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 저희는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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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규어 프로젝트⑤] 박물관에 피규어를 전달하다

역사의 산 증인을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어디에 계시더라도 우리가 할머니를 기억하고 떠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가해자가 진실된 마음으로 사과하는 그 날이 올 때까지 할머니의 시간을 붙들어두고 싶습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위안부' 할머니의 시간을 붙잡고 싶습니다
② "여러분 보세요. 역사의 산 증인 이용수가 있습니다"
③ "일본 사과 받아야 편하게 갈 수 있을텐데…"
④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웃었습니다"
"위안부 할머니, 저희는 잊지 않겠습니다"




◇ 할머니들이 가장 불안해하고 아쉬워하는 것

서울 마포구에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 뛰고 있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가 있다. 1990년 창립된 정대협은 김학순 할머니의 최초 증언 이후 1992년 1월부터 지금까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이하 수요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정대협을 이끄는 것은 윤미향 공동대표다. 지난 1992년부터 전쟁피해여성 인권문제에 발벗고 나선 그녀에게 수요집회와 정대협 활동은 삶이 전부가 된 지 오래다.

"할머니들이 가장 불안해하고 아쉬워하는 것은 바로 '기억'입니다"

윤미향 정대협 공동대표. (사진=김세준 기자)

 

윤미향 대표는 길원옥·이용수 할머니의 피규어를 전달하기 위해 정대협을 방문한 취재진에게 그간 마음속에 담고 있던 이야기들을 꺼내놓았다.

"우리는 지난 25년간 피해자 할머니들과 함께 1965년 체결된 한일협정의 견고함을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제 겨우 그 장벽을 부수고 넘을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지난 12월 발표된 한일 정부간 합의안 때문에 어머어마한 장벽이 우리를 다시 가로막는 형국이 돼버렸습니다"

윤 대표는 CBS노컷뉴스의 '위안부 할머니 피규어 제작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살아계신 이분들의 삶 자체는 역사이고 증거입니다. 하지만 할머니들께서는 남들처럼 평범한 가정과 가족을 갖지 못한 경우가 많고 그래서 돌아가시면 자신의 삶도 동시에 없어지는 것이 아닌지 늘 불안해하십니다. 그런 할머니들께 누군가 기억해 줄 수 있는 무언가를 남기는 것은 큰 위로가 될 겁니다"

주먹을 굳게 쥔 소녀상. (사진=자료사진)

 

깊은 수렁에 빠진 것 같은, 어머어마한 장벽이 생긴 것 같은 작금의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걸림돌을 제거하는 방법은 한가지뿐입니다. 12월 28일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요. 이 합의는 무효라는 것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내야 합니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더 막으면 막을수록 우리는 세계 각지에 더 알리고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윤미향 대표와 이야기를 마친 뒤 길원옥·이용수 할머니 모형을 기증하기 위해 정대협 옆에 있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에 기증된 두 할머니의 피규어. (사진=김세준 기자)

 

이곳은 피해 할머니들이 겪었던 역사를 전시하고, 기억하기 위한 공간으로 마련됐다.

현재 박물관은 김선실 관장(정대협 공동대표)이 맡아 운영하고 있다. 피규어를 전달받은 김선실 관장은 실물과 똑같은 모형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신기해했다.

"할머니의 모습을 꼭 닮은 피규어는 '소녀상'과 다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할머니의 모습을 피규어로 만들어 박물관에 전시한다면 관람객들도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네요"

약 두 달간 쉼 없이 달려온 '위안부' 할머니를 피규어로 만들다 프로젝트.

길원옥·이용수 할머니께서는 다행히 건강이 허락돼 피규어 프로젝트에 참여했지만 여건이 좋지 않은 42분의 할머니가 우리 곁에 생존해 계신다.

우리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끝까지 기록할 것이기에 이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잊지 않고 기록하겠습니다"

돌아가신 할머니들의 이름이 담긴 박물관 내 추모 공간. (사진=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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