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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을 성범죄에 주로 사용되는 마약인 이른바 '물뽕'(GHB)으로 속여 판매한 상근예비역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GHB는 여성이 술과 함꼐 마시면 최음 효과를 일으키며 의식을 잃어 미국에서는 '데이트 강간 마약'(Date Rape Drug)이라고 불린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가짜 GHB을 판매한 혐의로 상근예비역 최 모(25) 병장을 검거에 군 헌병대로 인계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 병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게시판에 무작위로 광고글을 올려 가짜 GHB 1통(10cc)를 15~40만원에 팔아 9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최 병장은 이 GHB의 특징이 무색·무취인 점을 노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최 병장은 경찰에서 "호기심에 GHB를 구하려다가 특징을 보고 수돗물을 넣어서 팔면 돈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병장은 대포폰으로 연락받은 구매자들에게 판매대금을 후불로 지불하게 하는 방법으로 안심시킨 뒤 대포통장으로 수금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 병장은 또 효과가 없다는 항의를 받으면 구매자에게 1통을 더 보내주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렇게 최 병장에게 GHB를 구매한 이들은 회사원, 자영업자, 대학생 등 신분도 다양했다.
가짜 마약을 산 구매자들도 처벌받게 됐다. 경찰은 온라인에서 가짜 GHB를 구입한 박 모(45)씨 등 74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오프라인에서 구매한 황 모(37)씨 등 31명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짜 GHB가 실제 마약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진짜 마약인 줄 알고 구입했으면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동일한 수법을 사용한 GHB 사기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가짜 GHB의 정확한 성분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