시간인 야간에 발생했고 규모도 상상했던 것보다 커 학교에서 당황해 제대로 이를 따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더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매뉴얼에 따른 대피 교육을 보다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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