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일선 경찰서 "이렇게 먹고 일할 수 있겠나?"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수년째 같은 식단, 부실 그자체"…영양사 단 한곳도 없어
직원이 임의로 식단 정해, 영양 불균형 위생상 문제도 발생

◈ 일선 경찰서 식당 '수년째' 같은 식단 반복

1

 

부산지역 일선 구군에 있는 15개 경찰서 식당에 영양사가 단 한곳도 고용돼 있지 않아 전의경과 직원 · 인근 주민들이 부실한 식단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반면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 일선 경찰서는 자체적으로 영양사를 고용하거나 외부 영양사를 통해 식단을 제공받고 있어 부산경찰이 식당운영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치와 콩나물, 멸치만 달랑 나온 모 경찰서 식사 메뉴.

해당 경찰서 직원 A(41)씨는 "경찰서에서 아침을 먹을 때면 마치 풀만 먹는 토끼가 된 것 같다"면서 "계란 하나가 나오면 그건 황제식단"이라고 하소연했다.

단돈 2천5백 원에 먹는 식사라 이렇다 할 푸념은 못하지만, 식단이 해도 너무하다는 직원들과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가끔 경찰서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박은지(21)씨는 "김치와 나물 정도 나오는 식사를 2천 5백 원이나 주고 먹기에는 아깝다"면서 "전의경이나 경찰이 이렇게 밥을 먹고 일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다른 경찰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칼로리와 영양분배 등을 최소한이라도 고려하기는커녕, 전 날 남은 반찬이 나오기도 하고 아예 한 달 째 식단이 똑같은 사례도 있었다.

직원과 전의경 · 일반 시민들까지 이용하는 일선 경찰서 식단이 형편없는 까닭은 바로 식단을 계획하는 영양사가 없기 때문이다.

부산경찰청을 제외한 나머지 15개 경찰서 중 영양사가 있는 곳은 단 한곳도 없어 일반 경찰 직원이 임의로 식단을 짜고 있다.

모 경찰서 식단 담당자 B씨는 “영양사 자격증이 없는 내가 식단을 짜고 있다는 게 오래 전부터 문제로 느껴졌다”며 “전 담당자가 만들어놓은 2~3년 전 식단을 그대로 활용한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경찰 대학생 이모(21)씨는 “부산경찰청에서 교육을 받을 때 먹는 식사메뉴와 일선 경찰서에서 먹는 메뉴가 너무 심하게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은 본청이 아닌 일선 경찰서에서도 자체적으로 영양사를 고용하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재료를 조달해주는 부식업체 소속의 영양사를 통해 식단을 제공받고 있어 부산지역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 50인 이상 집단 급식소 영양사 필수, 모호한 기준 내세워 법망 피해

현행법상 50인 이상 집단 급식소에서는 영양사를 반드시 고용해야한다.

전의경이 지내는 경찰서 점심때의 경우 식사인원이 2백여 명에 달하지만, 일선 경찰서에서는 직원이 퇴근한 저녁의 경우 전의경을 제외한 최소 식사 인원이 50인이 안될 수 있다는 이유로 자체 영양사를 두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으로 식단을 운영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동아대 식품 영약학과 윤은주 교수는 “현재 경찰서 식당 메뉴는 단조롭고 1인 적정량이 제공되지 않아 문제가 많은 식단”이라며, “똑같은 예산이라도 영양사는 메뉴의 다양성과 영양소를 모두 고려해 다른 식단을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경찰서가 영양사를 고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100인 이하 보육시설에서 구청 보건소 소속의 영양사에게 식단을 제공받는 것과 같은 차안을 모색할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밖에 취사대원들에게 일정 시간의 교육을 통해 영양을 고려한 식단구성 방법을 알려주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0

0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