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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때 심판하자더니…한노총, 무더기 새누리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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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심판론' 결의무색…사무총장 등 전·현 간부 7명 새누리 비례대표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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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관련법 개정을 강행하는 정부·여당에 대해 '총선 심판 투쟁'을 결의했던 한국노총에서 현직 임원들이 새누리당에 비례 대표 공천을 신청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노총 현직 임원 가운데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공천 신청한 것으로 확인된 이들은 이병균 사무총장과 김주익 수석부위원장, 임이자 여성담당 부위원장 등 3명으로, 이 외에도 4명 이상의 전직 임원들도 여당행을 선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노조 2인자' 사무총장도 여당행… "새누리당 심판론? 말한 적 없다"

앞서 2012년 4.11 총선에서도 새누리당 비례 대표 공천을 신청했던 임이자 부위원장은 "노총 임원이기 때문에 지침이 정해지면 따르는 게 맞지만, 나는 규약과 상관없는 비상근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병균 사무총장은 한걸음 더 나아가 "조직의 상황 추이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사무총장 직함을 가져갈 생각은 없다. (비례후보와 사무총장) 두 가지를 같이 가지 않고 정리하겠다"며 사무총장직 사퇴 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의원대회에서 결의한 한국노총의 '총선 심판론'과 현직 사무총장의 처신이 상충된다는 지적에는 애초 '새누리당 심판론'을 내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사무총장은 "'새누리당' 심판이 아니라 반노동자정당 심판 및 친노동자 후보 지원으로 두리뭉실하게 결정한 것"이라며 "한국노총은 여야 어느 당이든 가서 일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100만 조직원의 정치적 스펙트럼이 다양한데 어느 한 쪽으로 몰아서 말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제 주변에서는 열심히 일하라는 격려도 많이 받았고, 150여명에게 추천서도 받았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 총선 심판론 '흔들'… 4년 전 내분 되풀이되나

앞서 한국노총은 정부가 양대지침 발표를 강행하자 노사정 대타협 파기를 선언하며 노정 간 '전면전'에 돌입하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이어 불과 3주 전인 지난달 24일, 한국노총은 정기대의원대회에서 '4.13 총선 결의문'을 발표하고 "반노동자당 심판투쟁으로 집권 여당의 일방적 노동법 개악 추진을 분쇄하고 1900만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나가자"고 다짐했다.

히지만 위 결의문을 낭독한 김동만 위원장과 나란히 선출돼 노조의 실무를 맡던 사무총장까지 여당행에 나서면서 한국노총의 '총선 심판론'은 빛을 잃게 됐다.

한국노총 내부는 벌집을 쑤신 꼴이다. 이미 한국노총과 각 지부 홈페이지의 게시판과 현장 조직에서는 여당행을 택한 임원들에 대해 "조직을 떠나라"는 반대 입장과 "너부터 떠나라"는 옹호 입장이 맞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2년 4.11 총선 무렵 이용득 당시 한국노총 위원장이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 파기에 이어 민주통합당에 참여했다가 보수파의 반격으로 사퇴했던 내분을 이번 총선에서도 입장을 바꿔 재연하는 셈이다.

◇해프닝 넘어 일파만파… 한국노총, 대응책 마련에 고심

타격을 입은 것은 한국노총의 총선 대응 전략만이 아니다. 이 사무총장은 "김 위원장과도 어느 정도 얘기가 됐다"고 설명했지만, 김 위원장의 리더십도 위기를 피할 수 없다.

심지어 이 사무총장과 김 수석부위원장은 지난해 노사정 합의 과정을 진두지휘했던 인물들인만큼, 여당행을 염두에 두고 타협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갑작스러운 공천 신청에 애먼 곳에 불똥이 튀기도 한다.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을 맡고 있는 이 사무총장이 실제 공천을 받아 비례대표로 나선다면, 당장 오는 6월 열릴 최저임금위 심의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익명의 한 민주노총 관계자는 "비단 한국노총 뿐 아니라 저임금 노동자 삶까지 책임져야 할 노조 대표라면 좀 더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총선 투쟁'에 나서기도 전에 모양새를 구긴 한국노총은 15일 현재 내부 협의를 진행하며 공식 대응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 강훈중 대변인은 "우리가 대의원대회에서 반노동자정당 심판을 결의했는데, 뭐라 얘기해야 할지 당혹스럽고 할 말도 없다"며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본인들과 현장의 판단이 있을 것으로 보고, 공식적인 논의는 아직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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